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키운 상추, 먹어도 괜찮을까

조회수 2020. 3. 23.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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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인류에겐 역사적인 순간이 있었다. 바로 상추를 먹은 일이다. 흔하디흔한 상추 시식이 왜 역사적인 일일까. 이 상추를 먹은 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있던 우주인이다. 그것도 ISS, 즉 우주 공간에서 재배한 상추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재배한 적상추를 먹고 있는 우주인

스콧 켈리, 첼 렌드그린, 유이 키미야 등 3명의 우주인은 ISS 내에 있는 전자레인지 크기의 재배기에서 직접 키운 적상추를 수확해 맛봤다. 빨강·파랑·녹색의 LED 등이 태양 역할을 했고, 수분 공급 장치를 통해 상추씨에 물과 양분을 공급해 키웠다.

우주인들은 점심 식사용으로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오일을 뿌려 시식하며 "아주 굉장한 맛이었다"고 평가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트위터에 "이것은 한 사람에게는 한 입 거리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잎이다"라고 올렸다. 닐 암스트롱이 달에 착륙하며 던진 메시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그 후로도 ISS 내 식물 재배는 NASA의 주요 임무 중 하나였다. 우주 환경에서도 지구에서처럼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지, 인간은 이를 섭취하면서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우주 공간에서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식(食)'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상추 외 케일과 겨자, 양배추도 재배하고 있다.

우주 공간(ISS)에서 인공적으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그렇다면 이 식물은 정말 '안전한' 먹거리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문제없다'이다. NASA 케네디 우주센터의 생물학자 크리스티나 코다다드 박사 연구팀은 ISS에서 재배한 적상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프론티어스 인 플랜트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ISS 내 채소재배시스템 '베지'

연구팀은 ISS에서 33~56일 간 재배한 적상추를 냉동 시켜 지구로 회수했고, 그 상추의 각종 성분과 상태를 지구(케네디 우주센터)의 유사한 환경에서 기른 상추와 비교했다.

연구 결과, ISS 상추와 지구 상추 성분은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비타민, 나트륨, 칼륨, 인황, 아연 등 성분은 ISS 상추가 더 많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항암·항바이러스·항염물질로 알려진 페놀릭도 지구 상추보다 ISS 상추가 더 많은 것으로 측정됐다. 

일부 미생물 수치는 ISS 상추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등 인간에게 해로운 미생물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미생물은 우주정거장에 서식하는 미생물로 추정된다. 앞서 ISS 상추를 시식한 우주인 가운데 탈이 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NASA는 ISS에서 재배하는 식물군을 확대하고 있다

코다다드 박사는 "우주비행사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재배하는 것은 NASA가 장기 우주 탐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 공동저자인 지오이아 마사 박사도 "ISS 식물 재배 실험실은 아주 미세한 중력 상황에서 효율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식품 후보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앞으로 우주 비행사 식단에 신석 식품을 추가할 수 있는 다른 잎채소와 피망, 토마토와 같은 작은 열매 식물 재배도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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