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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 잘생긴 다크히어로의 원맨쇼 그 이상

조회수 2021. 3. 8. 13: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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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가 마피아의 변호사로 돌아왔다.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조합 사이엔 [김과장], [열혈사제] 등 사회비판적 활극을 쓴 박재범 작가가 있다. 여기에 [돈꽃], [왕이 된 남자]로 명성을 쌓은 김희원 감독이 가세했다. 스타 배우, 스타 작가, 스타 연출자가 만든 [빈센조], 과연 기대에 부응할까?

출처: tvN

이탈리아 마피아의 콘실리에리(전담 변호사) 빈센조 까사노는 조직에 배신당하고 한국으로 온다. 목적은 주인을 잃어버린 삼합회의 자금을 빼돌리는 것. 돈을 묻어놓은 금가프라자는 철거를 둘러싸고 바벨 그룹과 상가 입주민이 대치 중이고, 이들 사이엔 약자를 위해 싸우는 법무법인 지푸라기와 바벨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우상이 있다. 빈센조는 바벨건설이 비겁하게 금가프라자를 뺏자 복수를 위해 지푸라기의 홍유찬 변호사를 돕는다. ‘보조’와 ‘지원’에 머물렀던 그의 태도는 4회를 기점으로 바뀐다. 이제 빈센조는 홍유찬의 딸인 홍차영 변호사와 파트너가 되어 마피아의 수단과 방법, 변호사의 수완을 발휘해 바벨과 전면전을 벌인다.


1, 2회를 보고 “이게 재미있어?”라고 생각했다면, 여러분만 그런 건 아니다. 빈센조가 (코로나19 때문에 모두 VFX로 만든) 이탈리아 포도밭을 불태우고 킬러들을 처단할 땐 액션 누아르였는데, 입국과 동시에 강도를 당하거나 제멋대로 물줄기를 내뿜는 샤워기 앞에서 어쩔 줄 모를 땐 대놓고 코미디다. 허름한 금가프라자 아파트에 살면서 이탈리아 명품 슈트 한정판을 입는 것만큼 이질적이다. 하지만 1회 마지막 빈센조가 철거회사 대표를 줄자로 위협하는 순간, 이 드라마에 조금 더 관심을 주고 싶어 진다. [빈센조]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3회부터 전개에 시동을 건다. 진행 속도는 빠르고, 빈센조와 주위 사람들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출처: tvN

[빈센조]는 캐릭터가 끌어가는 드라마다. 빈센조, 홍차영, 금가프라자 사람들, 우상과 바벨 측 인물 모두 간단히 묘사할 수 있을 만큼 개성이 뚜렷하다. 금가프라자 사람들은 따로 봐도 웃기고 모아놓으면 더 웃긴데, 배우들의 연기력이 이를 잘 살린다. 반대편인 우상과 바벨 또한 악의 전형성을 탈피했다. 빈센조-홍차영 듀오와 직접 맞붙는 최명희 변호사는 운동화를 신고 줌바 댄스를 즐기지만 누구보다 독하고 냉정한 사람이다. 김여진은 파마머리와 억센 경남 사투리로 예상을 벗어난 인물을 즐겁게 그려낸다.


첫 주 방송 후 시청자의 반응이 엇갈린 캐릭터도 있었다. 전여빈이 성공에 목마른 변호사인 홍차영의 ‘똘끼’를 과장된 연기로 표현하자, 상대 배우인 송중기의 빈센조나 작품 전체 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 주 만에 차영에겐 많은 일이 벌어졌고, 전여빈은 차영의 아픔과 성장을 연기로 보여주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출처: tvN

하지만 [빈센조]의 성공은 ‘빈센조’에 달려 있다. 쉬운 캐릭터는 아니다. 예민하고, 젠틀하고, 무자비하고, 현실적이고, 자존심이 강하며, 계획적인데 어떤 상황에선 어리바리하다. 송중기는 쉽게 정의할 수 없는 이 인물에 얼굴과 설득력을 부여한다. 홍유찬-홍차영 부녀와 상가 사람들에게 조금씩 정들어갈 때, 이기지 못할 싸움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분투할 때, 원치 않았지만 영웅이 되어갈 때, 송중기는 시청자들을 성공적으로 설득한다.


재미있는 건, 감독과 작가 모두 송중기의 ‘자산’을 잘 쓰고 있다는 것이다. 빈센조는 자신의 얼굴만으로 한나절만에 와인 페스티벌을 성공시킬 만큼 ‘잘생겼다’. 이 설정이 김희원 감독의 연출과 만나니, 시청자는 매회 빈센조의 얼굴이 화면에 나올 때마다 감탄한다. 그래서일까?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연상시키는 2회 마지막 장면은 “앞으로 이 외모를 전개에 열심히 이용하겠다.”라는 선언처럼 보인다.

출처: tvN

6화까지 방영된 지금까지 여러 사건이 벌어졌다. 빈센조-홍차영과 우상이 법정에서 맞붙었고, 드라마의 ‘최종 빌런’인 바벨그룹의 진짜 주인이 드러났다. 앞으로 빈센조와 차영이 악의 온상인 바벨을 어떤 방식으로 무너뜨릴지 기대감이 커진다. 빈센조와 차영 사이의 묘한 기류, 차영을 짝사랑하는 후배 변호사 준우 간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중요한 게 남아 있다. 건물 지하에 있는 금 말이다. 빈센조는 원래 목표를 이룬 후 떠날까? 아니면…?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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