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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몰랐던 소고기 마블링의 진실

조회수 2021. 5. 28. 14: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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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어서 뭐 하노
또 소고기 사 먹겠지.”

개그콘서트에 한때 유명했던 유행어 ‘소고기 사 먹겠지’. 이 유행어가 우리 한국인의 소고기 사랑 정신을 잘 드러낸 게 아닐까 싶다. 또한 빠지고 싶은 회식도 메뉴가 소고기라면 직장인들이 특별한 날 회식 메뉴로 '소고기'를 외친다. 재미있는 사실은 '소고기'가 직장인의 회식 참석률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렇듯 한국인에게 소고기는 특별한 날에 먹는 귀한 먹거리이며 한국인의 소고기 사랑은 각별해 보인다. 특히 한국인에게 소고기란 마블링이 촘촘하게 박힌 것을 단연 으뜸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마블링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다면 어떨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마블링(Marbling)은 육류를 연하게 하고 육즙이 많게 하는 지방의 분포를 말한다. 결국 마블링은 ‘지방’을 의미한다. 마블링은 고기의 풍미나 부드러움, 육즙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그 맛을 높여준다.  
따라서 한국에서 소고기 등급을 정하는 기준으로 등심에 낀 지방의 양과 모양을 본다. 즉 마블링의 정도를 보는 것이다. 근육 내 지방의 양이 약 20% 정도에 달해야 최상 등급인 1++을 받을 수 있다.

전 세계가 마블링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마블링에 대한 찬사가 전 세계에 통용되는 건 아니다. 소고기가 많이 소모되고 생산되는 나라들인 프랑스, 브라질, 이탈리아 등은 오히려 마블링을 기준으로 한 등급제가 없거나 그 기준점이 부족하다. 마블링을 소고기 의 품질 척도로 사용하는 국가는 미국, 한국, 일본 등 적은 국가에만 적용되고 있다.

우리가 몰랐던
마블링의 탄생 배경

마블링이 소고기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된 ‘소고기 등급제’에는 우리가 몰랐던 탄생 일화가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출처: https://geneticliteracyproject.org

1920년대 아직 마블링에 대한 인식이 없던 당시 가축의 사료로 옥수수가 각광받고 있었다. 옥수수가 사료로써의 쓰임새가 좋았던 이유는 작물의 재배 효율도 좋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당분이 많아 가축의 살을 찌우는 데 제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사료가 바뀌면서 고기의 품질이 달라진 것이다. 옥수수를 먹고 자란 소는 기존의 소와는 다르게 지방을 유독 많이 가지고 있었다. 목축업자들은 시름에 빠졌다. 당시 사람들은 기름기가 많이 포함된 부드러운 소고기보다는 질감이 있는 소고기를 선호했기 때문이다.  
기존 소고기와 다른 품질을 가지게 된 미국의 목축업자들은 당시 자신들이 기르고 있는 소들의 수요가 적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그리고 이내 묘수를 만들어내는데 그게 바로 마블링으로 등급을 나눈 소고기 등급제의 등장이었다.

마케팅이 만든
마블링 신화

목축업자들은 지방이 많은 고기가 좋다는 인식을 퍼트리려고 했고, 그리고 그들의 전략에 앞장선 이가 있었으니, 잡지 '브리더스 가제트' 편집장 엘빈 샌더스였다. 그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근육조직은 지방이 많아야 연하고 풍부한 맛을 낸다며 정부를 설득했다.

출처: Breeder's Gazette Magazine

게다가 한 목축업자는 뉴욕의 재무 전문가로 활동하는 ‘오클리 손’과 함께 농무부 장관을 직접 만나 설득하기까지에 이른다. 그리고 이내 그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된다. 당시 농무부 장관이 눈에 보이는 지방 마블링의 양을 토대로 자유로운 품질평가를 시작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최고 품질
프라임 소고기의 탄생

이런 각고의 노력 끝에 등급제 시행 아래 1927년 미국의 최고 품질 등급인 '마블링이 가득한' 프라임 소고기가 등장하게 된다. 그 이후 정부기관과 여러 연구기관의 연구들에서 마블링이 소고기의 연한 육질과 맛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왜인지 마블링이 풍부한 프라임 소고기의 지위는 지금까지도 견고하게 지켜지고 있다.

출처: https://beef2live.com/

미국의 마블링 신화
한국에 전파되다

미국의 목축업자들, 정확하게는 미국육류수출협회는 연한 소고기를 선호하는 아시아권, 특히 한국과 일본으로 자신들의 고기를 수출할 생각을 하게 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수출을 시작하면서 뭔가 좀 특별한 마케팅을 할 필요를 느낀 그들은 마블링이라는 단어를 홍보와 로비에 적극 활용했다. 그래서일까? 1998년, 한국도 미국의 소고기 등급제를 벤치마킹해 마블링을 기준으로 한 소고기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건강에 좋지 않은 지방이 많은 소고기를 제일 비싸게 사 먹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한국의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난 2019년 12월, 지방 함유량의 기준을 낮춘 새로운 기준을 도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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