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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 영원의 군주' 평행세계를 넘나드는 구멍 뚫린 로맨스

조회수 2020. 5. 18. 11: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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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SBS

[더 킹 : 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미스터 션샤인]의 흥행 이후 2년 만에 돌아온 김은숙 작가의 신작 드라마다. 판타지와 로맨스가 어우러져 김은숙 작가의 분위기가 여실히 묻어나오는 이 작품은 벌써 이야기의 중반부를 훌쩍 넘어섰다. 대한민국의 평행세계인 입헌군주제 체제의 가상국가 ‘대한제국’을 넘나들며 황제 이곤과 형사 정태을의 수사를 겸비한 로맨스를 다루고 있는데, 기대치를 나타내는 듯 솟아오르던 첫 주 시청률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출처: SBS

첫 화부터 기대치를 박살 내버린 가장 큰 요인은 등장인물의 시대착오적인 대사와 행동일 것이다. 대한제국의 여성 총리로 등장해 기대를 모았던 구서령은 첫 등장부터 “와이어 없는 브라는 가슴을 받쳐주지 못한다”며 시대를 역행하는 대사와 TPO와는 거리가 먼 의상으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래도 워낙 야망 넘치는 인물인 데다가 정은채의 연기가 돋보였기 때문에 앞으로는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지만, 능력을 비난받았을 때보다 성형 여부에 분노하는 모습부터 수트를 꼭 입어야 하냐는 대사까지 현재진행형으로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10년 전 [시크릿 가든]에서 김사랑이 연기했던 윤슬 역을 그대로 이어받은 듯한 느낌을 준다(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말이다).


더욱 큰 문제점은 매력 없는 주인공이다. 황제 이곤 역을 맡은 이민호가 [꽃보다 남자], [상속자들] 때와 비슷한 역을 맡았기 때문일까? 이곤의 배경 설정과 대사는 독특하지만 비슷한 연기 때문에 익숙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주요 인물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니 서사의 구멍이 더욱 잘 드러나고 극에 이입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출처: SBS

무엇보다 로맨스 드라마인 만큼 주인공 간의 감정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더 킹]에서 정태을과 이곤의 로맨스는 갑작스러울 정도로 단계를 건너뛴 것처럼 보인다. 이곤은 아이였을 적부터 정태을을 찾아 헤맸기에 오로지 직진으로 정태을을 향해 다가가던 중 감정이 피어났다는 것을 쉽게 읽어낼 수 있다. 그러나 정태을은 날벼락처럼 등장해 얼토당토않은 평행세계를 말하는 이곤을 시종일관 괴상한 사람처럼 대하더니, 이곤과 함께 대한제국에 가게 되면서 급변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곤을 향한 정태을의 감정선이 충분히 쌓이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로맨스가 진행되면서 극의 몰입감은 더욱 떨어지고 만다. 주인공 간의 로맨스보다 오히려 정태을과 강신재의 서사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과도한 PPL도 드라마에 흥미를 잃게 만드는 데 한몫한다. 대한제국에는 없다며 매 회마다 이곤이 맛있게 먹는 양념 반 프라이드 반 치킨은 이제는 귀엽게 보일 정도다. 커피, LED 마스크 등 대한제국의 설정을 차용하긴 했지만 홈쇼핑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부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정직’한 광고 장면들은 끌어올린 몰입도에 찬물을 끼얹는다.

출처: SBS

그래도 [더 킹]에 아예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부분은 있으나 평행세계 설정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역적 이림이 오랜 시간 동안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사람들을 바꿔치기하면서 큰 그림을 설계하고 있다는 것이 점차 드러나는데, 최근 에피소드에서는 정태을과 가장 가까운 인물 중 하나인 강신재 역시 대한제국 사람이며 이림의 음모에 의해 어린 시절에 대한민국으로 넘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태을과 이곤의 로맨스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지만, 평행세계와 이림의 계략에 대한 서사를 촘촘하게 잘 풀어나간다면 시청자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더 킹]이 유종의 미를 잘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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