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할 권리' 막은 아이폰..미 소비자단체 화났다
전자제품 수리 사이트 아이픽스잇은 애플이 아이폰 배터리를 사설 수리할 경우 기기 설정 내에서 배터리 정보를 보이지 않도록 차단한 사실을 이달 발견했다. 배터리 이상에 관계없이 공식 수리점에서 수리하지 않은 아이폰은 배터리 상태가 정상인지 충전 가능 용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등을 알 수 없게 한 것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에서는 소비자단체의 '수리할 권리' 운동과 맞물려 논란이 일고 있다.
수리할 권리(Right to repair)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더 싸고 쉽게 고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미국 소비자 사이에서는 애플의 새 배터리 정책도 이런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새 배터리 정책이 논란이 되자 성명을 냈다. 안전상 조치였다는 해명이다. 배터리는 전자기기에서 가장 안전해야 하는 부품 중 하나다. 많은 제조사 기기에서 잘못된 배터리 사용으로 화재 등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 맥북 배터리도 리콜한 바 있다.
소비자단체인 미국 공공이익 연구그룹(PIRG)도 "제품 수리를 위해 제조업체로 가져가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면 업체는 소비자에게 무엇이든 부과하게 만들 수 있다"며 "제조사가 기기를 수리하기 보다 새 기기 구입을 유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미국 내 수리할 권리 논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미국 20개 주에서는 수리할 권리 법안을 제출했다. 뉴욕, 워싱턴, 캘리포니아 등에서는 전자기기 제조사가 서드파티 수리업체에도 부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미국 차기 대선후보 사이에서도 해당 제도 정비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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