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로그는 장비빨이야?

조회수 2019. 3. 6. 1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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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러분. 영원한 초보 유튜버 에디터H다. 나는 요즘 생각한다. 비디오란 무엇인가. 브이로그란 무엇인가. 다른 유튜브 채널을 보면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일상을 촬영해서 영상으로 만들어내던데 나는 왜 안되는 걸까? 카메라는 무겁고, 마이크까지 연결하면 더 거대해진다. 야외 촬영이라도 할 땐 얼마나 민망한지 모른다. 이런 장비를 들고 브이로그를 찍는 건 나 같은 쫄보에겐 무리다! 아이폰 카메라로 찍으면 상황이 조금 나아지긴 한다. 대신 움직일 때마다 지진난듯 흔들리는 화면을 보는 건 괴로운 일이다. 모바일용 짐벌도 써봤지만 결국 번거롭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나는 지금 브이로그력이 늘어나지 않는 것이 모두 장비 탓이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껄껄.

작년부터 온갖 소형 카메라를 들쑤시고 다니다가 결국 고프로에 입문했다. 솔직히 이전까지는 액션캠을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 엉덩이가 무거운 나란 사람에게 ‘액션’이란 단어는 너무 어울리지 않으니까. 내 일상 속에서 가장 익사이팅한 일은 퇴근길 강변북로를 달리는 총알택시인걸. 서핑이나 보드 정도는 즐겨줘야 액션캠을 쓸 자격이 있다고 믿어왔다. 그런 생각이 바뀐 건 홍대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다. 옆자리에 앉은 두 여자분은 아무래도 유튜버인 것 같았다. 테이블 한 쪽에 고프로를 설치해두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고, 파스타를 먹더라. 식사가 끝나니 자연스럽게 고프로를 들고 멘트를 하며 걸어나갔다. 아, 저거야 말로 프로 유튜버시다! 그리고 깨달았다. 액션캠의 드넓은 화각은 거친 아웃도어 환경에서만 유용한 게 아니란걸.

그래서 이번에 내 꺼가 된 녀석은 고프로 히어로7 블랙 더스크 화이트 에디션. 나이스 타이밍이다. 다음 주에 전직원이 부산에 내려가기로 했는데, 그때 가볍게 들고 다니며 브이로그를 찍을 만한 카메라가 마땅히 없어서 고민하고 있던 차였다. 게다가 얘가 한정판이다. 그것도 고프로 창립 이래 히어로 시리즈로는 첫 한정판이다. 국내에는 딱 5,000대만 들어왔다고 하니 더더욱 의미있다. 아마 기존에 히어로7 블랙을 이미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도 구미가 당길만한 에디션일 것 같다. 아무 때나 구입할 수 없는 귀하신 몸이라는 사실이 내 욕망에도 불을 지폈다. 화르르!

한정판이라서 다른 건 컬러다. 기존 히어로7 블랙이 가진 모든 기능을 똑같이 지원하면서, 깔끔하고 화사한 더스크 화이트 컬러를 입혔다. 평범한 화이트 컬러가 아니라 묘하고 고급스런 컬러다. 오리지널 모델의 블랙 바디와는 다른 매력이 있다. 밝은 컬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한정판에 손을 뻗칠 수밖에 없었다. 액세서리 처럼 보이기도 하고, 워낙 작아서 장난감처럼 귀엽다.

작년부터 고프로 신제품이 아주 물건이라는 소문은 익히 들어왔다. 이미 쓰고 있는 지인도 꽤 많다. 내가 이전까지 고프로를 쓰지 않았던 건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흔들림 보정 성능이 내가 원하는 수준만큼 받쳐주지 못했고, 외장 마이크 없이 사용하기엔 사운드가 너무 약했다. 근데 고프로 히어로7 블랙에서 엄청난 업그레이드가 있다는 이야길 듣고 뒤늦게 귀가 솔깃해진 것이다.

방금 박스를 뜯은 따끈따끈한 제품을 들고 점심시간에 나가서 간단하게 테스트 촬영을 해봤다. 일단은 사무실 근처 거리를 걸으며 목소리를 담아봤다. 내장 마이크 성능이 제일 궁금했다. 따로 핀마이크를 달아서 촬영한 것만큼 소리가 가깝게 들리지는 않지만 기대 이상이다. 거리의 소음에도 불구하고 카메라를 쥔 촬영자의 목소리는 깨끗하게 녹음됐다. 소리가 뭉개지거나 볼륨이 오르내리는 현상 없이 듣기 편한 수준이다. 이 정도면 여행 영상을 찍거나 일상에서 브이로그를 담을 땐 따로 마이크가 없어도 충분하겠다. 장비가 간편해지는 것만큼 반가운 일이 있을까! 가까운 거리에서도 광각으로 담을 수 있는 액션캠 특성상 촬영자와 먼 거리에서 촬영할 일은 많지 않기 때문에 오디오 성능은 충분할 것 같았다.

덤으로 놀란 건 하이퍼스무스 동영상 성능. 비현실적일 만큼 흔들림을 정교하게 보정해준다는 사실. 사실 오늘 아침에 에디터M이 충격적인 모습으로 나타났다. 주말에 염색을 했는데 형광빛 핑크머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정말 100m 밖에서도 머리카락만 보일 만큼 튀는 컬러였다. 밥 먹으러 가는 길에 분홍 뒷모습이 너무 재밌어서 에디터 기은이 따라가며 그 뒷모습을 촬영했다. 찍지 말라며 도망가는 에디터M과 에디터 기은의 추격전(?)으로 화면이 흔들릴 만도 한데, 짐벌을 결합해 촬영한 것처럼 움직임이 부드럽다. 액세서리 하나 없이 히어로7 블랙 본체만 달랑 들고 나가 찍은 영상인데 정말 놀라웠다. 현재 사무실에서 오즈모 포켓을 함께 사용중인데, 오즈모 짐벌로 촬영한 영상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였다.


걸어가며 찍은 하이퍼랩스 영상 역시 흔들림 없이 드론을 저공 비행 시킨 것처럼 근사하게 찍힌다. PC 화면에서 확인하고 다같이 “오오~~”하고 박수를 쳤을 정도다. 빨리 부산에 가서 테스트해보고 싶은 마음에 두근두근.

셀피 모드에선 촬영 화면을 모니터링할 수 없다 보니 상당히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워낙 광각이라 대충 들고 찍어도 실패할 일은 없겠더라. 스마트폰에 고프로 앱을 다운로드해 연결해두면, 촬영한 영상을 바로 불러와 확인할 수도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고프로도 모니터 틸트가 가능한 날이 올 거라고 기대해보도록 하자. 어떻게 찍히는지 바로 확인하면서 촬영하면 훨씬 편하니까. 그럼 정말 최강 브이로그 머신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해서 조작법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고프로를 처음 써보는 사람이라도 손쉽게 촬영할 수 있다.

영상이나 사진을 찍을 때 세로 모드로 촬영할 수도 있더라. 이것은 요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푹 빠져있는 디에디트 에디터들을 위한 기능이 아닌가. 이걸로 차원이 다른 스토리 영상을 찍어보겠다고 마음먹는다.


이 밖에도 아직 테스트해보지 못한 재밌는 기능이 많다. 이건 이번에 알았는데 고프로 자체에서 유튜브나 페이스북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하다고. 항상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로 유튜브 라이브를 하곤 했는데, 화각 때문에 세 명이 나란히 앉아 촬영하기 상당히 힘들었다. 다음엔 속 편하게 고프로로 라이브를 시도해봐야겠다.

액션캠은 액세서리가 워낙 많아서 본체만 사도 끝이 아니라던데, 나도 그렇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일단은 가장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조합만 선택했다. 상큼한 네온 컬러가 아름다운 이것은 모터사이클의 레전드로 불리는 발렌티노 로시 선수와 콜라보한 제품이라고. 사실 난 그를 잘 모르지만 선수의 고유번호 46이 볼드하게 새겨진 슬리브는 화이트 에디션과 찰떡 궁합이다. 실리콘으로 된 유연한 슬리브에 고프로를 넣고 목걸이처럼 걸고 다니면, 편하게 들고 다니며 쉽게 촬영할 수 있다. 가격은 2만 5,000원.

또 하나 추천하고 싶은 건 쇼티(Shorty)라는 미니 삼각대다. 정말 작다. 확장하기 전엔 한 손에 쏘옥 잡힐 정도다. 주머니에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볍다.

하지만 최대 22.7cm까지 확장되어 셀카봉으로 활용할 수도 있으며, 하단의 삼각대를 펴서 원하는 곳에 고정해둘 수도 있다. 솔직히 이건 필수템이라고 본다. 가격은 5만 원.

좋은 촬영 기기라는 게 결국 자꾸자꾸 나가서 찍어보고 싶게 만드는 물건인 것 같다. 잠깐 만져봤는데도 즐겁다. 앞으로 종종 디에디트의 활동적인 모습을 담을 때 고프로 히어로7 블랙 더스크 화이트 에디션을 써볼 작정이다. 유튜브 영상에서 광각으로 촬영한 장면이 등장한다면, “어! 고프로다!”하고 반가워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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