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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을 누구보다 고대하는 '마크 저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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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는 세계적인 관심사다. 미국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최고결정권자인 대통령 성향에 따라 세계정세가 뒤바뀔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 자리에 앉게 되자 세계는 보호무역주의라는 블랙홀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 변화 등 한반도 정세에도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경우 글로벌 역학 지도를 흔드는 사람이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 활약하는 세계 최고 수준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트위터 이미지를 합성한 그림.

출처[사진 IB타임즈]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미국 대통령을 뽑는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2020년 11월 3일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할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경쟁자인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될지 판가름 난다. 대선이 1년 넘게 남았지만, 미국 내에서는 이 권좌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사전 승부가 전개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영향력도 문제거니와, 미국 내에서는 누구 편에 서느냐가 향후 자신의 생존과 미래를 가를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 1번지로 불리는 미국 월스트리트는 트럼프의 재선을 내심 기대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미 경제방송 CNBC는 민주당을 지지하며 고액의 정치 기부를 해온 익명의 월스트리트 기부자 다수를 인용,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메사추세츠)이 민주당의 내년 대선 후보가 될 경우 트럼프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월가의 고위직이 워런의 (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보도도 등장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


하버드 대 교수 출신으로, 201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월스트리트 개혁을 위해 만든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특보였던 워런 의원의 행보를 보면 월스트리트의 반응도 이해는 간다. 워런 의원은 월가 개혁. 대기업 증세, 부유세 도입을 자신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금융을 대표하는 월스트리트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것이 뻔하다. 그러나 워런은 이러한 반응에도 "(CNBC 보도의) 익명 인용문은 두렵지 않고, 부유한 기부자들이 대선 과정을 살 수도 없다"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크고 구조적인 변화를 위해 싸우는데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월스트리트에 대한 칼날을 내세웠다.

이러한 워런 의원의 행보가 마뜩잖은 사람이 또 있다. 바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다. 최근 미국 IT 매체 더버지가 저커버그와 직원이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그의 '줄서기'는 보다 명확해졌다. 녹취록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만약 그(워런 의원)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는 법적 도전을 맞게 될 것이고, 그 도전에 이길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래도 우리한테 끔찍하냐고? 맞다"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간단하게 풀어도 발언 수위는 심각해 보인다. 워런 의원이 대통령이 되는 걸 상상만 해도 끔찍하고, 만약 이것이 현실이 되면 법적 싸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어떤 연유로 저커버그는 차기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를 드러내는 것일까.

워런 의원의 공약을 들여다보면, 저커버그의 반응도 생뚱맞은 것이 아니다. 워런 의원은 미국의 대표적 정보기술(IT) 기업인 페이스북을 포함, 아마존과 구글에게도 철퇴를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거대 IT 공룡의 독점을 통한 시장 지배력으로 소비자에게, 나아가 미국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게 명분이다.

워런 의원은 "미국 주요 테크 기업이 우리 개인 정보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내고, 디지털 생활을 통제하며, 기술 산업에서의 경쟁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대표적 사례로 페이스북을 손꼽고 있다.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 주요 소셜미디어를 인수합병(M&A)를 통해 장악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 자유 경쟁 체제를 가로막는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워런 의원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대 IT 기업의 사업 부문 분할을 예고했다.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연 매출 250억달러를 넘는 기업은 쪼갠다는 게 골자다. 연 매출 9000만~250억달러 규모 기업에게도 '공정 의무'를 부과할 계획이다. 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낮아져야 공정한 경쟁이 발생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혁신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게 워런 의원의 지론이다. 페이스북이 가입자 동의 없이 8700만명의 개인 정보를 유출한 사례도 워런 의원의 주장 핵심 근거로 활용된다.

저커버그 입장에서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 플랫폼 통합을 통한 사업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기업 분할 시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만큼 경쟁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또 워런 의원이 대통령이 된다면 개인 정보 보호 관련 정부로부터의 소송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커버그가 법적 다툼도 불사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워런 의원의 움직임을 '너무 급진적'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기업의 인위적 분할 시 오히려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커버그도 "페이스북이든 구글이든 아마존이든 이들 기업을 해체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그 회사들이 (정부와) 조율하고 협력할 수 없으니까 (외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라고 주장했다. 워런 의원의 반대파들은 대선 승리를 위한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2018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보스턴=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저커버그의 반발과 달리, 워런 의원의 인기 상승세는 거침없다. 한동안 페이스북을 비롯한 '반(反) 워런 진영'은 이 문제를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9월 24일 발표된 퀴니피액대학 전국 단위 여론 조사에서 워런 의원은 2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같은 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미 부대통령을 2% 포인트 차로 앞질렀다. 워런 의원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제친 여론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워런 의원의 지지율이 지속 상승, 민주당 대선 후보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대로 민주당 후보가 워런 의원으로 낙점될 경우, 미 대선 구도는 '트럼프 VS 워런' 형태로 짜지게 된다. 저커버그 입장에서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길 학수고대할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권동준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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