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실크로드'로 인터넷 초강대국 꿈꾸는 중국

조회수 2019. 10. 28.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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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육상, 해상 경제권을 잇는 '일대일로' 사업에 인터넷 인프라를 강화하면서 '디지털 실크로드' 완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가 21일 보도했다.

미중무역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인터넷 생태계 영향력 확대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은 최근 일대일로 사업에 중국 인터넷 생태계를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산업에 제재를 가하자 새로운 돌파구로 사이버공간을 노린다는 분석이다. 8억 명의 인터넷 이용자를 바탕으로 '인터넷 초강대국'의 야망을 전파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제6차 세계인터넷대회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세계인터넷대회는 2014년부터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기구로 불리는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이 주최하는 행사로 사실상 중국 정부의 인터넷 거버넌스 홍보 자리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대표 인터넷 기업을 비롯해 관련 기술자, 학자, 사업가들이 참여한다.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과거 애플, 구글 등의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한 바 있다. 올해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이번 개막식 축사를 통해 "인터넷을 잘 개발하고 사용하고 통제해 인터넷이 인류에게 더 큰 혜택을 줄 수 있게 하는 것이 국제사회의 공통된 책임"이라면서 사이버공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제6회 세계인터넷대회 개막식 모습, 사진 출처: chinadaily.com.cn/Xinhua

중국은 현재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유라시아 지역 인터넷 인프라를 파고 들고 있다. 기존 GPS를 대체하는 중국의 독자적 위성항법 시스템인 '베이더우(BeiDou)'는 지난해 말부터 일대일로 국가 대부분에 적용됐다. 또 화웨이는 캄보디아와 필리핀의 5G 이동통신을 지원하고 있다. 차이나텔레콤은 중국과 파키스탄 사이에 광섬유 케이블을 연결했으며, 차이나모바일은 싱가포르에 첫 해외 데이터 센터를 열었다.


이외에도 알리바바는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파키스탄인을 위한 블록체인 송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징둥닷컴은 인도네시아 물류 체인에 드론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유라시아 개발도상국들은 중국과의 협력에서 상당한 이점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화웨이는 서구 경쟁회사보다 제품이나 서비스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심지어 한 통신사 임원은 일부 국가에선 '중국식 여론 통제(기술)'을 통한 정권 안정에 관심을 보이는 곳도 있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는 얼굴 인식 기술, 전화번호 등록, 인터넷 접속 주소 관리 등을 통해 여론을 검열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소셜미디어에서 공산당을 비판하는 콘텐츠는 삭제되는 등 엄격한 통제가 이뤄진다. 그러나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이 운영하는 전자결제 플랫폼이나 인터넷 서비스 등이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첨단 기술이 검열 수단이 되는 것에 대한 반대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이 길어지면서 보이지 않는 인터넷에서 '패권' 확대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세계인터넷대회 현장에서도 황쿤밍 중국 공산당 중앙 선전부장은 일부 국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들어 다른 국가와 기업에 '사이버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냉전시대식 사고와 제로섬게임은 사이버공간에서의 상호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황쿤밍 부장은 일부 국가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은 앞서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제재 대상으로 올린 바 있다. 또 인권침해 등을 이유로 중국 공공기관과 감시카메라 제조업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중국의 일대일로(The Belt and Road Initiative) 구상은 세계 인구의 60%, GDP의 3분1을 포괄한다. 사진 출처:월드뱅크

시진핑 주석은 2013년 9월 내륙 실크로드 경제권을 연결하는 '일대일로' 구상을 처음 발표했다. 일대일로는 육지 기반의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해상 기반의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계획이다. 이 지역의 인프라 연계는 물론 통상, 산업, 지역개발까지 아우르는 중국의 대외 경제 그랜드 플랜으로 불린다.


중국은 유라시아 지역 내 도로, 철도, 항구, 에너지 분야 프로젝트를 직접 지원하고, 인프라 및 물류 연계에서 출발해 정책, 통상, 자금, 문화, 인적 교류까지 확대하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명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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