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국내 서비스 초읽기? 이번에는 될까?

조회수 2020. 2. 28. 13: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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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스포티파이(Spotify)' 한국 서비스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스웨덴에서 시작해 전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로 꼽히는 스포티파이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숫자만 무려 2억 7100만 명(2019년 12월 기준)을 넘는다. 유료 가입자는 1억 2400만 명이다. 그동안 글로벌 IT서비스가 대부분 국내에 진출했지만, 스포티파이는 정식 서비스가 계속 늦어지고 있었다.

스포티파이 이용자 성장 추이(출처: 스포티파이)

그러나 최근 스포티파이가 강남 인근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론칭 준비에 돌입했다는 기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본사 차원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지난해부터 애플코리아 인력이 이동했다는 소식과 함께 조만간 한국 서비스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지난 몇 년 간 꾸준히 제기돼온 한국 서비스 진출이 이번에는 과연 실현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디지털 음악 서비스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스포티파이는 어떤 서비스인지 알아보자.


스포티파이는 어떤 서비스?


스포티파이는 2006년 스웨덴에서 설립됐다. 스포티파이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다니엘 에크(Daniel Ek)'는 당시 두 개의 스타트업을 매각하고 젊은 백만장자가 된 상태였다. 하지만 삶에 공허함을 더 크게 느끼고 있었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었다. 그는 P2P 음악 공유 서비스인 '냅스터'의 성공을 보면서 디지털 음악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다니엘 에크는 냅스터를 통해 불법으로 음원이 공유되는 상황을 보면서 이대로 음악 창작 생태계가 위태로울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에선 냅스터에 대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보면서 법이나 규제로만 막는 것도 무조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니엘 에크 스포티파이 창업자 겸 CEO

다니엘 에크는 창작자와 음반산업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무료로 음악을 서비스하면서도 콘텐츠 제작자에게도 수익이 돌아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안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음악을 무료로 듣고 싶은 사람에게는 광고 후원을 받는 음악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 유튜브에서 광고를 보고 영상 콘텐츠를 보는 방식을 떠올리면 된다. 물론 월 9.99달러를 내고 프리미엄 회원으로 가입하면 광고 없이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2008년 스포티파이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포티파이는 무엇이 다른가?


스포티파이는 구글과 애플이라는 거대 플랫폼 기업과 경쟁에서도 스트리밍 산업에서 당당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유료 가입자 숫자만 무려 1억 2400만 명으로(2019년 12월 기준) 지난 여름 애플뮤직이 6000만 명을 넘긴 것으로 밝혔던 것을 감안하면, 2위 사업자와 차이를 두 배나 벌리고 있다.


스포티파이는 가장 음악에 최적화된 디지털 서비스라는 평가를 두루 받고 있다. 5000만 트랙이 넘는 방대한 등록곡과 70만 개 이상의 팟캐스트, 30억 개 이상의 재생 목록(플레이리스트)은 음악팬들이 스포티파이를 찾는 이유다. 또 고품질 음원과 인공지능(AI)과 음악 전문가가 참여하는 추천 음악 리스트 '디스커버리 위클리' 등이 대표적 장점으로 꼽힌다.

스포티파이 서비스 화면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서비스 방식에선 넷플릭스와 비교할 수 있는 특징이 많다. 기기와 상관없이 자신의 콘텐츠 경험을 이어갈 수 있다. PC로 듣던 음악을 스마트폰 앱으로 들어도, 멈췄던 그 지점에서 이어 들을 수 있다. 또 넷플릭스처럼 취향에 기반한 추천 음악을 끊임없이 제공해준다. 스포티파이가 제공하는 방대한 추천 음악 리스트 등에 매력을 느껴 결제하는 이용자도 많다.


스포티파이는 '오리지널(독점)'로 차별성을 가져가는 넷플릭스와 다른 점도 있다. 독점 음원에 집착하지 않는다. 다니엘 에크는 라디오나 유튜브 등으로 음악이 공유될 수 있기 때문에 의미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음악 산업 트렌드가 바뀌면서 창작자들이 음원 서비스보다는 콘서트 투어 등으로 더 많은 수익을 거두는 현실을 언급하면서 가능한 음악을 넓게 제공하고 팬을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티스트나 음반 레이블 등과 협업하는 이벤트나 프로모션으로 팬덤을 강화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스포티파이 한국 서비스는 왜 어렵나


스포티파이 한국 서비스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음원 수익 배분 문제다.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한국 사무소를 여는 차원이기 때문에 사실상 물리적인 제약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글로벌 서비스에도 이미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K-POP(케이팝), 다양한 한국 인기 가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저작권 관련 협의다. 해외 사업자가 국내에서 음원과 같은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려면 국내 음원 징수 규정을 따라야 한다. 또 개별 저작권 관련 협의를 해야 한다. 국내에는 대표적으로 저작권 신탁단체들이 여러 개 있는데, 저작권료 배분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매번 진출설을 부인해왔다.


스포티파이는 글로벌 저작권료 산정 기준을 가지고 있다. 한국 서비스를 한다면, 국내 실정에 맞게 기준을 재조정해야 한다. 현재도 저작권 신탁단체들은 '논의 중'이란 입장을 내세우며, 스포티파이와의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전하고 있다. 일부 음원 플랫폼 사업자들이 연예 기획사를 함께 보유하고 있어, 인기 아티스트의 음악인데도 불구하고 들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비슷한 서비스인 애플뮤직이 일찌감치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저작권 문제로 들을 수 있는 곡이 한정되면서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적으로 애플뮤직 유료 가입자는 6000만 명이 넘는데도 한국에선 점유율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스포티파이는 한국에서 성공할까.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 규모는 약 1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을 놓고 멜론, 지니, 벅스, 플로, 네이버뮤직, 소리바다까지 가세해 다투고 있다. 멜론(카카오)는 500만 이상의 가입자, 40% 상당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지니가 20%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SK텔레콤의 '플로'가 마케팅 제휴 할인 등을 무기로 훌쩍 성장했다.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

지난해 '새벽 차트 역주행' 등 음원 사재기 논란이 각 음원 서비스들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스포티파이의 진출 소식은 의미심장하다. 일각에선 음원 사재기가 어려운 글로벌 서비스가 들어온다면 국내 음원 시장이 좀 더 투명해지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만약 저작권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고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더라도 난관은 적지 않다. 통신사 제휴 할인 등이 제공되는 국내 음원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사용료로 사용자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1위 사업자인 멜론은 카카오에 인수된 이후 양 서비스를 결합한 제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음악을 고려해도, 국내에서도 유튜브를 통해 음악을 듣고 있는 이용자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결론은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는 것. 스포티파이가 정식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진짜 게임의 시작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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