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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왜 아들 이름을 ‘X AE A-XII’로 지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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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일이 그러하듯이 시작은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지난 5월,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여섯 번째 아이를 얻었다는 외신을 보았다. 전 부인 사이에서 쌍둥이와 세쌍둥이, 총 다섯 명의 아이를 얻은 머스크가 또 아이를 얻었다는 사실이 새롭지는 않았다.

여섯번째 아이를 안은 일론 머스크 (출처: 일론 머스크 트위터)

머스크가 여자친구이자 유명 가수인 '그라임스'와 열애 중인 것도 알고 있던 일이라 그렇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당시 테슬라는 고공 행진 중이고, 머스크의 우주 개발 회사 '스페이스X'가 우주 비행사 2명을 태고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했으니 다른 뉴스에 눈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런데 머스크의 아이 이름을 보자, 약간의 '동공지진'을 일으켜야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은 트위터 중독자로 유명한 머스크는 아이 탄생의 기쁨을 트위터 이용자들과 나눴다. 아기 사진도 공유하고, 출산 후 산모와 아이가 모두 괜찮다는 안부도 전하고. 아이 자랑에 바쁜 여느 평범한 '아들바보'같은 모습이었다. 한 이용자가 아이 이름을 묻자 'X Æ A-12'라고 답해주었다.


'X Æ A-12' 머스크..

아이 이름을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하지? 트위터 이용자 뿐만 아니라 한동안 인터넷, 외신들도 다소 당황한 것 같았다. 이름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는데다 뜻도 가늠하기 힘들었다.


정확한 이름의 뜻을 알려준 것은 아이의 엄마이자 머스크의 여자친구인 그라임스였다.


그라임스는 X는 수학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미지의 변수, X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Æ는 인공지능(AI)의 '엘프식 스펠링'며, 사랑 또는 AI를 의미한다. A-12는 두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비행기 기종인 S-17의 전신이다. A-12는 무기도 방어 체계도 없지만 매우 빨랐으며, 비폭력적이지만 전투에서 우수했다고 한다.

그라임스 트위터

머스크도 한 팟캐스트를 통해 추가 설명했다. X는 그냥 엑스로, Æ는 AI가 아니라 애쉬로 발음한다고 알려줬다. A-12가 두 사람의 공통 관심사였다는 것을 이야기하며, 머스크의 추가적으로 아이 이름은 대부분 엄마가 지었다고 전했다.


내친김에 A-12가 어떤 비행기인지도 찾아봤다. 냉전시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의뢰를 받아 록히드마틴사가 만들었다는 정찰기로 이른바 '미국이 외계인을 고문해서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은 기술' 중에 하나로 불린다. 1960년대에 무려 최고 속도 마하 3.6의 비행기를 개발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기술이구나 싶다. 당시 소련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뚫기 위해 시작한 '옥스카트' 프로젝트의 산물이라고 한다. 비행기 소개는 여기까지.

이후 외신에 따르면 출생신고를 할 때 이들이 사는 캘리포니아주 법에선 알파벳 26자로만 이름을 지을 수 있어서 숫자는 로마 표기로 바뀌었다. 그래서 머스크의 여섯 번째 아들 이름은 최종적으로 ‘엑스 애쉬 에이 트웰브(X AE A-XII)'가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엑스가 이름이고, 애쉬 에이 트웰브는 영어 이름에서 종종 쓰이는 중간 이름에 해당한다고 한다. 아버지가 머스크니까, 엑스 애쉬 에이 트웰브 머스크다.


머스크가 앞서 얻은 아이들의 이름은 그리핀, 사비어, 데미안, 색슨, 카이로 평범한 데 비하면 그라임스와 아이의 이름이 독특한 것은 아무래도 현재 여자친구의 취향이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도 사실 남의 집 아이 이름을 읽기 힘들어 찾아본 'TMI(Too Much Information)'에 해당하는데, 조금 더 궁금해졌다. 여기서부터 진짜 TMI...

일론 머스크와 그라임스

도대체 이런 이름을 짓는 엄마는 어떤 사람일까? 머스크는 우리가 이미 너무 잘 아는 실리콘밸리의 '괴짜 천재'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그 머스크가 아무나 만날 것 같지는 않았다. 가장 좋아하는 비행기로 2차 세계대전에 등장한 전투기를 떠올리고, 아이 이름으로 지을 수 있는 사람은?


그라임스의 본명은 클레어 엘리스 부셰이다. 1988년생으로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머스크가 1971년 생이니까 두 사람 나이 차만 16살이다. 그라임스는 캐나다의 하버드로 불리는 맥길대학교에서 신경과학과 러시아어를 전공했지만 결국 음악 때문에 학교를 떠난다.


그라임스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지만 모든 노래를 직접 만드는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인디씬에서 음악을 발표하며 조금씩 인정받던 2010년에 자신의 첫 데뷔 앨범을 내놨다. 전자음악, 드림팝, 힙합, 알앤비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섭렵하면서 자신의 시그니처 이미지와 마찬가지인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컬트적 인기를 얻었다. 뮤직비디오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아트엔젤 앨범 표지

그라임스는 인터뷰를 통해 어릴 때부터 듄과 반지의 제왕, 인터넷, 애니메이션 등 서브컬처를 즐기며 자란 만큼 노래와 뮤직비디오에 사이언스픽션(SF)와 시각 예술 프로젝트가 뒤섞인 이미지를 자랑한다. 일찌감치 지드래곤과 K팝 걸그룹의 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단순히 독특한 스타일뿐만 아니라 2015년에 낸 정규 음반 '아트엔젤(Art Angels)'은 영국 음악 잡지 '뉴 뮤직 익스프레스(NME)'에서 그해 최고의 앨범으로 꼽히기도 했다.


실제로 그라임스의 뮤직비디오에는 미래적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두 사람을 이어준 것도 AI였다. 머스크는 몇 년 전 '로코 바실리스크(Roko's Basilisk)'라고 불리는 AI 사고 실험에 대한 재치 있는 농담을 떠올렸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생겨난 예술 사조인 로코코(Rococo)를 붙여서 '로코코 바실리스크'라는 말을 만들어 내고 꽤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몇 년 전에 이런 조합을 떠올리고 뮤직비디오까지 만든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그라임스다.

로코 바실리스크는 서구에서 사고실험에 대해 언급하는 것 중에 유명한 사례 중 하나인데, 미래에 전지전능한 AI가 등장해서 자신의 등장을 방해하려고 했던 인간의 죄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고문한다는 설정(?)이다. 일반인은 이해도 어려운데, 이게 재미있다고 생각한 사람들끼리 트위터 DM(다이렉트메시지)라도 주고 받으며 친해진 모양이다.


그라임스가 머스크와 열애 도중에 발표했던 2018년 'We Appreciate Power는 프로파간다적 AI의 미래를 노래한 곡이다. 그라임스는 현재의 음악이 AI가 발달하기 직전의 인간이 온전히 하는 마지막 음악일 수 있다며, AI와 인간이 상호의존적으로 음악을 만들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펼치기도 했다.

어쨌든 머스크 버금가게 SNS를 활발하게 이용하고 자기주장을 자유롭게 펼치는 아티스트답게 머스크와 열애 뒤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약 390억달러(약 46조 7000억원)가 넘는 세계 최고의 억만장자와 사귀는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많은 말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두 사람이 처음 공식 선상에 모습을 드러냈던 2018년 뉴욕 메트 갈라 이래로 수많은 미디어가 두 사람의 관계를 좇고 있다. 연예매체는 물론이고 비즈니스인사이더나 포브스 같은 경제지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래도 세상에서 제일 부유한 남자가 네 번째 재혼을 할지 모두들 궁금해하고 있다. 머스크는 첫 부인과 사이에서 다섯 명의 아이를 낳았고, 두 번째 부인과는 결혼-이혼-재혼-재이혼을 반복했다.

머스크가 당분간 다시 결혼을 할 것 같진 않지만, 여섯 번째 아이를 출산한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첫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 트럭'을 공개했을 때 등장한 홀로그램 소녀의 모습에서 그라임스의 흔적을 찾아낸 사람들이 많았다. 사이버트럭 발표 당시의 홀로그램 소녀 다리에 그라임스의 다리 문신과 같은 문양이 있었기 때문이다.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라임스에게 공화당에도 지원하는 머스크를 어떻게 만나느냐는 질문에도 그녀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결과적으로 내 남자친구의 목표와 버니 샌더스의 최종 목표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환경 문제를 줄이고, 지구상에서 고통을 줄이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머스크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잠재적으로 인류를 구하기 위해 전기차를 개발하고 우주 개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라임스는 자신의 음악은 자신의 돈으로 한다면서 만약 머스크가 자신을 위해 자금을 지원한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밝힌 바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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