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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이전 아카데미에 도전한 한국영화들

조회수 2020. 1. 16. 14: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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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eon 트위터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올랐다. 국제영화상(2019년까지 외국어영화상)은 물론 작품상, 감독상, 편집상, 각본상, 미술상(프로덕션 디자인)까지 6개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해외 매체들은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던 한국영화가 [기생충]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부재의 기억]도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어느 때보다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영화는 1963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문을 두드렸지만 [기생충] 이전까지 단 한 편도 최종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세계 3대 영화제 칸, 베를린, 베니스에서 간간히 좋은 소식을 전했지만, 유독 아카데미는 인연이 없었다. 그렇다고 한국영화의 아카데미 도전이 무의미하지 않았다.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마지막까지 기대를 건 작품도 있었고, 예비 후보까지 오른 영화도 있었다.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지만 다음 도전을 위해 유의미한 행보를 보여준, 어쩌면 [기생충] 이전 최초의 아카데미 후보 소식을 들려줬을지도 모를 한국영화를 모아 본다.

올드보이

출처: 쇼이스트 , CJ 엔터테인먼트

[올드보이]는 2004년 제57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한국영화 최초로 2등상 격인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덕분에 전 세계 영화계에 박찬욱 감독의 이름을 알렸고, [기생충] 이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영화인들은 [올드보이]가 당연히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 대표로 출품될 줄 알았다.


여기서 잠깐, 아카데미 국제(외국어)영화상 출품작 과정을 설명하자면, 매년 하반기(8월~10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서 당해 극장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후보작 신청 접수를 받고 심사를 거쳐 최종 한 편을 선정해 아카데미에 출품한다. 이후 예비 후보(9~10편 선정) 발표 후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를 걸쳐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하지만 [올드보이]는 영진위가 공고한 출품작 접수 기간을 놓치고 말았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제작사 측에서 부랴부랴 신청했지만, 결국 [태극기 휘날리며]가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영화상 한국 대표작으로 선정되었다. [올드보이]가 받은 해외 평가나 인지도를 고려하면, 너무나 아쉬운 일이었다. 다만 이를 계기로 영화계는 좀 더 체계적이고 정확한 프로세서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 대표를 준비하자는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마더와 옥자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기생충] 이전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에 진출했다면 [마더]가 유력한 주인공이었을지도 모른다. [마더]는 2009년 제62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 현지에서 “경쟁부문에 나와도 괜찮을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칸에서 보여준 성과 덕분에 [마더]는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한국 대표로 선정되었다. [마더]의 아카데미 진출 가능성이 높았던 건 연말 북미지역에서 열린 비평가협회상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제23회 시카고 비평가협회상에서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고, 제36회 LA 비평가협회상에서는 외국어영화상 후보뿐만 아니라 여우주연상(김혜자)까지 수상해 기대감은 더욱 컸다. 아쉽게 [마더]는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했지만, 10년 뒤 [기생충]이 큰 성과를 이루는 기반이 되었다. 

출처: (주)NEW

또한 봉준호 감독은 넷플릭스가 제작한 [옥자]로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 부문 예비 후보에 들었는데, 한국 감독이 만든 영화 최초의 성과였다. 단, [옥자]는 넷플릭스가 100% 출자한 미국 영화로 외국어영화상 한국 대표 출품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다. 

버닝

출처: CGV 아트하우스

[버닝]은 [기생충] 이전 아카데미 진출에 가장 근접한 성과를 거둔 한국영화로 평가받는다.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노미네이트가 되자 버라이어티에서는 “작년 [버닝]도 후보가 되기에 충분했다”라고 전했을 정도. [버닝]은 2018년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현지 전문가 평가에서 “황금종려상에 근접한 영화”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영진위 심사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아 제91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대표로 출품되었다. [버닝]은 연말 북미 현지 비평가 협회상에서도 주목받으며 아카데미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제44회 LA 비평가협회상에서는 외국어영화상뿐만 아니라 스티븐 연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골든글로브와 함께 아카데미 전초적이라고 불리는 제24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미국 현지에서 들려온 크고 작은 수상 소식에 힘입어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예비 후보 10편에 선정되었는데, 이는 한국영화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최종 후보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현지에서는 [로마], [콜드 워], [어느 가족], [가버나움]이 동시에 후보에 오를 정도로 어느 해보다 치열한 외국어영화상 접전 속에 아쉽게 탈락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아가씨

출처: CJ 엔터테인먼트

[아가씨]도 [버닝]만큼 아카데미 후보에 근접한 한국영화로 여겨진다. 2016년 제62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벌칸상(기술상)을 받았고, 제51회 전미 비평가협회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특히 [아가씨]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미장센으로 제29회 시카고 비평가협회상과 제42회 LA 비평가협회상에서 미술상을 수상해 주목을 받았다. 가장 놀라운 결과는 아카데미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제71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BAFTA)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는 점이다. [아가씨]의 원작이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라는 점과 매혹적인 미장센에서 빚어지는 파격적인 이야기가 현지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수상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아가씨]는 아카데미 예비 후보에도 들지 못했는데, 이는 외국어영화상 한국 대표로 선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BAFTA 외국어영화상 수상도 뒤늦게 2017년 4월 영국에서 개봉했기에 2018년 후보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아가씨]가 한국 출품작이었다면, 아카데미 후보에 들 수 있었다는 아쉬운 이야기도 있다. [아가씨]가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영국 현지 배급사는 [기생충] 역시 좋은 반응을 얻으리라 예상해 전 세계에서 가장 늦은 2020년 2월 개봉을 선택했고, 아카데미와 BAFTA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이 전략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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