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청소 로봇 활약.. 서비스 로봇 시대 앞당기나

조회수 2020. 4. 20.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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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발병지인 이탈리아는 의사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퇴한 의사를 다시 불러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아직 의사 면허를 받지 않은 의과대학 졸업생을 의료 현장에 투입하기도 했다.


마치 전쟁터와 같은 상황에서 의료진을 대신해 환자를 돌보는 '로봇 간호사'의 활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한 병원에는 6대의 간호 로봇이 배치됐다. 간호 로봇은 의료진을 대신해 환자가 있는 병동을 돌아다니는 임무를 맡았다. '토미'는 한 의사의 아들에게서 이름을 따왔다.

이탈리아의 간호 로봇 '토미' (출처: 로이터통신)

토미는 각 병동을 돌면서 환자 모니터링 장비의 데이터를 체크하고, 변화를 의료진에게 전달한다. 로봇의 얼굴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터치스크린 장비가 있어 환자가 의료진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녹음할 수 있다. 또 로봇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의료진이 환자와 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토미가 돌아다니면서 의사와 간호사는 환자와 직접 접촉이 줄고 감염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미 이탈리아에선 4000명이 넘는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66명의 의사가 목숨을 잃었다.


중국에선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과 체온을 감시하기 위한 순찰 로봇이 도입됐다고 한다. 광저우, 상하이, 시안 등 주요 도시 공항과 쇼핑몰에 배치됐다. 만약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이상 고온이 확인되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중앙관제센터에 전송한다.

싱가포르의 청소 로봇 '엘라' (출처: 닛케이아시안리뷰)

싱가포르에서는 병원에서 바이러스 때문에 재택 격리된 청소 인력을 대신해 로봇이 바닥을 닦고 있다. '엘라'라고 불리는 이 로봇은 복도를 청소하다가 사람이 다가오면 알아서 멈춘다. 과거에는 인근 저임금 국가의 인력을 고용했던 청소 업무를 로봇에게 맡겼다.


엘라를 개발한 회사는 최근 이 로봇을 슈퍼마켓과 쇼핑몰에도 제공했다. 대당 최소 4만 6000달러에 이르는 고가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2월 이후에 청소 서비스 회사나 건물주로부터 문의가 갑절로 늘어났다고 한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청소에 대한 필요성은 한층 커졌지만, 재택 격리 조치로 인력난이 심해진 상황에서 로봇은 새로운 솔루션이 된 것이다. 감염 위험과 피로 누적 없는 일손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트위니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겼는 의료기관을 위해 '따르고' 두 대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기증했다. 따르고는 오염물질이나 일반 의약품을 운반하는 자율주행 카트로 사용자 인식 카메라와 라이다, 초음파 센서를 탑재해 사용자 동선을 따라 움직인다. 이동 중 장애물도 알아서 피한다. 100kg까지 물품을 적재할 수 있다.

자율주행카트 '따르고' (출처: 트위니)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서울의료원에 무상 대여 형식으로 지원했다. 의료진이 환자 관리에 보다 집중할 수 있고, 의료물품을 나르는 부담도 덜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러한 서비스 로봇의 활약이 눈에 띄고 있다. 의료 현장만 아니라 방역, 순찰, 배달 등에도 투입돼 바이러스와 맞서 싸우는 인간을 돕고 있다.


음식점에서 접객용으로 개발된 서비스 로봇은 현재 전염병의 최전선에서 의료진과 방역 직원에게 음식과 의약품을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의료나 배달 현장에 투입된 서비스 로봇은 비교적 고가 제품이지만, 가정에 보급되는 것도 먼 미래의 일은 아니다. 바닥 청소 로봇은 가정용 서비스 로봇으로 대중화됐다.


로봇은 크게 제조 로봇과 서비스 로봇으로 나눌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 주로 쓰이던 로봇이 대중화된 것은 반도체 기술 혁신과 인공지능(AI) 발전 덕분이다. 가격도 낮아지고 기능도 점점 고도화됐다. 최근 노동력 부족 문제가 떠오르면서 서비스 로봇의 높은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 인간 노동자를 닮은 서비스 로봇을 대거 등장시켜 주목받았다.

로봇의 정의와 분류 (출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ICT SPOT ISSUE 서비스 로봇 동향과 시사점)

세계적인 초고령 사회로 분류된 일본에선 일찌감치 로봇을 일종의 사회 문제 해결 수단으로 생각했다.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령화율이 2018년 28%를 넘었을 정도로 세계 최고 고령 국가로 불린다. 2060년에는 이 수치가 약 40%에 육박한다는 전망이다.


일본은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예상되면서 2015년에는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제조 로봇 생산 강국이기도 했던 일본은 산업용 로봇의 강점을 서비스 로봇 분야에 적용했다.


일본은 애초에 도쿄 올림픽을 '로봇 올림픽'으로 치르고 싶어 했다. 지난달 새로 문을 연 일본 도쿄 JR야마노테선의 기차역 다카나와 게이트웨이역에는 AI 기반의 청소 로봇이 배치됐다. 승객 안내부터 기차역 청소, 보안 업무까지 6종류의 로봇이 배치됐다.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다국어를 지원한다. 기차 노선은 물론이고 인근 식당으로 가는 길도 찾을 수 있다.

야마노테선 다카나와 게이트웨이역에 배치된 청소 로봇(출처: 닛케이아시안리뷰)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시장으로 올라선 중국도 로봇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동 인구의 지속적 감소와 인건비의 급상승으로 인해 제조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면서 중국은 로봇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섰다.


서비스 로봇 분야도 마찬가지다. 산업이 발달하고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노동력 부족 문제가 서비스 산업에 닥쳤다. 3차 산업으로 불리는 서비스 산업은 노동 집약적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비대면)' 요구가 늘어나고 있고 물류, 의료, 접객, 음식 배달, 교육 분야에서 서비스 로봇의 수요 확대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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