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디자인 '아이폰SE'는 왜 인기있을까?

조회수 2020. 6. 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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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보급형 모델 '아이폰 SE'가 출시됐다. 2017년에 나온 아이폰 8을 꼭 닮은 모습에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시장 반응은 달랐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사전예약 참여에 사람들이 몰리며 품절 상황까지 발생했다. 완전한 최신 제품도 많은데 3년 전 디자인의 스마트폰이 왜 이렇게 인기일까.

사용 성능이 만드는 제품의 가치

소비자는 스마트폰 제품의 가치를 다양한 부분에서 찾는다. 아이폰 SE는 가격 대비 사용 성능의 가치가 소비자들에게 가장 높게 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

아이폰 SE는 겉모습은 3년 전 아이폰 8과 똑같지만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모바일 AP는 지금 가장 빠른 A13 바이오닉 칩을 사용했다. 최근에 나온 애플 프리미엄 제품 아이폰 11 시리즈와 동일한 칩이다. 게임을 비롯한 모든 앱 등을 사용하는데 프리미엄 제품과 같은 최적의 속도를 보장한다.

AP 성능에 따라 출시 이후 3~4년은 운영 체계(OS)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애플 생태계 특성상 최소 3년은 더 쓸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점점 길어지는 흐름상 구매를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가격 따지는 소비자가 늘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늘어나는 이유는 제품 스펙의 상향 평준화가 큰 역할을 했다. 과거에는 1년이 멀다 하고 새 스마트폰을 사도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많은 기능 변화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웬만한 제품들 모두 기능을 사용할 만하다. 프리미엄 제품이 꼭 아니어도 많은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수준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격은 오름세를 타왔다. 접히는 디스플레이, 5G 네트워크 등 더 새로운 기술과 기능은 프리미엄 모델 가격을 100만 원 정도는 우습게 올려놨다. 하지만 그 가격을 지불하면서까지 모든 기술이 필요한 소비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그래서 소비자들은 이제 스마트폰의 성능에 이어 가격을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나온 제품이 바로 아이폰 SE다. 64GB 저장용량 모델이 55만 원부터니 거의 같은 용량 아이폰 11(99만 원)의 절반 가격이다. 파격가라고 느낄만하다. 55만 원은 다른 안드로이드 중저가 제품과 비교하면 결코 싸지 않지만 앞서 언급한 사용 성능 등을 감안했을 때 합리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크기가 커야만 좋은 건 아니다

애플이기에 잘 팔리는 것도 있다. 애플은 웬만한 브랜드가 갖지 못한 탄탄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한 기업이다. 아이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들 가운데 아이폰 SE를 특별하게 기다리는 팬층도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크기 때문이었다.

아이폰 SE는 아이폰 8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나오지 않은 4.7인치 디스플레이와 홈버튼을 탑재한 제품이다. 아이폰 중 가장 크기가 작다. 스마트폰은 점점 더 큰 디스플레이로 진화하고 있지만 반대로 이를 싫어하는 소비자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작은 크기를 위해 아이폰 SE를 선택하는 고객이 꽤 많은 것으로 전망한다.

예전 아이폰 SE(1세대) 때도 같았다. 지난 2016년에도 아이폰 SE가 출시됐다. 당시 구형이던 아이폰 5S의 디자인에 최신 아이폰 6S와 같은 A9 칩을 탑재하는 등 지금과 비슷한 변화 구성이었다. 아이폰 SE 1세대를 구입했던 대부분 사람들에게 성능은 덤이었고 진짜 포인트는 크기였다.

잘 만든 디자인, 열 신제품 안 부럽다

크기가 작다고, 가격이 싸다고 거기에 성능까지 좋다고 아이폰 SE가 관심을 받는 것만은 아니다. 여기에 다시 써도 좋을 디자인이 있었기에 지금의 인기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애플의 디자인은 시대를 관통하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 이견을 달 사람이 많지 않다. 아이폰 SE를 3년이나 지난 디자인이라고 했지만 오래돼 보이지는 않는다. 지겨울 수 있지만 못생기지 않게 느껴진다.

애플은 처음부터 잘 만든 디자인 덕분에 프리미엄 제품 폼팩터의 한 세대가 끝나는 순간 보급형으로 그 디자인을 활용한 아이폰 SE를 내놨다. 이후에도 아이폰 X부터 쓰인 디자인이 다음 아이폰 SE 3세대로 나올 것이란 예상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변하고 있다

아이폰 SE는 다른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새로운 디자인을 쓰지 않았고 성능을 낮추는 타협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품 포지셔닝과 가격 등 여러 전략적 선택이 달랐다. '마진의 애플'이라는 별명까지 있는 것과 같이 놀랍게도 판매 이익률도 꽤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폰아레나는 아이폰 SE 부품 원가가 64GB 제품 기준 217달러(약 26만 원) 수준이라고 전했다. 애플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한 수준으로 3년 전부터 사용해온 아이폰 8 생산 프로세스를 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아이폰 8과 호환되는 부품이 거의 99% 정도로 알려졌다.

아이폰 SE는 스마트폰 시장의 변화를 읽게 해주는 모델이란 분석이 나온다. 프리미엄 가격으로 승부를 보던 시대가 끝나고 합리적인 제품이 주류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애플은 올 하반기 출시할 프리미엄 라인업 아이폰 12의 최저 시작 가격도 더 낮출 것으로 알려진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창욱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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