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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솔직히 이 신발 너무 예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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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년배 친구들과 등산모임을 만들었다. 오해 말자. 간식으로 마카롱과 커피를 가져간 20대 젊은이들의 모임이다. 우리가 처음 갔던 산은 인왕산이다. 당시 묘하게 들뜬 나를 보던 엄마는 “그 옆에 북악산 정도는 가줘야 등산 아니냐” 라며 코웃음 쳤다. 뭘 신고 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내게 아무거나 신으라 했다. 굴욕적이었다.


산 입구에 도착했을 땐 등산 전문가들의 향기가 흘렀다. 안에 무엇이 들었을지 궁금한 커다란 가방, 화려한 스틱, 형형색색의 점퍼 그리고 등산화! 등산 TPO에 맞게 입은 사람들이 우리 빼고, 전부였다.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을 고려해 갖춰 입는 사람들 사이에서 산을 타려니 외로움이 사무쳤다.

[TPO에 맞게 입지 못한 에디터 기은]

그날부터 등산화를 찾아 헤맸으나 슬프게도 마음에 드는 등산화가 없었다. 솔직히 ‘예쁜’ 신발을 사고 싶었다. 대부분의 등산화는 투박하고 투박했으며 투박했다. 네이버가 말해줬는데 투박이란 말의 뜻은 ‘생김새가 볼품없이 둔하고 튼튼하기만 하다, 다루기에 불편하게 크고 무겁다’를 내포하고 있다더라. 내게 등산화는 ‘투박’그 자체였다.


두 번째 산행에도 아무 신발을 신고 다녀왔고, 현재 세 번째 산 약속을 기다리고 있다. 이제는 정말 등산화를 갖춰야 할 때, 디스커버리 버킷디워커(bucket dwalker)를 만났다.

일단 예쁘니까 합격. 어글리슈즈라는데 내 눈에는 예쁘기만 하다.

높이 5cm의 아웃솔이 신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압도한다. 도톰하니 매력적이다. 발이 커 보이는 건 기분 탓이 아니다. 실제로 커 보인다. 대신 키도 커 보여서 비율이 좋아 보인다. 이것도 기분 탓이 아니다. 어글리슈즈답게 투박하면서도 귀여운 맛이 있다.


켜켜이 쌓인 갑피가 독특한 라인을 만들어 내는데, 신고 있노라면 건담의 발을 장착한 기분이다. 아주 든든한 무언가를 몸에 장착한 느낌!

[우리 아이는 뒷모습도 아름다워요]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신발의 뒤축이다. 베이지와 주황 그레이의 조합이 사랑스럽다. 주황색의 라인에 마성의 매력이 있는 건지, 자꾸만 쓸어보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마음에 드니까 한 장 더]

착화감을 얘기해보자. 신자마자 바닥이 내 발을 콱 잡고 있는 듯한 쫀쫀함을 느꼈다. 이건 마치 스키 부츠를 스키에 고정할 때의 느낌. 두 발이 촥촥 제 자리에 꽂히며 쪼이는 그 맛이었다. 스키를 안 타본 사람을 위해 비유하자면 아이폰을 정품 케이스에 끼우는 느낌. 쿠셔닝도 좋고 발을 든든히 받쳐줘서 안정적이다. 아쉬운 점은 발 볼이 넓은 사람이라면 답답할 수도 있겠다는 거. 꽉 조이는 게 싫다면 한 치수 크게 사길 권해요.

출근할 때 최대한 가볍게 나서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몸이 무거우면 그만큼 출근하는 마음도 무거워지니까. 내가 출근할 때 신는 신발을 보면 어느 것이 가장 편하고 가벼운지 알 수 있을 정도! 아무도 물어봐 주진 않지만 말해봤다. 여러분 기억하세요 제가 출근할 때 신는 신발이 편하고 가볍답니다. 주로 니트 소재의 러닝화를 신는데, 가끔은 좀 더 멋스러운 신발을 신고 출근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땐 이 아이를 신게 된다. 사이즈 240mm를 기준으로 무게가 350g밖에 안 되고 어디에도 어울리는데, 심지어 예쁘기까지 하니까! 겉보기엔 무거워 보이지만 꽤나 가볍다.

아직 세 번째 산 약속이 승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가볍게 공원 산책을 나와봤다. 디스커버리 버킷디워커는 정확히 말하면 트레블 워킹화다. 전문적인 등산가들에겐 해당하지 않는 신발이지만, 적어도 내게는 안성맞춤인 신발이다. 나는 이걸 신고 히말라야에 오르고 싶은 건 아니니까. 어디에서든 신을 수 있어 마음에 든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베야 한다는 게 내 신조. 가벼운 마음으로 나왔으나 이왕 나온 김에 열심히 걸어보기로 한다. 에디터 기은의 몸이 놀라면 안 되니까 스트레칭도 해준다.

[말발굽 같다]

밑바닥의 아웃솔은 보기에 쫀쫀해 보이는데, 실제로도 쫀쫀하다. 자전거 트랙을 달려봤는데 트랙이 매끄럽다 보니 ‘삑삑-!’ 소리를 내며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더라. 단단한 접지력에 절대 미끄러지지 않을 느낌이 들 정도. 호기심에 아웃솔을 만지작거려봤다. 액체 괴물 만질 때와 같은 중독성이 깃들어 있었다. 마성의 쫀쫀함이 날 멈출 수 없게 만들었다. 여기엔 ‘멀티셀’이라 부르는 디스커버리의 자체 개발 폼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각각의 조각들이 모여 충격을 흡수하고 편안한 쿠셔닝을 느끼게 해준다고.

[사진만은 국가대표급2]

후루룩 1000m를 걸었다. 발에 트랙이 착 감기는 느낌이라 재밌다. 어디든 신고 다닐 수 있다니.

나름 새 신발인데 걷다 보니 그새 먼지가 묻었다. 재빨리 물티슈를 꺼내준다.


첫 산행 때 흰 운동화를 신고 산에 올랐다가 많은 후회를 했다. 세탁한 지 얼마 안 된 하얀 신발이었는데 갖은 흙먼지에 노랗게 물들었다. 강한 바람으로 신발의 먼지를 날려주는 기계가 산 아래에 있었음에도, 미묘한 더러움은 씻을 수 없었다. 디스커버리 버킷디워커는 갑피에 극세사 원단을 사용해 오염되더라도 가볍게 닦아낼 수 있다. 때 탈 걱정 없이 신을 수 있단 소리. 후후.

사실 우리 모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등산 언저리에 있다. 산언저리엔 등산객을 잡아당기는 맛집이 많으니까! 인왕산 아래선 소바 맛집 ‘노부’에 갔고 아차산 아래선 떡볶이 맛집 ‘신토불이’에 갔다. 평소 등산모임을 기다리며 어떤 맛집을 갈까 두근거렸다면, 이번엔 내 신발을 보여주고 싶어 두근거린다. 등산모임의 카톡방이 잠잠하다. 난 지금 새 신을 신고 오르고 싶어 마음이 급한데. 아무래도 다음 산행은 내가 주최해야겠다. 새 신을 신고 첫 산은 어디가 될까나.


버킷 디워커 BUCKET DWALKER

가격 12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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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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