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블프'엔 대란이 없다? 무역 전쟁 또 다른 후폭풍

조회수 2019. 9. 14.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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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추석이 있다면 미국엔 추수감사절이 있다. 먼 나라 명절이 생소하지 않은 것은 아마 '블랙프라이데이' 때문일 것이다. 이날은 대형 가전은 물론 소형 기기, 옷, 신발 등을 대폭 할인하며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직구족의 주요 관심사였다. 하지만 올해는 할인 폭이 예년 같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미중 무역갈등 영향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심화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 여파가 블랙프라이데이에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전자제품이 많은 가운데 이달 1일부터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CTA는 베스트바이 등 미국 주요 유통 업체를 비롯해 애플, LG전자 등 제조업체까지 2000여 개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협회다.

브로닌 플로레스 CTA 대변인은 "당장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을 체감하지 못하겠지만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는 11월쯤에는 가격이 오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정부는 이번 달부터 약 1100억 달러어치(약 133조 원) 중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더 부과를 시작했다. 이 중 소비재는 520억 달러에 달한다. 포함된 제품도 스마트워치, 디지털카메라, 컴퓨터, 리튬 배터리 등 그 종류도 광범위하다.

미국 소비자들에게 관심이 큰 애플 제품도 다량 포함됐다. 에어팟, 애플워치, 아이맥 등 19개 제품이 해당된다. 애플은 큰 타격을 입을 업체 중 하나지만 곧바로 제품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일단 자체 비용으로 감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시행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고민을 담은 입장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돕겠다고 한 소식이 나왔지만 관세를 피할 수는 없었다.

출처: whitehouse.gov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 밖에 미국 기업들도 당장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돌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될 때는 지금의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미 작년부터 부품 등 관세로 100억 달러(약 12조 원) 규모의 비용을 더 지불 한 상황에 관세로 인한 산업계 여파가 클 것이란 해석이다. 블랙프라이데이 판매가 한 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할인 폭을 줄일 수밖에 없는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플로레스 대변인은 "만약 내년 2월 슈퍼볼(프로미식축구 결승전) 게임을 보기 위해 블랙프라이데이에 TV를 살 계획이었다면 곧 가격이 인상될 수도 있다"라며 미국 소비자에게 우려를 전달했다.

미국 정부는 관세 부과 품목을 올해 더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12월 15일에는 지금 포함되지 않은 1150억 달러어치(약 139조 원) 품목에 15% 관세를 부과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콘솔 게임기 등 인기 전자제품이 대거 포함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갈등은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태다. 중국 역시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조치로 관세를 부과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또한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추과 관세 조치를 취한 것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역시 오는 12월 15일 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서까지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미중 무역갈등에 부담이 커진 미국 업체들은 제품 생산을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옮기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매체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주요 납품업체에 중국 생산 물량을 15~30%가량 동남아시아 국가로 옮길 경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평가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구글도 픽셀 스마트폰 생산을 이번 가을부터 베트남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델, 휴렛패커드 등 컴퓨터 업체도 일부 중국 밖으로 생산 이전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창욱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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