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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가 홍콩 프로게이머 우승 상금 몰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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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이윤은 창출하기 위한 조직이다. 수익을 얻는다는 건 기업의 절대적 과제이자, 존재 가치이기도 하다. 즉 돈을 벌어야 한다. 그러나 기업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다. 만약 수익 창출이라는 기업의 제1 가치가 다른 정치·사회·문화적 가치와 충돌한다면 어떻게 될까. 기업은 최상위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른 가치를 포기할 수 있을까.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런 난제가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과 게임 업체의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다. 원인 제공자는 중국이다.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다. IT와 게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시장을 얻으면 기업은 수익창출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향해 끊임없이 구애의 몸짓을 취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특히 중국 시장은 정부의 입김이 강하다. 중국 정부 정책에 반하거나 입맛에 맞지 않는 행동, 사업을 펼칠 경우 눈 밖에 나기 쉽다. 기존에 공들인 노력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중국 시장에서 퇴출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등으로 유명한 글로벌 게임사 '블리자드'의 최근 행동도 중국 정부의 눈밖에 나지 않으려는 시도이자 중국 시장을 잃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을까.

최근 외신에 따르면, 블리자드는 홍콩 출신 프로 게이머 청응와이(활동명 블리츠 청)의 하스스톤 게임 대회 출전 자격을 1년간 박탈했다. 그가 획득한 대회 상금도 몰수하는 등 징계를 내렸다. 청 선수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청 선수는 6일 한국인 선수 장현재와 경기 후 승리 인터뷰 자리에 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가스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그는 "홍콩에 자유를 달라. 이는 우리 시대의 혁명"이라며 반중국 홍콩 시위대의 구호를 외쳤다. 중계진은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가리는 등 청 선수의 발언과 관계없다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는 "대회 규정 6조 1항에 따르면, 블리자드 또는 하스스톤을 대변하지 않는 개인행동을 금지한다고 규정됐다"면서 "이는 공공 갈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블리자드의 이미지도 훼손할 수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규정 위반에 따라 블리츠 청의 대회 상금과 1년간 블리자드 대회 출전 권한을 모두 박탈한다"라고 전했다. 청 선수의 인터뷰를 진행했다가 고개를 숙인 중계진 2명도 즉각 해고됐다.

블리자드 조치에 수많은 게이머들이 블리자드 불매 운동에 나섰다. 소셜미디어에서는 #Blizzardboycott(블리자드 불매) 해시태그와 함께 블리자드 게임을 삭제하는 사진 등이 게재되고 있다. 블리자드가 중국 공산당에 밉보이지 않기 위해 홍콩 시위대 지지 발언을 한 청 선수를 제재했다는 주장이다. 게임 인플루언서이자 전 블리자드 개발자인 마크 컨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블리자드는 선수와 돈을 맞바꿨다"면서 "게임에서 정치를 배제하겠다더니 중국 공산당에 충성을 바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블리자드 행동은 분명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 돈(차이나 머니)을 벌겠다는 목적 때문에 홍콩 민주주의를 외면하는 가치 간 충돌이 발생한 건 분명하다. 차이나 머니를 얻기 위해 블리자드가 포기한 가치에 중국 외 다른 시장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유사한 사건이 앞서 구글과 애플에게도 있었다. 구글은 중국 정부의 검열 정책에 맞춘 검색 엔진을 개발하다 포기한 적 있다. 중국은 민주주의와 소수민족 등 공산당 정권 유지에 해가 되는 검색어를 금지한다. 구글이 중국 시장 장벽을 뚫지 못한 이유기도 하다. 이에 구글은 중국 검열 정책에 맞춰 특정 검색어를 배제한 검색 엔진 개발 프로젝트 '드래곤 플라이'를 가동했다. 중국에서는 환영받았지만, 해외에서는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구글 내부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구글은 지난 7월 공식적으로 드래곤 플라이 프로젝트가 폐기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최근 iOS 13.1 업데이트를 하면서 아이폰에서 대만 국기 이모티콘을 삭제했다. 홍콩과 마카오의 아이폰이 대상이다. 최근 홍콩 시위가 격화되면서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의 견제 전략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애플은 이미 2017년부터 중국 본토에서 사용되는 아이폰에서 대만 국기 이모티콘을 삭제했다.

구글과 애플은 서비스 거점과 제품 생산 시설을 중국 밖으로 이전하는 '탈 중국' 전략도 함께 구사하고 있다. 중국 규제에 따라 사업 확장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그러나 중국 시장을 배제하고는 세계 시장을 제패하기 어렵다는 인식은 확고한 듯하다. 수익 창출을 위해 중국 입맛에 사업 방향을 수정하고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 등 기본적 가치를 포기하는 글로벌 기업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업데이트----------


사태가 확산되자 블리자드는 청 선수의 출전 정지 기간을 1년에서 6개월로 줄였다. 몰수했던 우승 상금도 돌려주기로 했다. 블리자드는 "우리는 잠시 멈춰서서 사용자들 얘기에 귀 기울이고 더 잘할 수는 없었는지 숙고했다"면서 "뒤돌아보니 처리 절차가 부적절했고 너무 서둘러 결정했다"고 사과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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