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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승차 거부 시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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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났는데 온몸이 아프다. 오른쪽 어깨를 움직이니 관절 사이에서 악령의 울부짖음이 들린다. 이 저주받은 몸뚱이로 대중교통을 탈 순 없다. 아무래도 오늘 출근은 택시각이다. 사실은 어제도, 그제도 그랬지만. 단호하게 택시 출근을 마음먹고 굼뜨게 움직이고 있는데 에디터M에게 메시지가 왔다.


“오늘 택시 파업이래.”


택시가 잘 잡히지 않을 테니 미리미리 기어 나와 지하철을 타란 뜻이렸다. 하지만 난 한 번 마음먹은 건 지키는 여자. 오늘은 대중교통을 탈 기분이 아니다. 그래서 요즘 핫하다는 ‘타다(TADA)’를 이용하기로 했다.

앱은 론칭되자마자 다운로드해 둔 참이었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니 금세 배차가 이루어진다. 다만, 으레 이런 서비스가 그러하듯 일반 택시처럼 순식간에 도착하진 않는다. 운이 좋으면 곧장 탑승할 수 있지만, 서울시의 끝자락에 위치한 우리 동네에서는 녹록지 않은 일이다. 원하는 출발 시간보다 20분 정도 여유를 두고 호출해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예상대로 20분 뒤에 도착한다고 나온다. 옷을 마저 챙겨 입고, 사과 한 입 깨물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말해놓고 나니 역시 앱등이.

[인증샷을 찍는데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아파트 1층에 내려가기 무섭게 차량이 도착했다.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내가 호출한 차량과 번호판이 같은지 확인할 필요도 없다. 흰색 카니발 측면에 ‘타다’라고 대문짝만하게 쓰여 있으니까. 자동문이 스르륵 열린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 이대로 레드카펫을 향할 것만 같다.

차량 내부 컨디션은 깔끔했고 드라이버의 서비스도 아주 정갈했다. 탑승과 동시에 전좌석 안전벨트 착용 의무를 안내해준다. 서둘러 안전벨트를 맸다. 뒤이어 과장되지 않은 어조로 차량 온도가 괜찮은지, 음악 볼륨은 괜찮은지를 묻는다. 색다른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모든 게 정말 괜찮았기 때문에 다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라디오에서 클래식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타다 첫 탑승이라 웰컴 킷을 받았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좋은 장치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얼리어답터들이라면 사진을 찍어 인증하고픈 욕구를 참을 수 없을 것이다.

나중에 열어보니 쿠폰과 캔디, 그리고 브랜드 북이 들어있었다. 기분 좋은 이동 경험을 만들기 위해 청소와 향기, 대화 매뉴얼까지 신경썼다는 내용이다.

충전 케이블이 비치되어 있다. 눈에 보이니 뭐라도 충전하고 싶다. 난 충전충이니까. 출근길이라 아이폰은 만땅이니 에어팟이라도 충전해보기로 한다.

[이런 느낌쓰, 사진은 타다 공식 영상 캡쳐]

시트를 충분히 뒤로 젖혀 편히 기댔다. 실내가 널찍해서 내 짧은 다리를 꼬고 앉아도 발이 앞좌석에 닿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택시 파업이라더니 막히던 길도 평소보다 차가 없어 쌩쌩 달린다. 모처럼 쾌적한 출근길이다.

이쯤에서 ‘타다’가 어떤 서비스인지를 정확히 설명드려야 할 것 같다. 타다는 쏘카의 자회사 VCNC가 내놓은 모빌리티 서비스다. 콜택시처럼 호출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버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물론 우버는 한국에서 제대로 서비스할 수 없었다. 왜냐면 한국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서 택시가 아닌 일반 자동차가 유료로 승객을 태우는 건 불법이니까. 타다는 이 점을 피해갈 수 있도록 다른 전략을 내놨다. 현행법상 11~15인승의 승합차의 경우 예외적으로 임차인이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 그러니까 타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차와 운전자를 함께 빌리는 셈이다. 물론 그 과정이 서비스 안에 하나로 묶여있으니 체감할 순 없지만 말이다.

실제로 나중에 요금 내역을 확인해보니 운전비용과 자동차 대여비용 항목이 따로 책정돼 있었다.


타다의 드라이버는 필요한 안내 멘트와 질문이 끝난 뒤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묵묵히 운전만 하던 드라이버에게 요금 체계가 택시와 어떻게 다른지를 물으니 그제야 입을 열고 친절히 답해준다. 타다의 경우 무조건 거리당 과금이며, 요금으로 치면 택시보다 비쌀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거리는 20% 정도 비싸지만, 장거리나 교통체증이 심한 경우엔 엇비슷하거나 조금 더 저렴할 거라고 한다.


이것저것 더 물어보니 타다에 대해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거리 기준으로 매칭되는 ‘바로배차’ 시스템이기 때문에 드라이버는 배차가 될 때까지 손님의 도착지를 확인할 수 없다. 또, 택시처럼 드라이버가 손님이 내는 요금을 갖는 구조가 아니라 이해관계에서 자유롭다더라. 요컨대 택시로 따지면 기본요금 거리만 가는 손님만 태워도 아무 상관 없다는 얘기였다. 오늘 아침만 해도 3km 거리를 운행하기 위해 10km 이상 이동했다고. 대화가 여기쯤 진전됐을 때 사무실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어, 저거 그거다”라고 속닥거렸다.

나는 거의 매일 택시를 탄다. 아껴야지 생각하면서도 타고, 껄끄럽다고 생각하면서도 탄다. 새벽 퇴근이 잦아서 집에 갈 땐 택시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 일어나면 온몸이 아파서 또 택시 외엔 방법이 없다. 모든 택시가 나빴던 건 아니다. 좋은 기사님도 많았다. 하지만 나와 동반 자살을 꿈꾸는 듯 새벽녘의 강변북로를 난폭하게 내달리는 총알택시를 피해서 탈 재간도 없다. “기사님 속도 좀 줄여주세요” 라고 말하는 게 더 무서워서 덜덜 떤다. 짐이 무거워서 집 앞 골목까지 들어가달라고 했다가 욕을 먹고, 현금이 없다고 욕을 먹는다. 기본요금 거리인데 택시를 잡았다고 욕하는 택시에서 문을 박차고 뛰어내린 적이 있다. 그 뒤로 다시는 멈춰서 대기 중인 택시는 타지 않는다. 강남역에서 모르는 사람 4명과 합승해 2만원 거리를 4만원에 온 적도 있다. 스물 다섯 살 때의 일이다. 그 택시 기사는 우리 집 앞에서 악수를 하자며 내 손을 꼭 움켜쥐었다. 그 뒤로 강남역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


타다는 저렴한 서비스는 아니었다. 택시비 9,200원 정도에 도착하는 출근길에 11,300원의 요금이 나왔다(물론 첫 탑승이라 1만 원 쿠폰을 받긴 했다). 매일 타는 나의 패턴에서 본다면 큰 차이다. 그 금액을 더 지불하고 얻을 수 있는 건 스트레스 없는 ‘시간’이다. 누군가 나에게 반말로 말을 걸거나, 난폭한 운전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하지 않을까 마음졸일 일 없는 일관성이다.


광화문의 택시 파업 현장 사진을 보았다. 누군가가 생존권을 두고 목소리를 높이는 건 씁쓸한 일이다. 안 좋은 이야기만 늘어놨지만 요즘 택시 기사들은 대부분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행선지를 말하면 어떻게 가는 게 좋으냐고 묻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변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변하고 있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어떤 날엔 택시 기사님께 불쑥 말을 건다. 말투가 정중한 기사님이 인생에 대한 띵언을 들려주는 낭만적인 날도 있었다.

오늘 내가 경험한 타다의 서비스는 참 좋았다. 쿠폰까지 받았으니 조만간 다시 이용할 게 틀림없다. 하지만 모두의 출근길이 안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집에 가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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