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기회" 투자 줄 잇는 비대면, D·N·A 스타트업

조회수 2020. 6. 26.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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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가 경제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변경, 경제활동 축소, 여행, 출장, 미팅 등의 제한은 해고와 폐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신규 실업자 증가가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자택 대피' '이동금지' 등의 명령이 내려진 미국에 가해진 경제적 충격은 대규모 실업사태에서 드러났다. 여행, 모빌리티 분야 산업은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우버, 에어비앤비, 트립어드바이저 등의 기업은 전체 직원의 4분의 1을 해고했다. 사람과 차량 이동이 대폭 줄어들면서 실제 주행시험이 필요한 자율주행 차량업체들도 잇달아 사업을 축소하거나 포기했다.


하지만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기회를 잡는 기업이 있다. 먼저 비대면 생활 서비스 스타트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는 가운데 실내에서 일, 학습, 생활하는데 필요한 것을 쉽고 편리하게 제공하는 일에 투자자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및 DNA(Data · Network · AI) 관련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코로나19 확산 위기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투자금을 모았다. DNA 기술을 미래 먹거리라고 생각하는 정부 지원도 집중되고 있다.

국내에선 대표적으로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가 지난 5월 8일 약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E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컬리의 다섯 번째 투자 유치이자 역대 투자유치 금액 중 최대 규모였다. 신규 리드투자사인 DST글로벌을 비롯해 기존 투자사인 힐하이스캐피탈, 세콰이어캐피탈 등도 모두 참여했다. 컬리의 이번 투자 유치로 총 누적 투자금액은 4200억원에 달했다.


컬리는 '새벽배송' 서비스 원조 기업으로 꼽힌다. 고객이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이전에 배송을 완료하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프리미엄 상품 큐레이션으로 2020년 4월 기준 누적 회원 수 500만명을 넘겼다. 비대면 장보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유통 수요를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 핸드메이드마켓 '아이디어스'를 운영하는 백패커도 지난 8일 총 300억원의 신규 투자를 확보했다. 기존 투자자인 알토스벤처스, 스톤브릿지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에 참여, 총 510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아이디어스는 수공예 액세서리를 비롯해 산지재배 농산물에 반찬, 밀키트 등 각종 먹거리 등도 함께 판매한다. 코로나19가 확산으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오히려 이런 수요가 늘었다는 진단이다.


e커머스 플랫폼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비대면 생활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도 출시 1년 만에 17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런드리고 운영사인 의식주컴퍼니는 작년 5월 65억원의 시리즈A 투자 유치 이후 1년 만에 당시 3배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기존 투자사인 알토스벤처스와 하나벤처스에 이어 신규 투자사로 한국투자파트너스, 아주IB투자, KB인베스트먼트 등이 신규로 참여했다.

런드리고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 빨래 수거함인 '런드렛'에 세탁물을 넣고 현관 앞에 두면 수거, 24 시간 내 세탁이 되어 배달되는 방식이다. 먹거리, 생활용품 배송 서비스로 이용하던 '새벽배송'을 세탁에 적용한 셈이다.


한국판 '뉴딜사업'의 주인공인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야 투자 열기도 식지 않았다. 축구 분석 플랫폼 비프로일레븐(Bepro11)도 최근 1000만달러(약 1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 11일 전했다.


비프로일레븐은 독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둔 한국의 축구 분석 업체로 경기장에서 설치한 특수 카메라로 경기 영상에 AI를 접목해 경기 중에 일어난 플레이 상황을 판단하고 분석한다.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분데스리가, 세리에A 등 전 세계 700개 이상 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 산업이 어려운 가운데 대형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두나무의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람다256이 이달 초 우리기술투자, 종근당홀딩스, 야놀자 등 주요 벤처캐피탈(VC)과 전략적 투자자로부터 총 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5월에도 동남아시아 기반 블록체인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를 운영하는 엠블랙스가 35억원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디지털 자산관리 플랫폼 '파운트'도 LB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스틱벤처스 등이 참여하는 총 15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또 가축 건강 관리 솔루션 '팜스플랜'을 개발한 한국축산데이터가 우리은행, 원익투자파트너스,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등이 투자자로 참여한 총 4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확보했다. 한국축산데이터는 항생제 중심의 사후 치료 중심의 수의학에 인공지능, 바이오테크 등의 예방의학적 헬스케어 솔루션을 접목해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출장이나 미팅 등 오프라인 만남 자체는 줄어들어도 디지털 혁신 전환에 대한 수요나 투자 의지는 줄어들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 인공지능, 전자상거래 등의 소프트웨어 분야 투자는 오히려 활발하다.


과기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조사한 '2019년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분야 혁신기업' 실태조사에서도 DNA 기업의 투자 유치 경력은 탄탄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유치 경험의 경우 AI 기업이 28.3%로 가장 많았고, 데이터 11.6%, 네트워크가 6.7%로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은 기술인력, R&D투자, 특허 등을 기반으로 VC 투자를 받았으며, 투자 유치 없이도 제품 및 서비스 매출을 내고 있다고 보고했다.


지난 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VC의 온라인 토크에서 나온 조언과 최근의 투자 동향은 일치했다.

국내에 배달의민족, 마켓컬리, 아이디어스 운영사에 투자한 VC 알토스벤처스는 물리적 상호작용이 거의 없거나 필요하지 않은 온라인게임, 전자상거래, 소셜 앱, 음식배달 등의 비즈니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수혜를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 업체들은 인재를 빠르게 영입하고, 추가로 자금을 조성해 인수합병 기회를 모색하라고 조언했다.


한편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여행 등의 스타트업은 2년 정도는 실적이 매우 저조하거나 없을 것을 가정하고 비용을 절감하고 생존을 지속하라고 강조했다.


대체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VC들은 인터넷 경제의 성장 기반에는 크게 흔들림이 없다는 데 동의했다. 전자상거래, 게임, 헬스테크, 에듀테크, 배달음식은 이번 사태에 긍정적 영향을 받는 산업에 포함됐다. 미디어, 음악 및 영상 스트리밍, 디지털 보험, 디지털 결제, 물류 등도 작게나마 긍정적 영향을 받은 영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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