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스위트홈' 실망도 컸지만 그럼에도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

조회수 2020. 12. 31. 16:56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넷플릭스 [스위트홈]이 올 연말 국내외에서 ‘가장 핫한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화제성과 별개로 작품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렸다. [스위트홈]이 어떻기에 시청자들이 이토록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출처: 넷플릭스

동명 웹툰 원작의 [스위트홈]은 사고로 가족 모두를 잃은 고등학생 현수가 낡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이었던 현수였지만, 어느 날 갑자기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나타나면서 주민들과 함께 이들에 맞서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스위트홈]은 최근 드라마들이 그렇듯 상당히 빠른 전개를 자랑한다. 하지만 이는 득 보다 실이 많은 선택이었다. 한 시간 남짓한 에피소드 10편에 140편에 달하는 원작을 담으려다 보니 많은 부분이 생략되거나 바뀌었기 때문인데, 그중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캐릭터 서사와 괴물의 비중이다.

출처: 넷플릭스

우선 드라마 [스위트홈]의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란 걸 분명히 하고 싶다. 송강과 이시영, 이진욱, 이도현, 고민시, 박규영과 김남희 등 모든 출연진이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그 덕에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이시영은 원작에 없던 서이경이 기존 캐릭터들 사이에 자연스레 녹아들게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단번에 보일 정도로 인상 깊다.


문제는 캐릭터 매력이 전적으로 배우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인물이 많기에 사연을 전부 풀어내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이해하고, 또 그 와중에 서사를 담으려 노력한 것도 안다. 그러나 부족한 서사는 섬세하지 못한 심리 묘사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인물들이 ‘무슨 이유’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기 힘든 지점이 종종 발생한다. 이외에도 몇몇 캐릭터의 비중이 줄거나 설정이 바뀐 것, ‘괴물화’ 과정에서 벌어지는 욕망과 인간의 심리전이 생략된 부분도 원작 팬의 입장에선 아쉽다.

출처: 넷플릭스

괴물의 비중이 기대보다 적다는 것도 아쉬움에 한몫한다. [스위트홈]은 괴물보다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는 이응복 감독의 의도대로 크리처 공포물에서 휴먼 드라마로 장르를 선회한다. 여러 캐릭터들이 얽히고설키며 펼치는 인간군상의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지만, 생사를 걸고 수많은 괴물들과 맞서는 이들의 모습을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드러낸 OST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매진 드래곤스의 ‘Warriors’는 정재헌에게만큼은 적절한 선곡이고, 비와이의 ‘나란히’ 역시 엔딩 크레디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OST다. 선곡 자체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노래들이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 뜬금없이 등장하면서 몰입을 방해한다.

출처: 넷플릭스

그럼에도 [스위트홈] 차기 시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계관의 확장 가능성에 있다. 그린홈에 머물던 생존자들이 군의 도움(?)으로 탈출하는 열린 결말을 통해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괴물들과 상대할 여지가 생긴 셈이다. 다른 지역 생존자들과의 연합 혹은 갈등이 극의 중요한 스토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원작을 따르지 않고 중반부터 전혀 다른 이야기를 풀어나간 건 제작진의 탁월한 선택이다. 첫 시즌에서 다양한 서사를 흥미롭게 엮는 데에 성공했기에 다음 이야기가 더욱 기대된다.

출처: 넷플릭스

[스위트홈] 첫 시즌에선 장점만큼이나 아쉬움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국내 최초의 크리처 장르 드라마였음에도 ‘한국도 이만큼 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하면서 [스위트홈]뿐 아니라 추후 다른 크리처 장르 드라마 제작까지도 기대하게끔 했다. 이번에 드러난 약점을 개선한다면 아쉬움을 표한 시청자들의 마음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끝내고 다음 시즌을 제작하지 않는 건 범죄다, 범죄.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영준

제보 및 문의 contact@tailorcontents.com

저작권자 ©테일러콘텐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