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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의 사각지대를 없앤다 '드론 방역'

조회수 2020. 4. 7. 08: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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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떴다. 3월 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19(코로나-19) 확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는 드론을 활용한 교회 옥상과 외벽 방역 작업이 이뤄졌다. 사람이 직접 방역 작업을 하기 어려운 공간과 지역을 소독하기 위해서다.

출처: (사진=뉴스1)
대구 신천지 교회 드론 방역 모습

드론 방역에는 오존살균처리 기술이 도입됐다. 기존 방역 약품 대비 높은 살균력을 갖춘 동시에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방역을 주도한 대구 남구청은 신천지 교회뿐만 아니라 구민운동장, 지역 학교 등 드론 방역 대상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구뿐만 아니라 안산, 청송, 울산, 예산, 정읍, 김포 등 수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드론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드론 방역이 각광받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발원지로 주목받는 중국이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한 드론 제조업체는 상하이와 광저우 등 주요 지역에 드론 100대를 투입했다. 감염 위험 지역을 순찰할 뿐만 아니라 살균제를 살포해 방역하는 임무를 맡았다.

드론 방역, 빠른 시간 안에 넓은 지역을 맡을 수 있다

드론이 방역 일선에 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드론은 빠른 시간 안에 보다 넓은 지역의 방역이 가능하다. 사람이 직접 소독제를 들고 다니면서 소독하는 것보다 효율적이다.

드론 기체나 소독약 탱크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드론은 10리터 분량의 방역 약품을 탑재한다. 1분에 약 300평 정도 면적을 맡을 수 있다. 1분에 분사하는 양은 약 1~2리터 안팎이다. 

사람 방역 속도와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중국 드론 제조사 DJI는 방역 드론을 활용할 시 사람이 하는 것보다 40배~60배 정도 높은 작업 효율을 보여준다고 한다. 

출처: 사진=AFP
사람을 투입해 대구시청 앞을 방역하는 모습

신속하게 대면적 방역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만큼 인력 투입을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드론 비행을 제어하기 위해 조종사가 필요하다. 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드론 비행을 지켜보는 보조 인력도 필요하다. 일종의 관제 역할이다. 하지만 방역 면적을 고려하면 사람이 직접 투입되는 것보다 효율적인 것을 당연한 일이다.

단순히 기계의 힘을 빌려 방역을 빠르게 한다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방역 작업에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면 유휴 인력을 다른 긴급한 곳에 재배치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방역과 검역 작업에 투입된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깨닫게 됐다. 드론은 방역 인력의 피로감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방역 영역에서도 차이가 난다. 사람이 직접 방역할 때는 도로 위나 지면, 사람 손에 닿는 물건 등을 주로 방역한다. 좁은 골목 사이나 외벽, 옥상 등은 방역 작업이 쉽지 않다. 이때 드론을 활용하면 쉽게 방역 작업을 마칠 수 있다. 

한미드론의 방역용 드론

단순 방역 작업에만 그치는 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사람들의 밀집을 최소화하고 이동을 자제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때 드론을 활용하기도 한다.

유럽에서 전 국민 이동을 금지 시킨 일부 국가에서는 드론을 방송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드론이 곳곳을 누비면서 이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이동 자제 요청을 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서울 때 드론이 돌아다니며 모여있는 사람을 해산시키기도 했다. 

감염병 방역 작업뿐만 아니라 확산 방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드론.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어떻게 이런 방역 분야에 드론을 사용하기 시작했을까 

방역 드론의 기원은 '농업용 드론'... 농약 살포 대신 소독약 살포

방역 드론의 기원은 농업용 드론에서 찾는 것이 적당할 듯하다. 사실 방역 드론과 농업용 드론에는 기능 상으로 큰 차이가 없다. 목적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농업용 드론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 중 하나가 농약을 살포하는 드론이다. 병충해를 막기 위해 넓은 면적의 농작물에 농약을 뿌리는데 드론을 활용한다.

방역 드론의 구조와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우선 농업용 드론, 그중에서 농약 살포 드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농업용 드론이 활용되는 토양 및 농경지 조사, 파종, 살포, 작물 모니터링 가운데 살포 부분에 초점을 맞춰보자. 

창원에서 방역 중인 드론

드론 살포는 비행 속도에 따라 농약 분사 속도를 조절하고 작물과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농약을 뿌리는 게 중요하다. 농약 탱크에서 농약을 분사하면 드론에서 발생하는 하향풍으로 농약을 아래로 뿌린다. 드론은 공중에 뜨기 위해 로터가 회전하며 지속적으로 공기를 아래로 내려보낸다. 이 하향풍도 농약 살포에 도움을 준다. 보다 정밀한 지역에 농약 살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드론은 약제 살포를 위해 정밀 스프레이를 장착하고 있다. 노즐과 압력 분사 시스템을 갖췄다. 약제 살포에 특화된 드론은 전용 리모트 컨트롤러도 가지고 있다. 드론 배터리를 파악하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약제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리모트 컨트롤러 디스플레이에 표시한다. 작업 후 드론의 회수 시기 등을 결정할 때 꼭 필요하다. 약제 부족 경고등이 켜지거나 약제 분사 속도 등을 표시하기도 한다. 

약제를 살포하는 지역도 중요하다. 이미 살포한 지역에 다시 살포할 필요가 없다. 비효율적이다. 또 특정 지역만 약제를 살포하다 보면 놓치는 구역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없애려면 무엇보다 골고루 살포하는 것이 중요하다.

DJI 약제 살포 드론의 리모트 콘트롤러

이때 필요한 것은 고도계, GPS, 레이더 기술 등이다. 사람이 직접 살포 대상 지역을 지켜보면서 작업할 수 있지만, 착오 등으로 약제가 미처 닿지 못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자동 지형 인식 시스템과 비행 제어 시스템을 연계해 약제 살포 범위를 설정해 드론 살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정 경로를 지정해 살포 경로를 미리 설정한 뒤 빈틈 없이 작업을 할 수 있다. 마치 로봇 청소기가 지그재그나 바깥 영역에서 안으로 들어오며 청소하 듯 살포하는 방식이다.

한 번에 약제 살포 10리터, 약 10분 비행이 대부분

이러한 약제 살포 기능으로 방역 작업에 투입할 수 있는 드론은 어떤 종류가 있을까. 대부분의 농업용(살포 기능) 드론을 방역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농업용 드론 역할에 방역 작업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히 농약 살포뿐만 아니라 조류 독감, 구제역 등에 드론이 투입돼 방역 작업을 실시한 경험이 있다.

방역 작업에 쓸 수 있는 드론에 DJI 농업용 드론을 빼놓기란 쉽지 않다. 세계 1위 드론 제조사의 농업용 드론이다. DJI는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고 효과적인 방역 작업을 위해 자사 드론을 현장에 투입시켰다. 이때 활용한 드론이 DJI 농업용 드론 아그라스다. 아그라스 MG-1S ADVANCED 모델 경우 10리터 약제를 10분 동안 0.4~06ha에 살포할 수 있다.

분야별 드론 관련 업체

미국 제조사로는 프리시젼호크의 농업용 드론이 유명하다. 프리시젼호크는 자율 비행 드론에 열적외선, 다중스펙트럼, 초분광센서, 라이다 등 기술을 탑재해 약제 살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일본은 야마하가 농업용 드론 YMR을 출시했다. 15분 비행으로 1ha 면적에 약제를 뿌릴 수 있다.

국내에서는 천풍무인항공, 한국헬리콥터, 유콘시스템, 아세아텍, 나라항공기술 등의 제조사가 있다. 액제·입제·연무·연막 기능을 탑재하거나(천풍무인항공), 100kg 급 약제 적재와 1시간 이상 운항이 가능한 가솔린 엔진형 드론을 개발하거나(한국헬리콤터), 자동 살포 등 기술로 해외 경쟁사와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천풍무인항공 드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드론 사용업체는 총 1235개다. 그중 23.9%인 295개 업체가 농업 분야로 등록돼 있다. 이 숫자는 자체 개발뿐만 아니라 해외 드론을 활용하는 업체도 포함됐다.

국내 업체의 드론이 탑재할 수 있는 약제 용량은 대부분 10~20리터 사이다.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데, 기체 비행시간은 7~20분 정도다. 대부분 10분대를 비행할 수 있다. 가격도 1000만원 중후반에서 최대 5000만원대까지 존재한다.

코로나-19 방역 효과에 의문도... 적재적소 배치 이뤄져야

드론의 효율이 뛰어나다고 해서 방역에 완벽한 것은 아니다. 농업용으로 활용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와 같은 경우에는 그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음성군 방역 드론에 약제 주입 모습

방역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경우 개방된 공간에 소독제를 살포하는 것보다 사람 손이 많이 닿는 문 손잡이 등을 소독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단순히 살포에만 그치지 않고 그 소독제를 닦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또 실외 넓은 공간에서 다량의 소독제를 살포하는 것은 코로나-19 방역에 큰 의미가 없으며 소독제가 낭비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드론 방역을 실시하는 지자체에서는 다중 시설 등을 신속하게 방역하는데 효과적이며, 특히 드론 방역으로 지역 주민과 외부인의 심리적 안정을 주는 측면에서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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