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카메라·프린터 하락세에 OLED 눈돌려
일본 캐논이 카메라와 프린터 사업이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하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개발에 적극 뛰어든다.
캐논은 4일(현지시간) 일본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와 인터뷰에서 스마트폰과 TV에서 OLED 패널이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차세대 플렉시블 라이트 디스플레이 소재 생산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캐논은 현재 미러리스 카메라에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고화질 이미지로의 전환이 속속 이뤄지고, 영상 기기와 의료 장비에 OLED가 더 널리 사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따라서 OLED 패널에 사용되는 소재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내부적으로 OLED 소재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시기를 포함한 구체적 사항은 여전히 더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캐논 연구개발팀이 자회사인 후쿠이 캐논머티얼스와 함께 제조에 앞장 설 것으로 보인다. 이 재료는 우선 캐논 자사 제품용 OLED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캐논은 이미 OLED 제조 관련 주요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만약 외부에 OLED 소재를 팔려고 한다면 그 유통망을 활용하는 방안도 염두에 뒀다. 예를 들어 자회사인 캐논도키는 진공 증착장비 분야에서 니콘과 함께 사실상 독점이라고 부를 정도로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와 함께 노광기, 증착기 등 장비 판매율도 크게 뛰어오르며 선전했다.
반면 캐논은 주력제품이었던 디지털 카메라 분야는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발달로 날로 실적이 축소되고 있다.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시장을 겨냥한 디지털 카메라도 내놨지만 실적 감소세를 뒤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캐논은 디지털 카메라와 프린터 같은 주력 제품 판매가 급감하며 지난해 그룹 순이익이 1251억엔으로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순이익 2527억엔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카메라, 프린터와 같은 완제품 사업 대신에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 분야에서 가진 기술 경쟁력을 적극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휘어지거나 접히는 스마트폰이 인기를 모으면서 차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소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타라이 회장은 새로운 사업분야에서 내는 수익을 2020년대 중반까지 그룹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캐논은 의료 장비 및 감시카메라용 이미지 분석 소프트웨어 판매망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그는 "좋은 인수 목표가 있다면 즉각 뛰어들겠다"라고 말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