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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통신서 스밍까지, 세월 따라 달라진 '팬덤의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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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롯'의 대성공으로 송가인에게 '입덕했다(팬이 됐다)'라고 고백하는 중장년층이 대거 늘었다. 한 기사에 따르면 송가인의 응원을 위해 아들, 딸들에게 '스밍'과 '총공' 방법을 배우는 어르신이 늘어났다고 한다.


송가인에게 푹 빠진 5060도 '총공' '스밍'


스밍은 스트리밍의 줄임말로 멜론이나 유튜브 등에서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보는 행위를 일컫는다. 총공은 '총 공격'의 줄임말로 아이돌 팬덤(팬층)에서 어떤 목적을 위해 조직적으로 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총공은 주로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검색어를 띄우거나 해시(#) 메시지를 올리기 위해 반복적인 글을 쓰는 경우와 음원 사이트 등에서 스타의 음원 순위를 높이기 위해 음악을 반복 청취하는 스밍 활동을 할 때 많이 쓰인다.

송가인 팬클럽의 총공 독려 이미지

세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스타만이 아니다. 팬 활동(덕질)에 필요한 IT서비스도 달라진다. 문자 투표와 인터넷 홍보 활동으로 아이돌 연습생을 스타로 만들어주기도 하고, 인기가 없던 무명의 걸그룹도 유튜브 '직캠'으로 새로운 스타로 부상하기도 한다.


'온라인 탑골공원'이여, 응답하라 19997


그렇다면 과거에는 어떻게 팬 활동을 했고, 요즘 팬이 된다면 어떤 것이 필요한지 간단히 알아보자.


90년대 말 아이돌 팬클럽 활동을 잘 보여주는 드라마가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서막을 알린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7'다. '응칠(응답하라 1997)'은 'HOT'를 좋아하는 소녀팬이 주인공이다.

응답하라 1997 포스터

HOT는 1996년 데뷔곡 '전사의 후예'가 담긴 1집 앨범 'We Hate All Kinds Of Violence'로 한국 사회에 신드롬적 인기를 불러일으킨다. 이듬해 HOT의 라이벌 젝스키스가 1집 '학원별곡'으로 데뷔하면서 바야흐로 본격적인 아이돌 시대의 서막이 열린다. 드라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지금 음원 사이트를 두고 '스밍'하듯이 전화투표를 통해 오빠들을 '응원'하는 문화의 출발이다.


음성사서함·PC통신으로 정보 교류 '그땐 그랬지'


'응칠'에 등장하듯이 그때는 삐삐(무선호출기)가 지금의 휴대폰처럼 대중화된 시기다. 1983년에 등장했던 무선호출기는 10여 년 만에 학생들도 이용하는 대표적 통신기기가 됐다.


당시 송신은 안되고 수신만 되는 무선호출기를 이용하기 위해선 전화기가 필요했다. 고등학생인 주인공들은 친구들과 삐삐와 음성사서함을 연락한다. 8282, 1004 등 암호 같은 삐삐 숫자들이 유행하기도 했다.

당시 무선호출기 선전에 등장한 HOT

드라마 속 HOT를 좋아하는 주인공은 쉬는 시간이면 매점에 비치된 공중전화로 팬클럽 음성사서함을 확인했다. 한 사람이 음성 사서함을 통해 녹음된 목소리로 방송사 스케줄이나 음반 발매 일정 같은 공지를 듣고서는 주변 친구들에게 이를 전달해줬다.


그리고 음악을 듣기 위해선 지금의 스마트폰 대신 휴대용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나 CD 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었다. 라디오나 TV에 출연한 연예인의 방송을 카세트테이프와 비디오테이프(VHS)에 녹화해 돌려보았다. 소중한 기록을 담은 테이프 위에 다른 방송을 잘못 녹화하거나 예약 녹화 설정을 잘못해 속상해하던 기억이 함께 떠오른다.

드라마 OST패키지(CD+DVD)를 VHS 모양 패키지로 내기도 했다 (출처: YES24)

밤에는 PC통신에 접속해 '오빠들'의 소식을 나눈다. 그때는 천리안, 나우누리, 하이텔 등 PC통신을 기반으로 팬클럽이 만들어졌다. 실제로 PC통신사마다 만들어진 팬클럽이 사실상 10~20대 팬들의 주요 활동 거점이었다.


초고속 인터넷이 집집마다 보급된 것은 1998년이었다. 그 이전에 가정에선 일반 전화망을 통해 PC통신에 접속해야 했다. 사진 하나 다운로드하는 데 수십 분이 걸리고, 조금 긴 영상이라면 밤새 걸렸다. 오빠들의 활동은 주로 '구전설화'처럼 텍스트 후기로 전달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여기까지가 세기말 팬클럽 활동이다.


유튜브 '온라인 탑골공원(옛날 음악 프로그램 다시보기)'에 모이는 3040 세대들의 세기말 팬 활동은 대개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송가인과 방탄소년단이 함께 활동하는 2020년의 '팬 활동(덕질)'은 어떻게 이뤄질까?

KBS가 '온라인 탑골공원 원조'라고 주장하면서 만든 포스터

팬 활동도 다른 모든 활동처럼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 기반으로 바뀌었다. 만약 국내 스타에게 '입덕'했다면 개인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에 소속사나 스타가 운영하는 공식 계정이 있는지부터 확인해보자.


위기의 SNS 서비스도 되살린 KPOP 글로벌 팬덤


2006년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트위터는 웹에서 가벼운 잡담이나 정보를 빠르게 공유(리트윗)하면서 사용자를 늘렸다. 하지만 140자에 제한된 메시지라는 한계와 후발주자 서비스들에 밀려 사용자 감소세와 경영난이란 위기를 맞기도 했다.


위기의 트위터를 살린 것은 2010년대 후반 들어 글로벌로 커지게 된 '팬덤' 문화다. 관심사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정보를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트위터 특성이 트렌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최근의 팬덤 문화와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가장 많이 언급된 케이팝 스타 트위터 계정(출처: 트위터)

현재 케이팝 아이돌 소속사 대부분이 트위터를 통해 음반 발매 및 공식 스케줄 관련 가장 빠른 소식을 전달하고 있다. 트위터는 실명 기반의 페이스북보다 익명으로 빠르고 간편하게 교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해시(#)투표 등을 통해 아티스트에 대한 응원을 보낼 수 있는 것도 트위터의 대표적 문화 중 하나다.


특히 '방탄소년단(@BTS_twt)' 계정은 2017, 2018, 2019년 3년 연속 전세계 트위터 이용자가 가장 많이 언급한 계정 1위로 꼽혔다. 트위터에 따르면 미국 가수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의 ‘배드 가이(Bad guy)’에 맞춰 춤을 추는 방탄소년단 정국의 모습이 담긴 19초 분량의 영상 트윗은 2019년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리트윗과 '마음에 들어요'를 받기도 했다.

21세기는 영상의 시대, 들리는 음악만큼이나 보이는 음악도 중요하다. 송가인을 보기 위해 어르신들도 필수적으로 다운로드했다는 앱 유튜브가 필요하다.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반응을 얻게 된 것도 이러한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영향력도 크다.


유튜브는 한국어 장벽이 높은 한국 외 팬들에게 영어로 된 가사와 자막을 제공하거나 리액션, 해설 영상 등 풍부한 2차 콘텐츠의 장이 됐다. 최근 유튜브의 높은 조회수는 디지털 음원 순위 차트만큼이나 중요해져 팬들의 주요 '스밍' 리스트에 들어가기도 한다.


글로벌 무기가 된 '아이돌 영상 스트리밍'


네이버의 브이(v)라이브도 케이팝 팬이라면 필수적으로 다운로드해야 하는 앱이다. 브이 라이브는 실시간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다. 하지만 유튜브처럼 모든 사람들을 위해 제공되는 영상 플랫폼은 아니다. 연예인 라이브 방송 서비스라는 캐치프레이즈만큼이나 대부분의 한국 아이돌스타들이 팬들과 라이브로 소통하고 싶을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최근 이 동영상 서비스를 해외 시장 개척의 무기 중 하나로 삼았다. 한류 열풍이 높은 동남아시아의 젊은 이용자층이 주요 타깃이다.

네이버는 브이라이브로 동남아 등지에도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출처: 네이버)

연예인마다 브이앱 전용 예능 등의 전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곳도 많아 팬들에게는 덕질 콘텐츠의 보고와 같은 곳이다. 최근에는 해외 콘서트 생중계 등으로 콘텐츠 스트리밍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커뮤니티로 자리 잡아온 대형 인터넷 사이트들도 이른바 덕질 관련 자세한 정보를 나누는 주요 거점으로 꼽힌다. 다음과 네이버 카페, 디시인사이드 등 남녀를 불문하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팬들도 모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오래된 커뮤니티 사이트 등은 대체로 가입이 까다롭고 등급에 따라 글쓰기 권한 등을 주는 곳이 많아 활동이 쉽지는 않다. 커뮤니티 사이트 연식이 오래될수록 '닥눈삼(닥치고 눈팅 삼개월)'을 요구하는 곳이 많으니 이러한 문화를 잘 살피고 가입해야 한다.

다음카페는 폐쇄적 운영이 가능해 팬클럽의 성지로 불린다 (출처: 다음)

난이도를 조금 올리면, 국내 이용자들에게 낯선 외국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사운드 클라우드라는 앱이 있다. 사운드클라우드는 유럽 기반의 음악 유통 플랫폼이다. 아마추어부터 프로 뮤지션이 무료 공개곡을 올린다. 국내에서도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커버 곡이나 자작곡을 올리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있다.


사운드클라우드는 음원 사이트와 달리 순위도 없고, 공짜로 팬들을 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셈이다. 단, 이용 방법이 기존 음원 사이트와 달라 적응하는 데 별도의 노력과 가이드가 필요하다.

사운드클라우드 음원 사이트 모습 (출처: 사운드클라우드 사이트 갈무리)

스밍이나 총공 같은 단어만 보고 어떤 뜻을 의미하는지 고개를 갸웃하는 게 비단 5060 세대만은 아닐 것이다. LP, 카세트테이프, CD를 넘어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스밍)으로 음악을 듣는 이른바 '늦덕'들이 늘어났다. 한편에선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엄마, 아빠가 듣던 LP를 오래된 음반가게를 찾아가 듣는 젊은 세대도 있다.


팬덤, IT기술로 세대와 국적 넘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열풍에 앞서 '케이팝(K-POP)'열풍이 먼저 있었다. 한국어를 모르지만 인터넷 통역기를 돌려 가사를 이해하고 유튜브를 통해 스타의 모든 활동을 찾아보는 해외 팬들이 있다. 젊은 시절 영어 단어사전을 찾아가며 빌보드 가수들의 노랫말을 읽었던 것처럼, 구글을 이용해 한국 가수의 말과 생각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해외 케이팝 팬덤도 생겨났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팬이 되는 데 세대와 국적이 더 이상 장벽이 되지 않는 시대다. 핑클을 좋아하던 마음이 블랙핑크를 좋아하는 마음과 어떻게 다를까. 송가인을 듣는데 테이프면 어떻고, 유튜브면 어떻겠는가. 종이에 팬레터를 쓰는 시대에서 PC통신을 지나 트위터의 시대까지, 스타를 좋아하는 팬의 마음은 시대나 매체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는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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