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로맨스' 없이도 성공한 드라마들

조회수 2020. 9. 25. 15: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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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승전로맨스. 어떤 장르와 소재를 막론하고 결국 로맨스로 귀결되는 한국 드라마의 문제점을 지적한 단어다. 그만큼 드라마에서 로맨스가 넘쳐난다. 넘쳐나다 못해 이제는 진부해졌다. 이 같은 아쉬움에도 제작진들은 보편적인 공감대와 안정적인 시청률을 위해서 러브라인이 필수요소라고 말한다. 로맨스가 없는 드라마는 성공할 수 없는 걸까? 아니, 가능하다. 로맨스 대신 작품의 개성을 살려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 있다. 탄탄한 완성도로 극중 연인들이 아닌 시청자와 사랑에 빠진 드라마들을 소개한다.

스토브리그

출처: SBS

한국판 [머니볼]이라고 불리며 스포츠 드라마의 패러다임을 바꾼 드라마다.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가 끝난 비시즌 동안 전력 보강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구단 프런트들의 활약을 다룬다. 드라마는 만년 꼴찌팀 드림즈에 젊은 단장 백승수가 부임하면서 시작된다. 구단 4번 타자의 트레이드, 철저한 성과중심의 연봉협상, 국적을 바꾼 병역기피자를 용병으로 뽑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펼치며 드림즈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다. 단장을 보좌하는 운영팀장 이세영은 백승수의 돌발적인 행동에 처음에는 반대도 많이 했지만, 함께하면서 여러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둘 사이도 가까워진다. 물론 이 관계는 로맨스가 아닌 돈독한 동료애에 가까워 드라마의 재미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스토브리그]는 프로 스포츠의 비즈니스 경쟁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남궁민, 박은빈, 오정세의 열연이 더해져 많은 사랑을 받았다. 

미생

출처: tvN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드라마로 옮겼다. [미생]은 원 인터내셔널의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 장그래와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회 초년생인 장그래와 입사 동기들에 주목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회사에 적응하면서 꿈을 향해가는 모습을 웃음과 감동이 있는 이야기로 그려냈다.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 만큼 로맨스의 여지도 있었다. 장백기와 안영이의 경우 초반부에는 미묘한 관계를 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 같은 사이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미생]은 직장 생활의 희로애락을 공감 있게 담아내 많은 인기를 얻었고, 작품에 출연한 대부분의 배우들은 스타덤에 올라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비밀의 숲

출처: tvN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검사 황시목과 정의롭고 따뜻한 경찰 한여진이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처음에는 단순한 살인사건이라고 생각했지만, 수사를 진행할수록 거대 권력의 음모가 드러나고, 이야기의 무대는 대한민국 사회 시스템으로 향한다. [비밀의 숲]은 탄탄한 스토리와 출연진들의 안정된 연기, 묵직한 주제의식이 어우러져 많은 이들에게 인생작으로 남았다. 특히 황시목 검사 역을 맡은 조승우는 감정 없는 캐릭터를 연기해야 하는 어려움에도 호흡, 말투, 표정 등에서 인물의 심경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믿보급’ 배우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황시목과 한여진은 로맨스 대신 끈끈한 파트너십이 돋보이는 강력한 수사 케미를 선보이며 이야기의 몰입감을 더했다. 

열혈사제

출처: SBS

한국형 열혈 히어로가 안방극장에 나타났다.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신부가 은사의 죽음에 관한 미스터리를 쫓는 이야기로, ‘열혈사제’ 해일과 동료들이 구담구에서 벌어지는 각종 범죄를 소통하는 모습을 통쾌하게 담았다. 해일 역을 맡은 김남길은 캐릭터에 밀착된 연기를 선보이며 SBS 연기대상을 탔는데, 그만큼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한다. 화려한 액션과 걸쭉한 입담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었다. 특히 주인공이 신부라는 직업에도 두 주먹으로 불의에 맞서고, 현실의 부조리에 일침을 놓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이야기의 흐름상 해일과 그를 도와주는 검사 박경선, 경찰 서승아 사이에 묘한 감정이 있지만, 드라마는 이들을 진부한 삼각관계로 흘러가지 않게 한다. 대신 세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려내 웃음을 자아냈다. 

김과장

출처: KBS

군산에서 조폭의 뒤를 봐주던 주인공이 대기업 TQ그룹 경리과장으로 취직하면서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진다. 기존 기업 드라마가 사내 로맨스나 임원들의 권력 다툼을 주로 그렸다면 [김과장]은 일반 사원의 시선에서 회사의 불합리와 비리를 해결하며 통쾌함을 선사한다. 특히 주인공 김성룡의 활약이 인상적이다. 밖에서는 자신이 일하는 경리부를 해체하려는 상부와 당당히 맞서고, 안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으로 주눅이 둔 동료들에게 힘을 보태주면서 그들을 좋은 쪽으로 변화시킨다. 이 과정에서 동료 윤하경과 ‘썸’이 있었지만 이야기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발전하지는 않는다. 전체적으로 드라마는 주인공의 활약상을 코믹하게 그려내는 동시에 조직 사회의 씁쓸한 단면도 꼬집어내며 재미와 메시지를 동시에 전한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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