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예뻤을 때', 그때 그 감성을 소환한 정통 로맨스

조회수 2020. 9. 14. 15: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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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BC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가 등장하면서 전보다 정통 멜로를 접하기 힘들어졌다. 누군가에게는 올드하고 진부한 장르일 수도 있지만, 정통 멜로는 여전히 매력적인 장르다. 어딘가 뻔하고 촌스러운 듯하면서도 설레는, 이른바 ‘90년대 감성’을 잘 살리는 장르가 정통 멜로 말고 또 무엇이 있을까?


이런 감성을 좋아하는 이들의 취향을 저격할 드라마가 오래간만에 등장했다. 한 여자를 동시에 사랑한 두 형제의 이야기, [내가 가장 예뻤을 때]다.


고등학생 서환은 교생 실습을 나온 오예지에게 한눈에 반한다. 진은 예지가 동생의 첫사랑임을 알면서도도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선생과 제자’, ‘성인과 미성년자’라는 한계에 부딪혀 환에게 기댈 수는 없었던 예지는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에 변화를 준 진에게 마음을 열고 그와 결혼하기로 결정한다. 이를 지켜보는 환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프지만, 예지가 비로소 진정한 가족을 찾았다는 걸 위안삼아 미국 유학을 떠난다.

출처: MBC

그런데 환에게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온다. 카레이서인 진이 미국에서 경주를 하던 중 사고로 실종된 것. 예지에 대한 마음에 변함이 없던 환은 3년 동안 진의 행방을 수소문하면서도, 형의 빈자리를 자신이 채워줄 수 있다는 생각에 예지에게 다시 다가가기 시작한다. 반면 남편을 잃은 예지는 갑작스러운 환의 변화가 혼란스럽기만 하다.


형의 아내를 사랑하는 동생이라, 언뜻 보기엔 막장 드라마 같은 전개다. 그러나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자극적인 스토리보다는 인물의 감정선과 사연에 집중한다. 예지가 그토록 집을 떠나고 싶은 이유, 그런 예지에게 두 형제가 사랑에 빠진 이유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그렇기에 전개가 막장으로 치닫는다 해도, 어느 정도 이들에게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막장이냐 아니냐는 결국 공감과 설득의 문제인 만큼, 앞으로의 전개가 얼마나 설득력이 있을 지가 관건이다.

출처: MBC

오랜만에 접해서일까? 드라마가 강조한 ’90년대 정통 멜로 감성’은 진부하고 촌스럽다기보다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주인공들이 연잎을 쓰고 비를 피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시골길을 거니는 모습은 마치 동화책을 보는 듯 옛 추억이 떠오른다. 조금은 낯간지럽게 느껴지는 대사와 인물들의 감정선, 드라마 OST는 [불새], [발리에서 생긴 일] 등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물론 ’90년대 감성’의 한계는 명확하다. 다양한 장르와 조합한 로맨스물을 접한 시청자들에게 가슴 아픈 짝사랑이나 백마 탄 왕자님 이야기는 정말 잘 만들지 않는 이상, 이제는 크게 매력적인 소재라 보기 힘들다. 정통 멜로를 지향하는 [내가 가장 예뻤을 때]도 이런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들이 몇몇 눈에 띈다. 특히 예지의 고모, 지영의 캐릭터가 그렇다. 물론 드라마에서 악역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모두가 말려도 악착같이 여자 주인공을 괴롭히는 보호자는 하도 많이 봐서 진부하지 않은가. 앞으로의 캐릭터 활용과 스토리 전개가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진부한 정통 멜로’ 혹은 ‘추억 소환 정통 멜로’일지 판가름 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듯하다.

출처: MBC

정통 멜로라는 점에서 호불호가 다소 갈리고 있지만, [내가 가장 예뻤을 때]는 아직까지 단점보다 장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임수향과 하석진, 지수는 자칫 촌스럽게 느껴질 법한 대사들을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으며, 이야기의 전체적인 짜임새도 좋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영상미는 두말할 것도 없다. 부디 이러한 장점을 끝까지 잘 살려서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수 있길 바란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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