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없어서 못 산다는 40만원 짜리 온수매트

조회수 2018. 10. 1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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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겨울이 오고 있다. 겨울이면 내 방은 냉골이 된다. 창이 크고 외풍이 심해서 겨울을 온몸으로 맞이하는 느낌이랄까. 덕분에 한 계절 내내 전기장판 붙박이 인생이 된다. 집에 들어오면 전기장판 전원부터 켜고 들어간다. 금세 따뜻하게 몸을 덥히고 날 반겨주니 그 유혹을 떨칠 수가 없다. 애인보다 다정하고, 가족보다 따숩다. 아, 잠시 눈물 좀 닦고.


물론 나의 전기장판 사랑에도 몇 가지 에로사항은 있었다. 일단 자기 전에 습관적으로 온도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해두는 탓에 잠을 설치는 일이 많았다. 구들장에 몸을 지지며 잠드는 감성이 내 안에 남아있는지, 필요 이상의 고온을 찾게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새벽 3시 쯤에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게 된다. 미련한 패턴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전기장판 위에서 자면 아침에 등이나 다리 뒤쪽이 배기는 느낌이 든다는 것. 게다가 이상할 정도로 아침에 일어나는 게 괴롭다. 이건 그냥 내가 게을러서 그런 걸까?

올해는 꼭 다른 제품을 사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던 차에 요즘 핫한 온수매트를 리뷰하게 됐다. 지금쯤 독자 여러분 중 일부는 “음?”하고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웠겠지. 온수매트라니, 디에디트랑 너무 안 어울리는 아이템이라고? 여러분의 황당함을 이해한다. 온수매트를 리뷰하겠다는 내 말에 에디터M도 “뭐? 온수매트?? 추워서 그래? 진심이야?”라고 작은 눈을 꿈뻑꿈뻑 거리며 파르르 떨었으니까.

세상 모든 힙한 것들만 리뷰하던 내가 온수매트를 들고 왔다는 건, 정말 까리한 제품을 찾았기 때문이다. 황토빛 구리구리한 제품을 들고왔을리는 없겠지. 자, 그럼 잠이 솔솔 쏟아지는 오늘의 리뷰를 시작해보자.


이 제품은 경동나비엔의 온수매트. 보일러만 만드는 회사라고 생각하셨겠지만 그렇지 않다. 내가 사용한 제품은 나비엔 메이트 Modern 슬림 EQM552. 퀸사이즈 온수매트다. 요즘 물량이 달릴 정도로 잘 나간다더라. 미리 언급하고 넘어가자면 프리미엄 라인이라 훈훈한 온도에 비해 가격은 살갑지 않다. 40만 원대. 그래서 기존에 경험했던 온수매트보다 훨씬 고급스럽다. 내가 항상 하는 말이 있지. 싸고 좋은 건 없다고.

처음에 상자에서 매트를 꺼내다 깜짝 놀랐다. 온수 매트라는 게 안으로 물이 흘러야 하는 구조가 아닌가. 당연히 두툼하고 무거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얇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종잇장 처럼 얇다고 느껴질 정도다. 옆에서 보면 1mm의 두께를 실감할 수 있다.

잘 살펴보니 내부에 들어가는 호스 없이 매트 안의 가느다란 관을 통해 물이 흐르는 구조다. 총 84m의 유로길이로 물이 흐르는 간격이 아주 촘촘하다. 매트 전체에 골고루 온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접으면 얄팍한 여름 이불보다 더 콤팩트하게 접힌다.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고 다니기도 쉽다. 솔직히 이 제품은 이 엄청난 콤팩트함 만으로 돈값을 하는 것 같다. 온수매트가 이렇게 얇을 수 있다고 아무도 내게 일러준 적이 없었다.

커버를 씌우는 것도 아주 쉽다. 3면이 모두 오픈되는 구조라 커버 안에 매트를 놓고 지퍼만 닫아주면 된다.

커버 안쪽에 슬림 매트와 연결하는 끈이 있기 때문에 가볍게 묶어주면 이리저리 밀리는 일도 없다. 여러모로 세심하게 사용자 환경을 신경쓴 제품이다.

온수 매트의 디자인을 좌지우지하는 커버는 아주 심플하다. 요란하고 올드한 디자인이 아니라 반갑다. 톤다운된 브라운 컬러에 격자 무늬로 누빔처리 됐다. 사실 나는 그레이 컬러나 스트라이프 패턴의 커버를 원했는데, 막상 침실에 배치해두니 브라운 컬러가 따뜻해보여서 좋더라. 어떤 인테리어에나 부담없이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소재도 부드럽다.

커버 바닥은 논슬립처리가 되어 있다. 침대 위에 매트를 깔면 몸을 뒤척일 때마다 이리저리 밀리기 마련인데, 그런 불편함이 없더라.

[반질반질 귀엽다]

토스터처럼 생긴 온수매트 본체 보일러가 깜찍하다. 만듦새나 컬러가 세련된 느낌이라 침실에 두어도 거슬리지 않는다.

본체 좌우에 귀여운 다이얼이 달려있는데, 이걸 돌리면 온도를 설정할 수 있다. 앞뒤로 돌리며 온도를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전자 기기 사용에 익숙치 않은 사람도 단번에 적응할 수 있는 직관적인 조작이다.

다이얼을 돌릴 때 손 끝에 느껴지는 피드백도 만족스럽다. 아주 가볍고 부드럽게 돌아가지만, 손 끝에서 1도씩 오르내리는 걸 분명히 구분할 수 있다. 또르르, 또르르. 온도는 28도에서 45도까지 1도 단위로 맞출 수 있다.

[왼쪽과 오른쪽의 온도 설정이 다르다]

가장 재밌는 기능은 분리난방. 퀸사이즈의 매트는 한 침대 위에서도 좌우를 다른 온도로 설정할 수 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32~33도 정도로 설정해두고,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38도 이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어린아이와 어른이 함께 누웠을 때도 유용하겠다. 아이들에겐 너무 높은 온도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까.


개인적으로는 혼자 잠들고, 혼자 눈뜨는 싱글인지라 이 매트를 독식하며 사용해봤다. 그럴 땐 뭐가 좋냐고? 굴러 다니면서 자기 좋다. 왼쪽은 적당한 온도로 맞춰두고, 오른쪽은 좀 더 높은 온도로 맞춰둔다. 온도가 높은 쪽에서 자다가 덥다 싶으면 자연스럽게 본능적으로 다른 한 쪽으로 굴러가게 된다. 외롭지 않다. 혼자서도 야무지게 분리난방을 쓰련다. 이 좋은 걸 왜 둘이 나눠써??

주말의 나는 게으름뱅이의 교과서, 아니 바이블과도 같다. 노트북과 함께 누워서 넷플릭스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웹툰을 보며 시시덕댄다. 노트북과 멀어지기도 싫고 일어나 책상에 앉기도 싫을 만큼 게으름뱅이다.

이럴 때 노트북을 너무 높은 온도의 장판 위에 올려두면 발열이 생기기 때문에, 한 쪽 매트는 온도를 최저로 낮춰두고 노트북을 올려둔다. 그리고 나는 다른 한 쪽에서 기분 좋은 따뜻함을 느끼며 드라마를 감상하면 된다. 귤까지 까먹으면 이것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겨울 최고!

참고로 온수매트에 누워서 몸을 일으키지 않고 온도를 조절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리모콘을 사용하거나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콘트롤하면 된다. 참고로 앱에는 내 사이클에 따라 체온에 맞게 매트 온도를 조졀해주는 최적화 수면 모드도 있다.

온수매트 입문자로서 느낀 가장 큰 장점은 적당한 온기가 주는 편안함이다. 전기장판을 쓸 때 습관적으로 온도를 높이며 경험했던 불편함이 없다. 쾌적하고, 자연스럽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따뜻함을 느끼며 보다 더 건강한 수면을 취한다는 생각이 든다.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한결 편안하다.


사실 겨울에 이런 온열매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실내 온도를 높이는 것보다 내 몸에 닿는 온기가 더 숙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내 온도를 높여 공기 자체를 데우면 지나치게 건조해지곤 한다. 따뜻한대신 코도 답답하고, 목도 칼칼하고 자다 목이 말라 깨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는 얘기다. 온수매트를 사용했을 땐 코에 닿는 공기는 약간 서늘한데 몸은 기분 좋게 따듯하다. 꿀잠을 잤다.

[잠자는 연기를 하다 잠들기 직전인 에디터 기은]

오래 누워있으면 전선이 몸에 배기는 일도 없다. 매트에 사람이 누웠을 때 느낄 만한 요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매트를 깔고 누웠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이불 위에 누웠다는 느낌. 이질감이 없다는 게 큰 장점이다. 잘 때는 모든 게 가장 편안해야 하니까.

촬영은 침대 위에서 했지만 실제로 내가 사용할 땐 바닥요 위에 깔고 누웠다. 침대나 바닥 구분 없이 편하게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처음엔 전기장판처럼 즉각적으로 뜨거워지지 않는 느긋함과 물을 넣어서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마뜩찮게 느껴졌다. 가전 제품인데 물이 샐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그런데 며칠 쓰다보니 금세 적응됐다. 물은 처음에 한 번 채워주면 살균 모드를 사용하며 한 계절 내내 쓸 수 있더라. 커넥터와 커넥터를 분리해봐도 물이 새는 일도 없었다. 보일러가 기울어지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기 때문에 안심이다.

가장 큰 변화는 수면 시간이 훨씬 쾌적해졌다는 것. 늘 과로와 야근에 시달리며 자는 시간을 쪼개사는 인생이다. 잘 자는 일만큼 중요한 건 없다. 잠을 설치지 않고 기분좋게 잠들고 깼다는 것만으로도 투자의 가치가 있는 제품이었다. 요즘은 다들 잠의 질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다. 이 제품을 리뷰하면서 주변에 물어보니 온수매트를 고려하고 있거나 이미 갈아탄 사람이 정말 많더라. 이렇게 대세가 됐다는 건 쾌적한 수면에 대한 니즈와 맞아 떨어진 것이겠지. 몸에 닿는 은은한 온기와 기분 좋은 아침. 이런 문장을 타이핑하다보니 잠이 솔솔 밀려온다.

[은근히 따뜻해 사랑방 역할도 한다]

날이 금세 추워진다. 이번 겨울은 많이 추울 것 같다던데. 다들 긴 겨울 밤에도 꿀잠 주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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