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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디트

12번 탈색한 머리에 5만원짜리 에센스를 뿌렸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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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디에디트의 노랑머리 에디터M이다. 내 탈색머리는 디에디트의 시작과 맞닿아있다.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디에디트를 만들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머리의 색을 하얗게 빼는 일이었으니까.

[헤어 제품을 많이 바르면 뭉치고, 안 바르면 건조하기 이를데 없는 탈색모의 비애]

2년의 탈색력(?) 덕분에 어떤 화장품보다 헤어 제품을 꼼꼼하게 고르는 편이다. 화장품 미니멀리즘을 표방하는 나지만, 얼굴에서 딱 5cm 떨어진 헤어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맥시멀리스트다. 아마 다들 내가 바르는 헤어 에센스의 양을 보면 깜짝 놀랄걸. 머리카락을 발목까지 기른 사람도 이정도는 안 바를 거다. 심지어 헤어 드라이어도 당연히 다이슨 슈퍼소닉을 쓴다. 내 머리는 소중하니까.

세상의 수많은 헤어 에센스와 헤어 오일을 써봤지만 텅빈 내 머리를 채워주는 건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운명처럼 인생템을 만났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다비네스의 오이(OI) 올인원밀크. 무겁지 않고 향수 대신 써도 될 만큼 향기롭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없이 가라앉거나 혹은 자유의지를 갖고 제멋대로 나풀거리던 머리카락이 내 말을 듣기 시작했다는데 가장 큰 점수를 준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머릿결이 조금 달라졌다고 느껴진 건, 제품을 쓰고 한 일주일이 채 안 됐을 때였다.

일단 다비네스라는 다소 생소한 브랜드부터 집고 넘어가자. 저 멀리 이탈리아에서 아직도 가족경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고집과 신념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사람을 넘어 자연까지 위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화학적인 성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오직 유기농 재료만으로 다양한 헤어&스킨케어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머리에 바르는 제품이지만 먹는 것에 사용하는 천연 방부제와 식물에서 추출한 친환경 성분만을 사용한다는 것. 더 나아가 태양력, 풍력, 수력으로만 만든다는 사실. 꽤 근사한 브랜드가 아닌가.

아직 국내에 들어 온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제품력과 입소문만으로 아는 사람들은 알음알음 이미 다쓰고 있었단다.

하늘 아래 같은 머리카락은 없다. 다비네스 안에도 각 헤어 고민에 맞춘 다양한 라인이 있지만 그중에서 오이(OI) 라인은 다비네스의 프리미엄 블랙라인이다. 사람마다 모두 제각각의 고민이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오이는 오직 머리에 영양을 주는데 집중했다. 처음 오이(OI) 라인이란 말을 들었을 땐, “엥? 오이 먹는 오이를 말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지만 진실은 전혀 달랐다. OI는 알파벳 O와 I의 조합으로 남과 여, 음과 양, 0과 1처럼 서로 상반되는 힘을 의미한다고. ‘반대되는 힘의 균형이야말로 절대적인 아름다움의 상징’이라는 다비네스의 철학을 담고 있다.

종이 낭비를 줄이기 위해 흔한 박스 포장도 없이 이렇게 온다. 쿨하다. 유리처럼 보이지만 플라스틱 재질로 만들었다. 가볍고 실용적이다. 135mL 용량에 가격은 5만 원. 저렴한 건 아니지만 빛나는 머릿결을 위해서라면 아깝지 않다.

오이(OI) 올인원 밀크는 세럼과 오일의 중간쯤 되는 밀크 타입이다. 헤어 에센스로 이런 제형은 처음 써봤는데 상당히 만족도가 높다. 난 원래 세럼보다 오일 타입의 에센스를 더 선호한다. 내 머리는 거의 인형머리나 다름없다. 이 정도의 괴롭힘에도 아직 녹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게 놀랍달까. 햇볕 아래서 플라스틱처럼 투명하게 반짝이고 기름기라고는 1도 찾기 어렵다. 쉽게 말해 바비인형의 그것과 다름없다고 보면 정확하다. 상황이 이러니 세럼으로 영양을 공급하기엔 한계가 있었고 그나마 오일이 더 잘 맞더라. 그런데 오일 에센스에도 완벽한 건 아니다. 많이 바르면 기름질 수 있다는 것. 전문 용어로 떡진다고 하지. 세럼은 부족하고 오일은 과하다. 모자람과 넘침의 사이에 밀크 타입이 있다는 걸 왜 그동안 아무도 나에게 말해주지 않은 거지?

놀랍도록 간단해서 마음에 든다. 스프레이 타입이라 마른 모발에도 칙칙 뿌려주면 끝. 손에 묻혀서 다시 손을 닦아낼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사람들은 이걸 ‘3초 헤어 복구 에센스’라고 부른다던데, 직관적인 말이다. 쉽고 간단하게 머리에 영양을 공급해 즉각적인 윤기와 차분함을 준다.

[스프레이의 분사력도 괜찮다.]

사실 나처럼 직접 분사해서 사용해도 되고, 아니면 손바닥에 뿌린 뒤 머리카락에 잘 발라 줘도 된다. 어떤 방법을 써도 상관없다. 다만 나처럼 건조한 모발의 경우엔 젖은 상태에서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넉넉하게 바르거나 뿌려줘야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다.

떡지지는 않냐고? 놀랍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제품의 큰 장점이다. 오일처럼 겉면을 코팅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뿌려도 전혀 뭉치지 않는다. 일시적인 코팅이 아니라, 모발에 일어나있는 큐티클을 잘 정돈해주는 느낌. 일반 헤어 에센스가 머리에 투명 메니큐어를 바르는 느낌이라면, 다비네스 올인원밀크는 마스크팩을 한 것처럼 머리카락이 탱글탱글해진다.

내 머리는 극도로 건조하니 공정한 테스트를 위해 좀 더 일반적인 조건의 실험 대상이 필요하다. 평소 에디터 기은은 귀차니즘과 머리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싫어 헤어 에센스는커녕 린스도 하지 않는 ‘헤어 순정파(?)’다. 염색도 파마도 하지 않은 건강한 머릿결을 자랑하는 에디터 기은의 머리에 헤어 에센스를 잔뜩 뿌린 뒤, 반나절을 지켜봤다. 전혀 떡지지 않고 약간의 윤기만 더해졌다. 이렇게 가벼운데도 머리에 영양을 주는 게 신기할 정도.

사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점 중 하나는 고급스러운 향이다. 요즘은 매일 아침 향수 대신 이걸 머리에 뿌릴 정도랄까. 머리 한 올 한 올 사이에 묻혀있던 향들이 바람에 나부낄 때 나는 기분 좋은 향 덕분에 내 마음도 괜히 나풀나풀. 뻔한 향이 아니라 굉장히 독특한 향인데, 아주 가벼운 머스크 향과 다양한 허브 향이 더해져 고급스러운 느낌이 감돈다. 너무 여성스럽지도 그렇다고 남성적이지도 않다. 음 이걸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머스크한 느낌의 비누 향기, 부드러운 캐시미어 머플러에서 맡을 수 있는 따듯하고 기분 좋은 향이다.

축축한 시절은 갔다.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서도 건조함이 스미는 계절이다. 가벼우면서도 지저분하게 올라오는 잔머리를 정리해줄 헤어 에센스를 찾고 있던 사람이라면 강추. 흔하지 않은 향을 찾고 있던 사람에게도 또 추천. 매일 아침 좋은 향기와 차분함을 입는 기분으로 오늘 아침에도 뿌린다. 찰랑거리는 머릿결을 흩날리며 오늘도 나는 출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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