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매직 키보드 2주 사용기..좋지만 무겁다

조회수 2020. 5. 14.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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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아이패드 프로 4세대가 공개됐다. 라이더 스캐너가 들어간 카메라가 탑재되는 등 이전 세대보다 업그레이드(또는 옆그레이드?) 됐지만 시장은 다른 곳을 주목했다. 주인공은 바로 아이패드용 매직 키보드였다. 아이패드를 거치용 노트북처럼 만들어주는 액세서리다.

아이패드 매직 키보드는 애플이 처음으로 선보인 제품군으로 아이패드 사용자들이 10여 년간 바라던 많은 부분을 반영했다. 일체감 있는 키보드, 화면을 조작할 수 있는 터치패드 등 컴퓨터 대신 아이패드를 쓰려면 꼭 있어야 할 것 같은 액세서리다. 정말 그렇게 좋을까. 매직 키보드를 실제로 써보며 느낀 점을 공개한다.

이름이 아깝지 않은 완성도

아이패드용 매직 키보드가 처음 공개되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아이패드 프로 4세대뿐 아니라 3세대에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아이패드 프로 3세대(애플 공식 기준 11인치 1세대)를 쓰기 때문에 바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정식 판매 전 화면으로 만난 매직 키보드는 완벽해 보였다. 이전 키보드 액세서리인 폴리오 키보드 케이스가 채워주지 못한 아쉬움이 사라진 기분이었다. 특히 애플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트랙패드의 감촉이 어떨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냈다.

국내 판매와 동시에 주문한 매직 키보드가 손에 들어왔다. 상자에 무게감이 있어서인지 처음 손에 든 느낌부터 견고했다. 상자를 열어 처음 본 매직 키보드는 만듦새가 좋았다. 이전에 구매한 폴리오 키보드 케이스보다 흠잡을 데가 없었다.


매직 키보드를 열기 위해 처음 만지는 순간 감촉은 폴리오 키보드와 비슷한듯하면서도 좀 더 부드러워졌다고 느꼈다. 아마도 키보드 표면이 오돌토돌하게 처리된 패브릭 느낌이 아니라 매끈한 플라스틱이라서 그럴 것이다. 트랙패드도 지금의 맥북들에 비하면 작고 방식이 다르지만 눈에 거슬리는 유격이나 단차 등을 느끼기 어려웠다.

​ 키보드와 트랙패드가 있는 밑판은 첫인상에서 느낀 무게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듯 묵직했다. 이 때문에 상단에 아이패드를 붙여 놓아도 쓰러지지 않는 것이다. 아이패드와 연결하자 키보드 자판 LED에 조명이 켜졌다. 정말 맥북에서 쓰던 매직 키보드와 같은 느낌이었다.

키보드의 키감은 나비식 이후 새로 바뀐 맥북 프로의 가위식 키보드와 다르지 않았다. 적당한 깊이로 들어가며 노트북 키보드를 타이핑하는 듯했다. 납작한 곳에서 키를 건드리듯 누르고 있다는 느낌의 폴리오 키보드와는 완전히 다른 감각이다. 타이핑 부분에서 매직 키보드는 흠잡을 만한 곳이 없었다.

트랙패드는 더 좋았다. 아이패드 OS가 업데이트된 후 쓸 수 있게 된 트랙패드를 처음 쓰는 순간이었다. 노트북과 같은 배열로 키보드 아래 위치한 트랙패드를 쓰니 기존 아이패드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주었다. 하드웨어적으로는 햅틱이 아닌 물리 버튼식 클릭이었지만 모서리는 물론 상하좌우 모두 스크롤 및 클릭감이 일정했다.

하지만 완벽한 것은 없다

기존에 아이패드와 폴리오 키보드 케이스를 쓰고 있던 필자는 매직 키보드를 처음 쓰자마자 빠져들었다. 두 액세서리가 주는 경험은 전혀 다르다고 느끼면서 매직 키보드만 쓰려고 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무겁다는 것이다. 무게감이라고만 표현하기에는 부족할 정도의 부담이었다. 사실상 들고나가는 것은 무리였다. 아이패드 프로 3세대 본체와 매직 키보드를 결합해 들었을 때 거의 맥북 에어 수준의 무게가 되어버렸다. 노트북과 같은 경험이 이쪽으로도 있을 줄이야.


노트북보다 못한 부분도 있었다. 화면 각도에 제한이 있다는 점이다. 힌지가 일부 원하는 각도에서 멈추고 튼튼한 것은 인정하지만 너무 한정된 부분에서만 움직였다. 더 큰 각도로 화면을 위에서 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당연히 화면을 키보드 뒤편으로 접는 것도 가능하지 않았다. 제품이 공개될 때 이미지만 봐서는 몰랐던 부분이다. 폴리오 키보드 케이스도 2단으로 조절되는 점이 아쉬웠는데 비슷한 수준이다.

제품을 받고 난 뒤 아이패드를 자석에 붙이고 조절하며 가동 범위의 한계에 살짝 놀랐다. 하지만 불편하진 않았다. 그럼에도 부족함이 느껴졌다. 모든 신제품은 1세대를 믿고 거르라는 조언(?)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화면 각도 조절의 한계로 매직 키보드에 거치한 후 애플 펜슬을 쓰기도 애매했다. 아이패드 프로의 큰 특징이라면 애플 펜슬을 쓰는 것이다. 매직키보드가 없을 때는 거의 매번 꺼내 썼다. 하지만 매직키보드는 애플 펜슬을 쓸 때마다 아이패드를 분리해 들고 말그대로 '태블릿' 형태로 써야했다. 거치를 하고 쓰기엔 자석으로 붙어있는 부분이 불안했다.

이 밖에 완벽하다 생각했던 키보드와 트랙패드에도 아쉬움은 있었다. 키보드는 로지텍 등 서드파티 액세서리 제조사에 있는 홈버튼 등 펑션키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폴리오 키보드 케이스에도 없지만 이제는 애플 정품 규격이 바뀔 때도 됐는데 싶다.

트랙패드도 밀어서 전환하기 등 여러 제스쳐를 지원하지만 홈버튼 제스처를 지원하지 않는 점이 불편했다. 홈버튼 키가 없는데 제스쳐도 쓸 수 없으니 트랙패드에 손가락을 두고 있다가도 아이패드 화면을 터치해야했다. 다음 세대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OS 업그레이드로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라 바라본다.

그래서 사야되나 말아야되나?

필자와 같이 3세대 아이패드 프로를 갖고 있거나 4세대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려한다면 누구나 고민할 부분이다. 키보드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생산성이 높아지는 액세서리를 사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매직키보드는 이에 합당해보인다. 그러나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이다.

아이패드 매직키보드는 11인치용이 국내 가격 기준 38만 9000원이다. 12.9인치용은 44만 9000원이나 한다. 정확히 10.2인치 일반형 아이패드 32GB 와이파이 모델을 사는 가격이다.

애플 정품 액세서리가 비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고 생각했지만 비싸다. 일반형 아이패드 금액과 같은 것은 물론이고 아이패드 프로 본체에 매직키보드 그리고 애플펜슬까지 하면 웬만한 노트북은 사고도 남는 금액이다.

그럼에도 매직키보드는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고민하지 않고 써도 될 것 같은 사람을 꼽자면 아이패드로 키보드 타이핑 작업을 많이 하며 휴대보다는 거치를 주로 하는 사용자다.

만약 휴대가 많은데 키보드 타이핑 작업이 많다면 매직키보드가 아닌 폴리오 키보드 케이스나 서드파티 제품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폴리오 키보드 케이스는 11인치용이 22만 9000원, 12.9인치용이 25만 9000원이다. 이것도 적지 않는 금액이지만 매직키보드보다는 훨씬 싸다.

만약 아이패드를 이용해 키보드로 타이핑을 하지 않는다면 매직키보드도 폴리오 키보드 케이스도 모두 살 필요가 없다. 가벼운 폴리오 케이스에 애플펜슬만 가볍게 들고다니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타이핑이 가끔 필요하다면 집에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만 물리면 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창욱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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