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좀비위에 꺾는 좀비까지' K-좀비의 모든 것

조회수 2020. 7. 7. 15: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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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가 개봉 첫날 20만 관객을 돌파하며 코로나19로 침체된 극장가에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반도]는 7월 15일 개봉일을 확정 짓고 여름 극장가에 나선다. K-좀비로 인기를 끈 [부산행]의 속편이라는 점에서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초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또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불러 모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마이너 장르로 인식되었던 좀비물이 이제는 ‘K-좀비’라는 이름으로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무엇이 K-좀비를 믿고 보는 장르로 만들었을까? 다섯 가지 이유로 살펴본다. 

1. B급 장르, S급 블록버스터로 탄생하다

해외에서 좀비물은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B급 공포영화로 제작되었다. 시체들이 살아나 인간을 물어뜯는 기괴한 이야기에 많은 호응을 바라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달랐다. 2016년 [부산행]은 국내 최초의 좀비 블록버스터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당시 국내 영화계에서 익숙하지 않은 좀비물을 공포보다는 재난 영화 스타일로 그려내 소재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거기에 공유, 마동석, 정유미 등 강력한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들이 참여해 기대감을 모았고, 100억 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입해 볼거리를 늘렸다. 이후 제작된 좀비물의 대부분은 [부산행] 같은 프로세서로 만들어 대중성을 확보했고, 어느새 K-좀비물은 한국영화와 드라마에서 각광받는 장르가 되었다.

2. 한국 사회 문제와 연결된 이야기

출처: (주)쇼박스

좀비물 자체가 아노미 상황을 그려 사회 비판적인 목소리가 강한데, K-좀비 역시 한국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작품과 연결시켜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킹덤]과 [창궐]은 역병과 기근에 백성이 죽어감에도 좀비를 이용해 권력을 잡으려는 지배층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이 돋보였고, [부산행]과 [서울역]은 사회적인 위기 속에서 혼자서만 살아남으려는 이기주의를 비판했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부대원들이 죽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GP506]도 차가운 시선을 유지하며, 사건의 해결보다 은폐를 시도하는 고위층의 선택을 냉소적으로 담아 폐쇄적인 군대 시스템을 꼬집었다. 

3. 좀비를 봤는데 마음이 짠하네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살아있다]는 할리우드의 작가 맷 네일러가 쓴 시나리오로 제작된 작품이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시나리오를 한국화 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을 묻는 질문에, 조일형 감독은 ‘감정 묘사’라고 답했다. 그만큼 K-좀비는 같은 장르의 해외 작품보다 감정 묘사에 더 공을 들였다. 특히 사람과의 정을 중시하는 한국적인 정서가 더해져 감동을 자아냈다. [부산행]에서 죽는 순간까지 아내를 걱정한 상화나 [킹덤]에서 이창을 지키다 목숨을 잃은 무영은 눈물샘을 자극했다. 다만 K-좀비물의 깊은 감정 묘사가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맥락과 상관없이 눈물만 짜내려고 한다는 비판도 있다. 향후 나올 작품들이 개선해야 할 중요한 문제로 신파와 감동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게 필요하다. 

4. 뛰는 좀비 위에 나는 박진감

출처: (주)NEW

초창기 작품에서 좀비는 느릿느릿하게 걷지만, [28일 후], [새벽의 저주]가 개봉한 2000년대 들어서는 뛰기 시작했다. K-좀비물 역시 추세에 맞춰 대부분의 작품들이 뛰는 좀비로 설정했다. 이야기 전개는 빨라졌고, 주인공들이 좀비와 벌이는 사투는 박진감이 넘쳤다. 자연스레 관객이 느끼는 공포와 압박도 커졌다. 여러모로 K-좀비물에서 뛰는 좀비를 선택한 점은 소재의 거부감을 줄이고, 영화의 오락성을 높인 훌륭한 선택이었다.


K-좀비물에서 좀비는 유난히 몸을 자주 꺾어 기괴함을 배가한다. 전문 안무가가 영화에 참여해 몸동작을 세심하게 설계했기 때문이다. 좀비에게 물려 변하느 모습을 무섭게 그려내고, 빠른 속도로 뛰어오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낸다. 할리우드에서도 안무가를 고용해 좀비 동작을 설계하는 건 드문 일인데, K-좀비만의 개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5. K-좀비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인상적인 캐릭터

출처: (주)NEW

뛰는 좀비, 꺾는 좀비만큼 K-좀비물에는 인상적인 캐릭터가 등장해 작품의 즐거움을 더했다. 이들은 작품이 그리는 특수한 상황을 대변하고, 독특한 개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먼저 [부산행]의 상화는 맨손으로 좀비를 때려잡는 괴력을 가진 인물이다. [부산행]이 칸에서 공개되었을 당시 해외 관객들은 상화에게 큰 호응을 보냈는데, 총으로 좀비와 싸우는 인물들에 익숙한 그들에게 상화의 맨손 액션은 색다른 쾌감을 전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툭툭 내뱉지만 정감 가는 대사로 웃음을 책임졌고, 딸에게 표현이 서투른 석우를 다독여줘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출처: 넷플릭스

[킹덤]의 영신도 작품을 돋보이게 한 캐릭터다. 굶어 죽는 것보다 사람고기라도 먹는 것이 낫다는 현실적인 판단은 냉정해 보였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들을 구하면서 다크 히어로적인 면모가 부각되었다. 조정과 지배층을 향한 강한 불신을 가지고, 민초의 삶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킹덤]이 의도하는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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