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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하고 페북하면 아무도 모른다

조회수 2020. 8. 7. 08: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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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사진을 올리면 순식간에 사람을 인식하는 디지털 기술이 신기한 반면, 한편으로 무섭게도 느껴진다. 


최근 시카고 대학 연구진이 인공지능(AI) 얼굴인식 솔루션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무단으로 얼굴 이미지를 긁어 인식하는 것을 차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 소프트웨어(SW)에 이름을 익명의 가면 '가이 포크스'에서 따와 '포크스(fawkes)'라고 지었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 장면 캡처

'가이 포크스'는 1605년 11월 영국 의회 의사당 폭파를 기획했다 음모의 주동자로 발각, 처형된 역사적 인물이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은 가이 포크스를 왕실에 저항하는 혁명가로 추켜세웠다. 이후 여러 영화나 문학을 통해 긴 콧수염이 그려진 가이 포크스 가면은 자유와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불의나 권력에 저항하는 시민들이 거리에 나설 때 정체를 숨기기 위해서 똑같은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실제로 익명 기반의 국제 해커조직 '어나니머스'가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어나니머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AI 얼굴인식 솔루션이 보편화되면서 점점 익명의 존재로 살기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가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면 얼굴인식 솔루션은 1초도 안 돼서 사진 속 사람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런 신원 확인 기능 때문에 안면 인식 솔루션을 본인 동의 없이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 되거나 최근 미국 IT기업을 중심으로 얼굴인식 솔루션 개발이나 사용을 중단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포크스는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업로드하기 전에 사진 위에 '보이지 않는 망토(클로킹:Cloaking)'를 적용한다. 클로킹 처리된 이미지는 미세한 수정을 통해 AI가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도록 한다. 변화는 육안으로는 쉽게 알아볼 수 없다. AI를 속이기 위해 만들어진 '비가시성 망토'는 미세한 노이즈로 된 일종의 필터다. 원본 사진에 클로킹을 적용한 것은 일종의 데이터 교란이다.

'포크스'로 이미지 변경을 했지만 육안으로는 차이를 확인하기 어렵다(출처: fawkes)

이렇게 미세하게 수정된 사진은 원본 사진에 비해 피부가 다소 매끄러워 보이지만, 눈에 띄는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포크스가 얼굴인식 솔루션에 대해 95% 이상의 보호 기능을 제공한다고 전했다. 포크스를 이용해 매그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의 안면인식 시스템을 테스트해본 결과 100%의 성공률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포크스가 일반 인터넷 사용자가 얼굴인식 솔루션에 대항해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실용적 도구가 되길 원했다. 소스코드를 오픈하면서 "개인정보에는 가격이 없어야 하고, 따라서 포크스를 상용화할 계획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제3자에 의한 잘못된 상업화 가능성을 우려해 저작권이나 특허화는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포크스는 오픈소스로 제공하며,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맥, 윈도, 리눅스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 스마트폰용 앱은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대형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자발적으로 직접 이 프로그램을 사용자에게 제공, 사용자가 사진을 업로드할 때 수정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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