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이후에도 바쁜 영광의 주역들

조회수 2020. 2. 14. 18: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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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아카데미를 휩쓴 [기생충]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아카데미의 보수적인 문화 장벽을 허물고 세계 영화사를 새로 쓴 [기생충]이 거둔 성과는 한국영화 101년의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오스카 레이스 동안 재치 있는 언변으로 할리우드의 셀럽으로 거듭난 봉준호 감독은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마치 팀플레이를 하듯 자신의 위치에서 제 몫을 해낸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제 [기생충] 이후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시선이 쏠린다. 봉준호 감독은 그동안 여러 인터뷰에서 각각 서울과 런던을 배경으로 한 두 편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어느 작품을 먼저 할지 알 수 없지만, 그의 신작에서 [기생충]의 배우들을 볼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럼 [기생충]을 통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배우들은 어떤 계획을 그리고 있을까.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송강호: 비상선언


2003년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괴물], [설국열차], [기생충]까지, 봉준호 감독과 17년 동안 인연을 맺어온 송강호. 2월 10일(한국시간),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이라는 감격스러운 소식을 전하기까지 작년 하반기부터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오스카 레이스를 걸어왔다. 시상식 이후 마련된 인터뷰에서, 봉 감독의 차기작에서도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다섯 번째는 확신을 못 하겠다. 계단도 너무 많이 나오고 비를 맞아야 했다... 박 사장 역이면 한 번 생각해 보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던 그다. 송강호의 다음 행보는 [관상]으로 호흡을 맞춘 적 있는 한재림 감독의 신작 [비상선언]이다. 현재까지 항공 재난을 소재로 한다는 것을 빼고 알려진 내용은 없다. 그러나 영화의 제목이 기장이 항공기의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비상착륙을 선언하는, 비상사태를 뜻하는 항공 용어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주연으로 확정된 송강호는 박사장까지는 아니어도 기택보다는 형편이 펴진 것 같다. 또 다른 절박한 상황에 몰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빼면.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장혜진: 애비규환 


해머 던지기 선수 출신 충숙을 위해 15kg을 증량했던 장혜진. [우리들]에서 생활감 있으면서도 자기만의 결과 힘이 느껴지는 게 좋아서 기택의 박력 있는 부인 충숙 역을 맡게 됐다는 그는 [기생충]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알렸다. 그 기세를 이어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장혜진을 볼 수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주연을 맡은 독립 영화 [니나 내나]가 개봉했고,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박명환과 남매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작년 연말 방송된 2부작 드라마 [루왁인간]에서도 주연으로 출연했다. 장혜진의 다음 작품은 에프엑스 출신 크리스탈(정수정)과 모녀로 호흡을 맞추는 영화 [애비규환]이다. 임신을 한 대학생 토일이 결혼을 앞두고 친아빠를 찾아가는 여정을 재기 발랄한 소동극으로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최우식: 사냥의 시간, 경관의 피, 원더랜드

 

최우식은 봉준호 감독과 [옥자]에서 첫 인연을 맺고, [기생충] 시나리오 집필 단계 때부터 일찌감치 출연 제의를 받았다. "우리 시대 젊은이의 모습을 품고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최우식은 친근하면서도 편안한 묘한 매력을 가졌다. [기생충]에서 극과 극 두 가족을 만나게 했던 그는 현재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곧 있으면 이제훈, 안재홍, 박정민과 함께 출연한 윤성현 감독의 신작 [사냥의 시간]이 오랜 기다림 끝에 개봉하고, 서로 다른 방식의 사명감을 가진 두 경찰이 한 팀을 이루는 범죄 영화 [경관의 피]에서 조진웅과 호흡을 맞추며, [만추] 김태용 감독이 8년 만에 준비하는 신작 [원더랜드]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할리우드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문라이트] 제작사로 잘 알려진 A24로부터 어린 시절 연인처럼 지냈던 두 남녀가 재회하는 이야기를 그린 [전생]의 출연 제안을 받아 검토 중이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박소담: 후쿠오카, 특송, 청춘기록


최우식과 현실 남매처럼 눈매가 묘하게 닮은 박소담은 "목소리와 눈빛만으로도 디테일을 아주 정확하고 예리하게 표현해낸다"라는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연기도 잘하는 배우다. 극중에서 "독도는 우리 땅"을 개사해 직접 부른 "제시카 송"이 해외 팬들에게 화제가 되기도 했던 그 역시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오는 3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에서 인연을 맺은 장률 감독과 함께한 [후쿠오카]가 관객과 만날 채비 중이다. 28년 전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와 귀신같은 한 여자의 여행을 그린 작품이다. 뒤를 이어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배송하는 성공률 100%의 드라이버가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영화 [특송]이 기다리고 있다. 박소담은 원톱 주연을 맡아 격렬한 카체이싱 등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했다는 후문이다. 오랜만에 드라마에도 복귀한다. 박보검과 주연을 맡은 [청춘기록]이란 작품으로 청춘들의 성장통을 그리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안길호 감독이 연출을 맡고, [닥터스]와 [사랑의 온도]를 쓴 하명희 작가가 집필한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조여정


공교롭게도 생일과 아카데미 시상식이 겹쳐 최고의 하루를 보낸 조여정. 시상식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미 '기생충' 같은 훌륭한 영화로 시상식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며 "몰래카메라처럼 믿기지 않았다"는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기생충] 이후 조여정을 바라보는 시선은 확연히 달라졌다. "아마 엄청나게 깊은 다이아몬드 광신인데, 아직 아무도 모르는 듯해서 그 일부라도 채굴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캐스팅하게 되었다"는 봉준호 감독의 의도가 모두에게 전해진 것 같다. 이미 이전에도 연기 잘하는 배우였지만 더 확실하게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됐다. 조여정은 [기생충] 이후 KBS 드라마 [99억의 여자]에 출연해 연기력을 호평받으며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현재 정해진 차기작은 없지만, 조만감 깜짝 놀랄 소식을 전해주길 기대해본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이선균: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


"너무 기쁘다. 저희가 엄청난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오스카가 선을 넘은 것 같다"며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해 재치 있는 수상 소감을 전한 이선균. 기존의 상투적인 부유층에서 벗어나 (겉으로는) 젠틀하고 친절한 박사장을 연기했던 이선균의 행보도 거침이 없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검사내전]에서는 할 말은 곧 죽어도 해야 하는 소신 있고 강단 있는 검사를 연기해 공감대를 얻었고,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에서는 흑염소 목소리 연기로 깜짝 출연했다. 다음 기대작은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모은 영화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다.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과 설경구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과 그의 뒤에서 뛰어난 선거전략을 펼친 서창대의 치열한 선거전쟁을 그린다. 이선균은 선거판을 쥐락펴락하는 서창대를 연기한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정지소: 방법


"생중계로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면서 눈물이 날 만큼 기뻤다"는 정지소는 [기생충]에서 기우에게 과외를 받는 박사장 부부의 딸 다혜 역으로 이름을 알렸다. 영화에서 기우의 거짓말에 순진하게 속았던 그는 최근 드라마에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해 시선을 끈다.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각본을 쓴 오컬트 드라마 [방법]이다. 한자 이름과 사진, 소지품만 있으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진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은 악에 맞서는 이야기로, 정지소는 긴 머리를 싹둑 잘라내 전작의 이미지를 지우고 비범한 능력을 가진 백소진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정현준: 특송


지난 1월 뉴스원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기생충]의 다송을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자기가 인디언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꼬마 아이"라고 의젓하게 말했던 정현준. 아직은 강아지들과 마당에서 노는 게 가장 즐거웠던 촬영으로 꼽을 만큼 나이는 어리지만, 극중에서 존재감은 성인 배우 못지않다. 사고로 트라우마가 생긴 이후 인디언 놀이에 빠진 다송은 많은 대사 없이도 엉뚱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불안한 긴장을 불어넣었던 캐릭터다. 키즈 모델 출신의 아역배우 정현준은 [기생충] 외에도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녹두꽃]에서는 윤시윤의 아역, [열여덟의 순간]에서는 옹성우의 아역, [배가본드]에서는 이승기의 조카로 등장해 아역배우의 입지를 굳혔다. 정현준을 볼 수 있는 다음 작품은 [기생충]에 이어 박소담과 두 번째로 만나는 [특송]이다. 이 작품에서 위기의 순간 자신을 구해준 은하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으려는 서원을 연기한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이정은: 한번 다녀왔습니다, 자산어보, 내가 죽던 날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고 가장 먼저 귀국했던 이정은과 봉준호 감독의 인연은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마더]에서 장례식장을 찾아온 도준의 엄마를 몰아세우는 죽은 아정의 친척으로 첫 인연을 맺었고, [옥자]에서는 슈퍼돼지 옥자의 목소리를 연기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기생충]에서는 극을 완전히 다른 장르로 전환시키는 문광 역을 맡아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이정은의 행보는 쉴 틈이 없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두 얼굴을 보여준 [타인은 지옥이다],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훔친 [동백꽃 필 무렵]에 연이어 출연했고, 곧 있으면 부모와 자식 간의 이야기를 그린 주말 드라마 [한번 다녀왔습니다]가 방영된다.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준익 감독의 시대극 [자산어보]와 김혜수, 김선영과 호흡을 맞춘 [내가 죽던 날]이 개봉을 준비 중이니 배우로서 황금기를 맞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박명훈: 경관의 피, 휴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보이스


[기생충]이 칸영화제에 초청됐을 때, 함께 현지로 향하고도 스포일러 유출을 피해 레드카펫에 서지 않았던 박명훈. 지하실 남자 근세처럼 오랜 기간 무명 시절을 보냈던 그는 [기생충]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데 성공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들과 함께 있는 모습만으로도 박명훈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고, 차기작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장혜진과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해 남매 호흡을 보여준 데 이어, 또 다른 [기생충] 동료 배우 최우식이 출연한 [경관의 피]에서 경찰에 맞서는 악역으로 변신한다. 박명훈을 볼 수 있는 영화는 이뿐만 아니다.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내려온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그린 [휴가], 황정민과 이정재, 박정민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다막 악에서 구하소서], 보이스피싱 범죄를 파헤치는 영화 [보이스]까지, 앞으로 여러 작품에서 부리부리한 눈으로 "리스펙"을 외치던 근세와 다른 모습의 박명훈을 만날 수 있다.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박서준: 이태원 클라쓰, 드림


절친 최우식과의 의리로 특별 출연한 박서준도 [기생충]을 얘기할 때 빼놓으면 어쩐지 섭섭하다. 엄밀히 따지면, 기우의 친구 민혁은 이후 벌어지는 모든 사건의 시발점이 된 인물이니 말이다. 비록 영화제나 시상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않았지만, [기생충]과 인연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러 시상식 무대에 오른 최우식에 대한 우정 어린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눈길을 끌었는데, 가장 최근 아카데미 시상식 때는 최우식의 얼굴이 클로즈업된 중계화면을 "솔직히 눈물 훔치는거 나는 봄"이라는 글과 함께 올려 각별한 우정을 장난스럽게 드러내기도 했다. 박서준은 최근 웹툰 원작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시청률 상승을 견인하고 있고, 이후에는 이병헌 감독의 신작 [드림(가제)]에서 첫 스크린에 진출하는 아이유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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