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와도 할 건 해야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생활을 바꿔놓았다. 사람들은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고 여럿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는 등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단체 활동을 금하라는 정부의 강력한 권고에도 일부 교회에서는 신도들을 한자리에 모아 예배를 강행하고 밀폐된 클럽이나 주점에 모여 유흥을 즐기는 사례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방역 당국의 한숨은 깊어지고 시민들의 눈살은 저절로 찌푸려졌다.
수백 명의 확진자가 나온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무시하고 해변에 나온 수천 명의 스프링 브레이커(spring breaker) 족이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명이 넘는 모임을 피하고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식사와 음주를 금지하라는 지침을 내린 상황이다.
물론 코로나19 확산에도 일상은 계속돼야 한다. 단,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방역 시스템을 잘 따른다는 전제가 붙는다. 여기 선을 잘 지켜가며 해야 될 일을 하는 사례들이 있으니 만나보자.
자가격리에 들어가거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 잠깐은 편할지 모르겠으나 어느새 답답함이 밀려오고 지루함을 견뎌내야 한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가수들이 나섰다.
컨트리 가수 키스 어반은 그의 아내인 영화배우 니콜 키드먼과 온라인으로 라이브 공연을 진행했다. 얼터너티브 록밴드 콜드플레이에서 보컬을 맡은 크리스 마틴도 자신의 집에서 인스타그램 라이브 공연을 진행했다. 30분가량의 라이브에서 그는 피아노를 치고 기타를 튕기면서 노래를 불렀다. 게시물에는 '투게더앳홈(#TogetherAtHome)'이라는 해시태그가 달렸다.
투게더앳홈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를 두면서도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캠페인이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존 레전드와 가수 십센치(10cm)도 인스타그램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면서 투게더앳홈 캠페인에 동참했다.
클래식도 빠질 수 없다.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베를린 필하모닉은 유료로 운영되던 온라인 공연 서비스를 무료로 개방했다.
공연장을 찾아 음악을 듣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힘든 시기이겠지만 이렇게라도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아트바젤 홍콩'은 코로나19로 인한 방문객 건강 우려로 일찍이 전시가 취소됐다. 대신 온라인 전시로 전환하면서 집에서도 전시를 볼 수 있게 했다. 행사에 출품된 작품 90% 이상을 온라인에서 감상할 수 있다.
총 31개국 245개 갤러리 작품 2000여 점이 서비스됐다. 작품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에서부터 영상, 사운드도 함께 감상할 수 있게 했으며 구매를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격 정보도 제공했다.
아델린 우이 아트바젤 아시아 디렉터는 "예술을 직접 보는 경험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전시 취소로 인해 영향을 받는 갤러리와 예술가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뉴욕 유명 네일 아티스트 메이 가와지리는 아마존에서 주문한 수술용 장갑에 가짜 손톱을 붙인 네일 아트를 선보였다. 그는 평범한 일상에 행복을 주는 패션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안타까움에 이러한 아이디어를 냈다.
러시아의 네일 살롱 '네일 서니(Nail Sunny)'는 예상하지 못한 소품을 활용한 네일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는 손 위생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네일 아트를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바이러스 유행에도 이를 극복하려는 그들의 예술혼은 막기 어려워 보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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