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데이터 입력하면 자판기 쿠폰 제공 "자판기 왕국의 진화"

조회수 2020. 4. 30.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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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자동판매기(이하 자판기) 왕국으로 불린다. 건물 내부는 물론이고 번화가, 주택가 골목에도 자판기가 비치됐다. 2016년을 기준으로 약 500만 대의 자판기가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KOTRA 도쿄무역관 자료에 따르면 보급된 자판기의 절반이 음료 자판기이며, 음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청량음료다. 한편으로 음료 자판기 보급은 포화상태이며, 이러한 자판기 보급 및 음료 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편의점이다.


음료회사가 자체적으로 편의점 등과 중복되는 자판기 음료 등을 정리하며 효율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여의치는 않은 상황이다. 음료회사들은 매출이 안정적인 빌딩 내부 설치를 원하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쉽지는 않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음료회사 중 하나인 산토리가 오는 7월부터 기업을 대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다. 직장 내 자판기와 직원의 스마트폰 앱을 연동하는 '산토리 플러스(Suntory+)'다. 새로운 앱은 소비자가 직접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건강 관련 조언과 쿠폰 등을 제공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용자(직원)가 앱에서 나오는 질문에 답을 하면, 매일 건강 상태와 혈당이나 체지방 관련 메시지를 받는 방식이다. 꾸준히 앱을 사용하는 사람은 직장에 설치된 자판기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 건강 관리와 음료 소비를 함께 유도하는 방식이다.


직장 내 자판기를 설치한 회사는 산토리 플러스 앱을 통해 직원 대상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을 기대했다. 산토리는 안정적으로 소비자 개인의 구매 습관이나 행동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확보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근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떠오른 건강음료를 기획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


음료회사에 자판기 채널이 중요한 것은 자판기 음료 판매 수익이 일본 음료회사 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음료회사가 직접 관리하는 자판기는 대형 슈퍼 등과 달리 정가 판매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산토리의 경우 일본 전역에 약 41만 대의 자판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 출처: 산토리 홈페이지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자판기 보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이 나오고, 편의점 등에서 값싼 100엔 커피 등을 내놓으면서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일본 음료회사들은 자판기와 스마트폰 앱을 연결하는 '네트워크화' 시도와 자판기에서만 살 수 있는 전용 상품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자판기의 온라인 연결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자판기의 네트워크화는 자판기 1대당 수익 향상뿐만 아니라 물류나 자판기 관리 인력이 부족한 업계 입장에서도 효율적 대안이다. 현재까지는 자판기 매출을 수금하고 음료를 채워 넣는 '루트맨'으로 불리는 자판기 관리 작업자의 감이나 경험에 기댄 운영이 컸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20세기는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였다고 지적했다. 산토리와 같은 대기업이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소비자에게 대량으로 제품을 팔았다.

사진 출처: 산토리 홈페이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소비 시장에도 변화가 왔다. 소량 다품종이 화두가 됐다. 음료회사들도 다양한 개인 취향에 맞춰 상품을 개발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맞춤형 개인화 서비스에 필요한 빅데이터의 가치도 커졌다.


일본 회사들도 연공서열 중심 인사제도를 벗어나 파격 조건으로 외부 개발자를 유치하고 있다. 산토리는 디지털 사업을 추진하면서 외부 데이터 개발자에게 2억~3억대의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산토리는 새로운 앱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본격적 건강사업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자판기의 네트워크화를 넘어 인공지능(AI)를 이용한 생산계획 조정과 판매가 이뤄질 것을 내다봤다. 디지털 인력 채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산토리는 올여름 새 앱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곧 시범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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