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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 the myth', 굴러 떨어진 시청률이 다시 올라갈 수 있을까?

조회수 2021. 3. 15. 13: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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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은 국내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 낯선 소재가 아니다. 지난 몇 년 사이 시간을 소재로 한 국내 드라마들이 여럿 방영됐고, 그중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도 있었다. 많은 기대 속에서 등장한 또 한 편의 시간 여행 드라마인 JTBC [시지프스: the myth]는 한껏 높아진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을까?

출처: JTBC

세계적인 기업 퀀텀앤타임 CEO이자 천재 공학자 한태술의 삶은 비행기 추락 사고를 기점으로 180도 뒤바뀐다. 모든 사건은 추락한 비행기의 블랙박스 영상이 담긴 USB에서 시작됐다. 태술은 비행기와 부딪혀 사고를 일으킨 원인을 확인하고 충격에 빠진다. 비행기와 부딪힌 건 커다란 가방 하나와 수년 전 죽은 자신의 형, 한태산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형의 가방에서 발견한 미래가 찍힌 사진으로 가득한 필름 카메라, 자신을 쫓는 의문의 단체들과 미래에서 왔다는 강서해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지만, 태술은 형을 찾기 위해, 그리고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서해와 동행을 시작한다.


[시지프스: the myth]의 세계관과 설정은 ‘신선함’보단 ‘익숙함’에 가깝다. 미래에서 온 구원자는 [터미네이터]를, 자기밖에 모르는 천재 공학자는 [아이언맨]을 떠올리게 한다. 이외에도 포스트 아포칼립스, 타임머신, 비밀 세력의 음모도 이미 수도 없이 봐온 것들이다.

출처: JTBC

이런 익숙함에도 계속 보게 되는 이유는 역시 배우의 힘이다. 조승우와 박신혜를 비롯해 전국환, 성동일, 김병철, 허준석, 태인호 등 모든 출연진이 극에 활기와 무게감을 더한다. 특히 조승우는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천재 공학자의 이면에 형이 죽었다는 자책감과 상처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한태술이라는 복합적인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고, 박신혜 또한 섬세한 감정연기뿐 아니라 [#살아있다]에 이어 어려운 액션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해내며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살린다.


다만 배우를 제외하면 시청자를 붙잡을 만한 요소가 다소 빈약한 게 문제다. 우선 떡밥 회수 타이밍이 아쉽다. ‘태술이 쫓기는 이유는 무엇인가’, ‘태술을 쫓는 이들에게서 왜 필사적임이 느껴지지 않는가’, ‘서해가 태술을 지키려는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등 시청자들이 방송 내내 가졌던 의문들이 6회에서 8회 사이에 풀린다. 드라마에서 초반 기세가 중요하다는 걸 감안하면 상당히 느린 편이다. 물론 그동안 풀어놨던 떡밥을 착실하게 회수한 건 분명 칭찬해야 한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불친절한 서사에 지친 시청자들은 진작에 떠났다는 게 현재 시청률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장르물의 특성상 중도 하차하고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기에 더욱 뼈아프다.


대사와 CG, 연출 등의 디테일이 섬세하지 못하다는 것도 아쉽다. 미투 운동을 단순히 협박용으로 사용하거나 정신과 약을 복용하는 태술을 ‘약쟁이’로 묘사하는 등 귀를 의심하게 만드는 일부 대사, 전반적으로 조악한 CG 퀄리티, 서울 한복판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개미 한 마리 안 보이는 상황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외에도 개연성을 해치거나 몰입을 방해하는 지점들이 여럿 있는데, 아무리 SF 판타지 장르라 해도 현실적이어야 할 순간의 디테일이 미흡하면 맥이 풀릴 수밖에 없다.

출처: JTBC

8회까지 방영된 [시지프스: the myth]는 신화 속 시지프스와 비슷한 처지다. 산 정상까지 열심히 밀고 올라간 바위가 야속하게도 아래로 굴러 떨어졌으니 말이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지금까지의 의문들이 모두 풀린 만큼, 다시 올라가 바위까지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부디 ‘그저 그런’ 시간 여행물로 기억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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