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교정술 끝판왕? '스마일 라식' 뭐가 다르길래

조회수 2019. 12. 19. 0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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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선명하게 보고 싶은 건 모든 사람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모니터 등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눈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안경을 쓰는 사람도 많다. 한편으론 안경의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거나 외적 요소를 고려, 시력 교정술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술 발전에 따라 시력 교정술도 점차 진보하고 있다. 1980년대 1세대 시력 교정술이라 불리는 엑시머 수술 이후 오늘날 수술 후 다음날이면 회복할 수 있는 스마일 라식까지 도달했다. 보다 간편하고 안전한, 그리고 빠른 회복이 가능한 시력 교정술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는 지금, 시력 교정술은 언제 시작해서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봤다.

시력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는 고대 그리스 때부터 있었다. 그리스인들은 물체를 크게 보기 위해 물이든 유리 공이나 보석을 사용했다고 한다. 안경의 탄생은 1286년이다.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졌다. 여기까지는 단순한 보조 도구를 이용한 방식이다. 시력 자체를 개선하는 건 아니다. 

진정한 시력 교정술 기원은 1746년에서 찾을 수 있다. 네덜란드 의학자인 헤르만 부르하버가 1746년 고도 근시에서 수정체를 제거하는 수술을 생각했다. 1772년 자닌이 수정체를 적출 후 근시에서 원시로 변화하는 방법을 고안한 바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1850년대 스프링을 박은 봉(Spring-loaded mallet)이 발명됐다. 각막을 평평하게 만들어 근시 치료에 사용했다. 독일의 안과 의사 폰 그라페는 1850년 각막 윤부를 자르는 방법을 백내장 수술에 사용했다. 이때 난시가 발생하는 원리를 알게 됐다. 이 사실을 토대로 1895년 파베르가 난시를 치료하는데 각막 절개술을 사용했다.

20세기 들어 시력 교정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다. 1930년대부터 60년대 사이에는 전·후 각막 절개술이 개발, 사용됐다. 1970년 러시아 스비야토슬라브 효도로프가 현대적 전부 방사상 각막절개술(RK)을 개발했다. 1980년대 엑시머 레이저 수술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인 현대 시력 교정술의 시대를 열었다. 

엑시머 레이저는 KrF, XeCl 등 엑시머라고 불리는 분자를 이용한 기체 레이저다. 단파장의 고출력 레이저다. 엑시머 레이저를 이용하는 1세대 시력 교정술인 라섹(PRK, Photorefractive Keratectomy/LASEK, Laser Assisted Sub-Epithelial Keratectomy)은 1980년 중반 처음 소개됐다.

눈이 잘 안 보이는 건 상이 망막에 제대로 맺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각막이 손상돼 빛의 굴절 각도가 바뀌기 때문에 발생한다. 상이 망막 앞이나 뒤에 맺혀 흐릿하게 보인다. 시력 교정술은 이 각막을 깎아내 굴절 각도를 수정, 상이 정확하게 맺히도록 한다.

라섹(PRK)은 각막 표면을 절삭한다. 각막 표층을 수기 혹은 엑시머 레이저로 제거한다. 엑시머 레이저로 각막 조직을 재형성, 굴절 오차를 수정한다. 각막의 겉 부분인 각막 상피를 제거해 상피 아래에 있는 각막 실질을 깎아 시력을 교정하는 방식이다. 각막 절편(뚜껑)을 만들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라섹 수술 원리

1990년에 2세대 시력 교정술 라식 수술이 개발됐다. 그리스 팔리카리스 교수의 성과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레이저 시력 교정술이기도 하다.

라식이 라섹과 구분되는 건 각막 절편이다. 라식은 각막 상피를 제거하지 않고 얇은 뚜껑을 만든다. 이게 각막 절편이다. 물론 각막 절편은 각막에 붙어 있다. 레이저로 각막 상피를 얇게 떠내 뚜껑을 만들고, 뒤로 접어 안쪽에 있는 각막 실질을 노출시킨다. 각막 실질을 레이저로 교정하고 다시 각막 절편을 덮는다.

라식 수술 원리

라섹과 라식을 1세대와 2세대로 구분하지만,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라섹은 라식보다 회복 기간이 길다. 각막 상피를 제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리적 충격에 강하고 수술 후 교정시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안구 건조증이 있거나 과격한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라식은 통증이 라섹보다 적다. 회복이 무척 빠르다. 각막 상피가 남아 있기 때문에 재수술이나 추가 교정 수술이 필요한 사람이 재수술할 때 용이하다. 그러나 각막 절편을 떠내야 하기 때문에 각막이 얇거나 균일하지 않은 사람은 수술이 힘들다. 

라섹과 라식의 장점을 한데 모은 것이 3세대 스마일 라식이다. 스마일 라식은 2006년 독일 월터 세쿤도 박사가 미국안과학회를 통해 처음 발표했다. 독일 광학회사인 자이스가 비쥬맥스(VisuMax) 펨토초 레이저 장비를 개발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250만 안의 스마일 라식이 집도 되었다.

스마일 라식 원리

라식이 각막 상피를 20mm 정도 절개해 각막 절편을 만드는데 반해 스마일 라식은 2~4mm정도만 절개한다. 각막 절편을 따로 만들지 않고 펨토초 레이저로 교정 양만큼 생성한 각막 실질 조각만을 제거해 굴절 오차를 교정한다.

스마일 라식은 기존 라식보다 10분의 1 정도의 각막 표면을 절개하기 때문에 회복이 매우 빠르다. 보통 수술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1주일이 지나면 운동도 할 수 있다. 각막 절편을 만들지 않아 그에 따른 혼탁 현상도 나타나지 않는다. 자이스의 스마일 라식 공동 개발자인 마크 비숍 박사는 "각막 상피 손상은 각막 신경 손상으로 이어지는데, 신경이 손상되면 눈물 분비 기능이 떨어진다"면서 "스마일 라식은 각막 손상을 최소화해 치유 과정의 일부인 염증 반응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소 절개하기 때문에 신경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안구 건조증이 잘 발생하지 않는 이유다. 

스마일 라식의 이러한 강점은 펨토초 레이저 덕분이다. 펨토초는 1000조분의 1초다. 펨토초 레이저는 레이저를 1000조분의 1초 수준의 미시적 단위까지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빛은 1초에 30만 km를 갈 수 있지만, 펨토초는 1초에 움직일 수 있는 거리는 매우 짧다. 100펨토초 동안 빛이 진행하더라도 머리카락 굵기를 통과하지 못한다.

펨토초 레이저 원리

이러한 극단적인 미세 레이저 제어 기술이 스마일 라식의 핵심이다. 펨토초 레이저의 기술 원리를 발명한 제라드 무루(Gérard Albert Mourou)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대학교수와 도나 스트릭랜드(Donna Theo Strickland) 캐나다 워털루 대학교수는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기도 했다.

이들이 개발한 처프 펄스 증폭(CPA, Chirp Pulse Amplification) 기술은 기존 증폭기 손상을 야기했던 고출력 레이저의 문제점을 해결, 펄스폭이 펨토초에 불과한 극초단 고출력 레이저의 근간이 됐다. 살아있는 세포에도 정밀하고 미세한 구멍을 뚫을 수 있게 됐다. 바로 펨토초 레이저다.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처프 펄스 증폭(CPA)이 인류에 기여한 대표적인 사례로 스마일 라식을 직접 언급했다.

여기에 자이스는 독자적인 스캐너 기술도 적용했다. 펨토초 레이저를 스마일 라식 수술에 적용하기 위해 초정밀 위치를 잡아주는 역할이다. 비숍 박사는 "펨토초 레이저를 원하는 3차원 위치에 쏘아야 하는데, 초당 50만번 레이저를 발사하는 스마일 라식 특성상 100만분의 2초(2마이크로초) 안에 레이저 위치를 결정해야한다"면서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정밀도로 위치를 잡아주는 것이 자이스 스캐너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근시 환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거의 40%가 스마일 라식을 알고 있다고 답하였고, 선호하는 시력 교정술로 약 50%의 설문자가 스마일을 택했다. 현재 세계적으로는 70여개국 1,000여 개 안과에서 스마일 라식 수술을 한다. 수술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250만 안, 국내에서 45만 정도로 보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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