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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아마추어 6명이 세계와 지진파 정보 공유한다

조회수 2019. 12. 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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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러나 당신이 원하는 건 알 거 같다

만약 당신을 찾는다면,

칭찬해줄 것이다.

일반인이 지진파 정보를 아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정 기관이나 연구소, 대학 등에서는 직접 지진파를 관측하고 이 정보를 파악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접근은 용이하지 않다.

특정 기관은 한정될 수밖에 없다. 지진 관측소를 아무 곳에나 지을 순 없기 때문이다. 예산을 고려해 지진파를 관측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장소를 활용한다. 그런데 만약 집집마다 지진 관측기가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이 지진 관측기가 서로 정보를 공유한다면 어떨까. 정보의 정확도는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지진 발생 시 엉터리 관측 정보로 정부나 연구기관들이 뭇매를 맞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이런 아이디어로 탄생한 기기와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라즈베리 셰이크'다. 라즈베리 파이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영국 라즈베리 파이 재단에서 만든 초소형, 초저가 싱글 보드 컴퓨터다. 1.5Ghz 쿼드코어 CPU에 1GB RAM, 블루투스와 와이파이가 가능하고 USB 포트가 있는 최신형 라즈베리 파이 4도 35달러 밖에 하지 않는다. RAM을 4GB로 올려도 55달러다. 물론 기본 라즈베리 파이 기준이다.

여기에 200달러 안팎의 라즈베리 셰이크 기기를 연결하면 된다. (갑자기 가격이 높아졌지만, 일반 지진 관측기보다 저렴하다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개별 부품을 구매해 직접 조립하면 훨씬 가격이 싸진다. 물론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이미 모든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그냥 와이파이를 잡아주거나 LAN 선을 연결해 인터넷에 접속하면 된다. 라즈베리 셰이크 페이지(https://raspberryshake.org/)에 들어가 로그인하고 기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라즈베리 셰이크 기기에는 지진 감지센서, 멤스 가속도계, 초저주파 음 센서 등이 탑재됐다. 제품마다 장착된 센서가 다르고, 측정할 수 있는 지진파 정보도 차이가 있다. 미세, 혹은 강한 진동의 방향과 세기, 불가청의 초저주파 음 등 지진파 관련 정보를 라즈베리 셰이크 기기로 수집한다.

정보가 수집되면 라즈베리 셰이크 모니터링 시스템에 업로드된다. 라즈베리 셰이크 프로젝트 홈페이지에서 각 라즈베리 셰이크 관측 기기에서 수집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라즈베리 셰이크 기기가 설치된 장소의 땅의 흔들림(지동, Ground Motion)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뷰 페이지에서는 실제 지진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폰 앱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라즈베리 셰이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세계 지도를 보면 어디에 얼마나 많은 라즈베리 셰이크 관측소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어림짐작으로 봐도 수백 개가 되는 듯하다. 북미 지역과 유럽, 동남아시아 지역에 밀집돼 있다. 지도를 확대해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총 6개의 라즈베리 셰이크 관측소가 나타난다.

위에서부터 내려 보면 경기도 고양시에 하나 있다. 충북 단양군 인근에도 2개의 관측소가 보인다. 충남 아산과 대전, 부산에 각각 하나씩 있다. 총 6개가 있다. 단양군에 관측소가 밀집된 것으로 보아 한사람이 2개 기기를 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실제 6개의 라즈베리 셰이크 기기에 대한 정보는 알 수 없다. 지진 관련 정보만 제공된다. 라즈베리 파이 프로젝트를 좋아하는 일반인일 수도 있고, 대학이나 기관에 속한 사람일 수도 있다. 개인 정보는 굳이 알 필요가 없다.

어떤 사람들이든 관계없다. 이 사람들이 현재 글로벌 지진 관측 모니터링 시스템에 일조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일인 것은 분명하다. 아직 국내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 숫자가 적지만,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라즈베리 셰이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보다 정확하고 빠른 지진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집단 지성이 정보의 품질을 향상하는 것과 유사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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