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양자암호 기술 활용해 게놈 데이터 전송 성공
궁극의 암호기술로 불리는 '양자암호'가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일본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4일(현지시간) 도시바가 세계 최초로 게놈 염기서열 데이터를 양자암호 통신기술을 이용해 전송하는 실증 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양자암호화 방식의 상업적 활용을 위한 중대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개인 게놈 데이터는 일본에서는 법에 따라 엄격하게 보호되는 개인정보로 취급된다. 게놈 데이터를 옮길 때는 지문 스캐너가 달린 생체 인식 하드 드라이브를 통해 물리적으로 운반되는 등 비용과 시간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를 양자 암호화를 통해 광섬유 케이블을 통해 전송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실증 실험에는 도시바와 도호쿠대학 메디컬 기구가 협력해 데이터 전송이 이뤄졌다.
총 24명에게 수집한 이 정보는 작년 여름 시험 중 대학과 회사 사이 케이블을 통해 약 7km를 이동해 전송됐다. 전송된 게놈 데이터양은 약 영화 10여 편에 해당하는 500~700기가 바이트 상당이다. 전체 게놈 데이터 전송에는 채 2분이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시바와 도후쿠대는 그동안 양자암호 통신기술이 실증 실험된 적은 많았지만, 이처럼 게놈처럼 높은 보안이 요구되는 데이터를 대용량으로 전송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금융 등의 분야에서 양자암호 방식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바가 개발한 전용 장비를 도입해 이번 테스트에서는 빛을 전달하는 입자인 '광자'를 사용해 암호화된 데이터와 암호 해독에 필요한 키를 모두 전송했다.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읽으려는 시도는 광자의 상태를 변화시켜 키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기술이다. 이에 따라 안전성이 필수적인 의료, 금융 등의 사업 분야에서 정보 유출 위협을 없앨 것으로 기대했다.
보도에 따르면 절대온도 0도(-273.15℃)에 가까운 온도를 요구하는 기존 양자 컴퓨팅 기술과 달리 도시바의 암호화 장비는 상온에서 작동할 수 있다.
현재 양자암호 통신 기술에서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것은 '전송 거리'의 문제이다. 대용량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전송 거리가 7km에 불과해 이 거리를 늘릴 경우 전송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앞으로 거리를 늘려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 2015년 앞으로 5년 이내 양자암호 통신기술의 상용화를 목표로 내건 바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실증 실험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냐는 일본 미디어에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비즈니스 단계는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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