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으로 커피 이력 공개했더니.. 농부가 웃었다

조회수 2020. 4. 20.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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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는 세계 4대 커피 생산국 중 하나다. 커피 시장이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만약 한 잔의 커피에 환경보호나 커피 생산자 보호 같은 '감동적 스토리'를 담을 수 있다면 어떨까.

ⓒ게티이미지 뱅크

감동적 스토리를 커피 브랜드 광고로 전할 수도 있겠지만, 소비지가 매번 커피를 마실 때마다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 어떨까. 기술을 이용해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누가 어떻게 관여했는지 알 수 있다면? 모바일 쿠폰이나 멤버십과 같은 도구보다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커피 체인인 블루 코린지(Blue Korintji)커피에선 커피를 구매하는 고객들은 바코드(QR코드)를 스캔하면 커피를 재배한 농부, 커피콩을 볶은 회사, 관련된 물류 체인까지 확인할 수 있다. 싱가포르 스타트업 EMURGO가 블루 코린지와 제휴해 구축한 블록체인 기술 덕분이다.


농민과 기업들은 각각의 장부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에 관련 거래를 기록한다. 이 원장은 블록체인에 의해 구동되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다.

EMURGO 블록체인 솔루션 소개 영상 갈무리

이 인도네시아 커피 체인은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자사 제품을 차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프리미엄 제품을 사는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제품에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데,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어떤 사람들이 생산에 참여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 체인 입장에서도 투명한 거래 과정을 통해 고품질의 원두를 적정한 가격에 확보,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블록체인의 데이터베이스는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도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농부들의 신용도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농작물 수확량, 판매량 등의 데이터를 투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이러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에 농부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이자를 내고 금융기관을 이용하고 있다.


소비자 입맛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동시에 식탁에 올라오는 먹거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생산자의 근로조건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커피는 국제시장에서 석유 다음으로 거래량이 큰 품목이다. 일부 대규모 농장을 제외하고는 개발도상국이나 빈국의 가난한 소작농에서 재배하는 경우가 많다. 복잡한 유통과정에서 중간 상인들이 커피를 헐값에 사들여 폭리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블록체인은 지역 농민들의 공급 투명성을 높이고 생산물에는 가치를 더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파푸아뉴기니 돼지고기 생산 업체와 협력해 블록체인을 활용해 가축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돕고 있다.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도 캄보디아 쌀 재배농가들과 협력해 농부들이 적정 수준의 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돕고 있다.


농업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것은 아직 대부분 시범 단계 프로젝트다. 도전 과제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는 결국 농부들이 블록체인과 같은 첨단 기술이 무엇인지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농가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이점과 개념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닛케이는 이러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려는 노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초 미국의 IBM도 바이어스 커피, 콜롬비아커피재배연맹, 이토추 주식회사와 제휴해 커피 공급망을 추적할 수 있는 앱 출시를 발표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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