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쓱했던 테슬라 전기트럭 시연..깨진 방탄유리 말이 되나?

조회수 2019. 12. 6.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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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ource:tesla)
테슬라의 첫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주 호손 테슬라 디자인 스튜디오에서 첫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Cybertruck)'을 최근 공개했다. 전에 없던 독특한 미래형 디자인은 단숨에 사람들의 마음을 훔쳤다.


사이버트럭의 장점으로 내세운 것은 견고함이다. 테슬라는 스테인리스 합금을 이용해 차량 외벽을 만들어 날아오는 총탄에도 견딜 수 있으며 찌그러짐, 손상, 부식에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창문도 방탄유리로 제작했다.

테슬라의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Franz von Holzhausen)은 사이버트럭이 얼마나 단단한지 알려주기 위해 연단에 올랐다. 프란츠는 커다란 망치를 들고 차문을 강하게 때리는 모습을 연출하며 차문이 멀쩡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방탄유리도 확인이 필요했다. 프란츠는 금속공을 손에 들고 방탄유리를 향해 공을 던졌다. 그러나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민망한 일이 일어난다. 금속공을 맞은 방탄유리가 그만 깨지고 말았다. 

스튜디오 안에는 어색한 공기가 흘렀다. 프란츠와 옆에 있던 일런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뒷문 방탄유리에 한 번 더 금속공을 던져보지만, 역시나 깨진다. 안 하니만 못한 상황이 된 것. 혼다의 2족보행 로봇 '아시모(ASIMO)'가 계단 아래로 자빠지고 '티맥스OS' 발표회에서 프로그램이 다운된 일들이 함께 스쳐 지나간다. 애써 태연 하려 했던 머스크는 한동안 창문 깨진 자동차를 등 뒤에 두고 설명을 이어가야 했다.


평소 같았으면 테슬라의 기술력과 상상력에 보내는 찬사가 적지 않았겠지만 아쉽게도 이날은 깨져버린 방탄유리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출처: (source:The Next Web)

행사가 끝나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당시 상황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내구성을 증명하려 망치로 차문을 쳤을 때 방탄유리에 금이 갔고 금속공을 던지자 방탄유리가 깨지고 말았다"라고 설명했다. 차문을 너무 힘껏 때린 것이 화근이 됐던 모양이다. 행사를 열기 전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방탄유리가 깨지지 않고 금속공을 튕겨내는 영상도 공개했다. 궁금증은 어느 정도 풀렸지만, 망치로 때리지 않았던 뒷문 방탄유리가 깨진 것에는 의문이 남는다.


한편, 방탄유리가 깨졌다는 보도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방탄유리가 '깨진다'와 '안 깨진다' 두 쪽으로 나뉘기도 했다. 어떤 것이 맞는 걸까?

먼저 방탄유리를 어떻게 만드는지 살펴보자. 충격에 강해야 하니 무작정 두껍게 만들면 될까? 그렇지 않다. 유리를 두껍게 제작할수록 시야 확보가 어려워져 유리가 가지는 특성이 무의미해진다. 유리를 통한 가시성을 확보하면서도 외부 충격은 막아내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면 일정한 두께를 넘지 않고 견고해야 한다.

그래서 유리와 유리 사이에 관통 방지필름을 삽입하고 이를 고온·고압에서 압축시켜 방탄유리를 만든다. 관통 방지필름은 방탄유리의 핵심이다. 필름은 폴리카보네이트나 폴리에틸렌 등 특수 소재를 이용해 제작하는데 쉽게 뚫리지 않고 늘어나는 성질을 가진다. 예를 들어 총알이 방탄유리를 뚫고 들어가 관통 방지필름을 만나면 함께 회전하게 된다. 이때 필름이 늘어나면서 총알의 회전력은 감소하고 접착제는 충격을 완화한다. 필름은 깨진 유리 파편이 튀는 것도 막아준다.


그렇다고 관통 방지필름이 영구적이지는 않다. 보통 3회 이상의 총격이 가해지면 필름에 변형이 생겨 더는 견디기 힘들어진다. 몇 번은 총알을 튕겨낼 수도 있겠으나 같은 부분에 여러 차례 충격을 주면 결국 뚫리고 만다. 이런 점을 비춰보면 사이버트럭에 던진 금속공 한 방에 방탄유리가 깨진 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결국 방탄유리는 깨진다. 물론 방탄유리 등급과 유리에 가하는 힘의 정도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겠지만, 보통의 방탄유리라면 언젠가는 깨지고 만다.


방탄유리의 임무는 딱 거기까지다. 모든 과정을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최초의 공격을 막아내고 이를 인지한 즉시 도피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목적이다.


테슬라는 웃지 못할 시연을 보여주고도 사이버트럭 사전 예약이 20만대를 돌파하면서 한시름 놓게 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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