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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기록' 불투명해서 더 아름다운 성장담

조회수 2020. 9. 28. 11: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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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vN

‘수저 계급론’, ‘아프면 청춘이 아니라 환자다’, ‘N포세대’ 등 오늘날 청춘을 대변하는 구절들은 어째 안타까운 게 많다. 언제는 안 힘들었겠냐만, 이런 키워드와 문장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걸 보면 요즘 청춘이라 불리는 이들이 얼마나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지 체감된다.


이러한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넬 드라마가 있다. 높고 차가운 현실의 벽에도 절망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의 이야기, 바로 tvN [청춘기록]이다.

출처: tvN

스물여섯 모델 겸 배우 사혜준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동네 친구이자 동료 모델 해효가 어머니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톱스타 반열에 오를 동안, 본인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우리 사정 알잖아”를 달고 사는 에이전시 대표의 월급 체납과 갑질, 아버지와 형으로부터 지원은커녕 꿈이나 좇는다며 심한 면박을 듣는 건 일상이다. 그런 혜준에게 어느 날 날아온 건 꿈에 그리던 영화 오디션 합격 통보가 아닌 군입대 영장이다.


혜준과 동갑인 안정하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기업을 그만두고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로 들어섰지만, 자신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고 시기하는 상사에게 매일같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하가 이를 버틸 수 있게 하는 취미가 있었으니, 바로 혜준의 무명시절부터 이어져온 ‘사혜준 덕질’이다. 이후 우연히 한 패션쇼에서 ‘덕후와 덕질 대상’이 아닌 공적인 관계로 만난 두 사람은 금방 가까워지고, 힘든 현실을 이겨내는 서로의 모습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한다.


[청춘기록]의 매력은 단연 청춘을 그려내는 방식이다. 취업난, 꿈과 현실 사이의 갈등, 직장내 괴롭힘, 빈부격차 등 혜준과 정하가 가로막는 것들은 누구나 공감할만한 현실적인 문제다(둘의 비주얼은 다소 비현실적이다). 벽에 부딪혀 좌절도 하지만, 각자의 방법으로 극복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기에 충분하다. 

출처: tvN

드라마가 청춘을 굳이 나이로 한정짓지 않는 시선도 인상적이다. [청춘기록]에서 혜준과 정하의 서사가 중심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이들만을 ‘청춘’이라 단정짓지 않는다. 혜준의 할아버지 사민기가 시니어 모델에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2-30대뿐 아니라, 꿈과 목표를 가진 누구나 청춘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박보검과 박소담의 연기에 대한 언급도 빠질 수 없다. 오늘날 청춘의 모습을 완벽히 묘사한 퍼포먼스는 몰입감을 높일 뿐 아니라 없던 개연성도 만들어내는 수준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꿋꿋하게 자기 할 일을 해내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동기부여가 되는 건 덤이다. 특히 혜준은 박보검의 실제 모습과도 상당히 닮아 괜히 더 응원하게 된다.

출처: tvN

다만 [청춘기록]이 로맨스를 다루는 방식은 호불호 요소가 될 수 있다. 혜준과 정하가 연인으로 발전한 과정은 다소 설득력이 부족하고(재차 강조하지만, 박보검과 박소담이 개연성이 될 수도 있다), 두 사람 사이에 해효가 있기 때문이다. 혜효는 그동안 혜준을 챙겼지만, 이번만큼은 우정보다 사랑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한 여자를 둘러싼 삼각관계라니. 로맨스 드라마의 기본 공식이긴 하나, 힘든 현실과 마주한 청춘들의 이야기에 꼭 필요한 것이었을까.


혜준의 아버지와 형, 영남과 경준이 등장할 때마다 함께하는 ‘고구마 전개’에도 의견이 갈릴 듯하다. 두 사람이 혜준과 할아버지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과하다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들이 현실에 꼭 있을 법한 인물상이라 더 그런지,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꽉 막힌 기분이다. 물론 그만큼 영남과 경준을 연기한 박수영과 이재원의 연기력이 대단하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말이다. 아무쪼록 답답한 부자/형제 갈등이 하루라도 빨리 풀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tvN

[청춘기록]의 이야기는 앞으로 더 흥미진진해질 예정이다. 혜준과 정하는 설레는 첫 키스를 나누었고, 해효는 본격적으로 정하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사랑뿐 아니라 일에 있어서도 늦게나마 능력을 인정받고 꽃길을 걸을 줄 알았던 혜준과 정하 앞에 넘어야 할 산도 수두룩하다. 과연 [청춘기록]이 지금까지 잘 이끌어온 이야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지만, 혜준과 정하의 성장담을 끝까지 지켜보고 싶은 건 확실하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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