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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기술] 지뢰를 제거하는 커다란 공 '마인 카폰'

조회수 2019. 12. 6.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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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수드 하사니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에서 태어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뢰가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라다. 40여 년 동안 내전과 전쟁으로 인한 고통이, 지뢰 때문에 현재 진행형이 되었다.

출처: 국제적십자위원회

한때는 하루 평균 25명의 지뢰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했고, 지금도 피해자가 끊이질 않는다. 매설된 지뢰의 정확한 수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어린이들이 사고로 다리를 잃는 경우가 많다. 마수드 하사니는 지뢰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자라왔다. 그의 아버지도 지뢰로 사망했다고 한다.

2009년 그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바로 지뢰 제거다. 하지만 지뢰 제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뢰는 묻어 놓으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군이나 국제기구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추진하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지뢰 하나를 제거하는 비용은 1200달러 정도다.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지뢰를 제거하고자 했던 마수드 하사니는 '마인 카폰'이라는 것을 고안했다. 마인(Mine)은 지뢰를 뜻한다. 카폰(Kafon)은 아프가니스탄 말로 '폭발'이다. 마인 카폰은 거대한 공 모양으로 '마인 카폰 볼'이라고도 한다. 간단히 보자면 커다란 공이 굴러다니면서 지뢰를 밟고 터트리는 방식이다.


마인 카폰의 중심부는 여러 개의 막대를 꽂을 수 있는 구형이다. 여기에 중심부에는 GPS가 장착돼 있다. 이 구 장치에 대나무로 만든 다리를 꽂는다. 그리고 가장 밖에는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고무 등 소재로 만든 원판을 장착한다.

대나무를 활용하고, 플라스틱, 고무 등을 이용해 제작비가 매우 저렴하다. 하나 만드는데 50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이다. 마인 카폰은 지뢰가 매설됐다고 예상 지점에 놓아두면 된다. 가볍기 때문에 바람에 밀려 움직이면서 지뢰를 밟고 폭파시킨다. 마수드 하사니는 "바람이 많이 부는 아프가니스탄 특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어릴 때 가지고 놀던 바람에 날리는 공 모양 장난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마인 카폰이 지뢰를 밟으면 대나무 다리 4~5개가 한 번에 부러진다. 구르다 보면 점점 다리가 없어진다. 마수드 하사니가 설명한 바로는 마인 카폰 하나로 최대 4개의 지뢰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GPS로 마인 카폰이 이동한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 지뢰가 없는 안전한 '길'이 있는 지도를 그릴 수 있게 됐다.

저렴한 가격, 대나무와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 간단한 제조 방식과 독특한 디자인으로 마인 카폰 이야기는 순식간에 세계로 뻗어나갔다. 심미성을 인정받아 세계의 유명 갤러리와 박물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마수드 하사니는 2013년 킥스타터에서 수억원의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하기도 했다. 2015년 마인 카폰 재단을 만들기도 했다. 마인 카폰 아이디어를 채용한 네버 마인이라는 게임도 등장했다.

물론 마인 카폰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구형이다 보니 땅과 닿는 면적이 좁다. 지뢰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뢰를 밟기 힘들다는 의미다. 그래서 마수드 하사니는 원통형 마인 카폰을 고안하기도 했다.

현재 마수드 하사니는 드론을 활용한 지뢰 제거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로봇팔이 달린 드론으로 소형 폭발물을 들고 지뢰 매설 예상지역에 옮겨놓는다. 폭발물을 투척한 뒤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터트리는 방식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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