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82년생 김지영'

조회수 2019. 10. 23. 14:1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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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과 장르 마니아를 위한 이번주 개봉작

82년생 김지영 -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내가 안 겪었다고 해서 없던 일이 아니다' 


에디터 영준: ★★★★ 조남주 작가의 소설을 전부 읽지는 않았지만, 몇 장이나마 읽으며 이 작품에 분노가 담겨있지 않았다고 느꼈다. 스크린으로 옮겨진 [82년생 김지영]도 마찬가지다. 담담하게, 자극적이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니 무작정 '이런 일이 있다고?'라며 반발하기보다는 '이런 일도 있구나'라며 지난날을 돌아보고, 타인의 입장이 되어보려는 시도를 하게 한다. 캐릭터의 감정을 담는 섬세한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몰입에 많은 도움을 준다. 영화와 소설 모두 비난이나 옹호를 통해 갈등을 조장하려 하지 않는다. 제목 그대로 1982년에 태어난 김지영이란 인간의 삶을 바라보는 작품일 뿐이다. 여느 예술 작품과 다를 바 없이 누군가는 공감할 수도, 반대로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잊지 말자. 내가 겪지 않았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되고 '거짓말'이 되지 않는다.



'공감할 수밖에 없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 


에디터 원희: ★★★★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82년에 태어나 보편적이고 평범한 인생을 살아온 김지영의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김지영이 다른 사람이 되어 말을 하는 일명 빙의 증세를 보이면서 서사가 전개되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원작에서 확장된 이야기를 잘 녹여내어 성공적으로 보여준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보고, 듣고, 겪어봤을 법한 차별 어린 시선들을 차근차근 짚어내는데,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담담한 톤으로 진행되어 더욱 공감을 자아낸다. 김지영의 억눌린 감정들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분출하는 감정선을 세심하게 표현하는 정유미의 연기가 놀랍다. 그 외에도 엄마 미숙 역부터 시작해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배우의 훌륭한 연기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웃게도 하고 눈물짓게도 만든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김지영의 이야기를 극장에서 볼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

경계선 - 기괴하고, 신비롭고, 스산한 풍경

출처: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에디터 현정: ★★★☆ [경계선]은 [렛 미 인]의 원작 소설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단편 소설을 각색해, 대담하고 독특한 상상력으로 일반적인 사회 통념에 부딪히고 맞선다. 예리한 후각으로 수치심, 죄책감, 분노와 같은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지만,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위축되고 열등감을 가진 티나가 자신처럼 예사롭지 않은 남자 보레를 만나면서 변화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보레에게 끌리는 티나가 이전에 몰랐던 세계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사회가 암묵적으로 만들어낸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과감히 비틀고 전복하며 기묘한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낸다. 누구나 숨기고 싶어하는 감정을 읽는 주인공을 내세우고 외부 이야기로 소아성애 범죄를 가져와 겉과 속이 다른 추악한 본능을 탐구하기도 한다. 독특하고 낯선 경험을 하고 싶다면, 알리 아비시 감독의 [경계선]을 강력히 추천한다.

시크릿 슈퍼스타 - 음악의 꿈을 좇아 비상하는 소녀

출처: (주)미로스페이스, (주)NEW

에디터 혜란: ★★★ 노래하길 꿈꾸는 15살 소녀가 얼굴을 가린 채 노래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후 단숨에 스타가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 주인공 안시아가 부르는 서정적 발라드에 몸을 맡기면,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귀를 잡아끄는 노래가 두 시간 반 동안 즐거움을 준다. 작은 시골 마을 소녀가 가수에 도전하는 과정은 스토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꿈을 좇는 것 자체가 가정 폭력을 일삼고 어머니를 업신여기는 아버지, 남편의 '장신구'가 되길 바라는 종교와 사회 통념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시크릿 슈퍼스타]는 상업영화의 틀에서 예상 가능한 이야기를 전하지만, 가정 폭력과 차별에 시달리는 인도 여성의 삶을 직접적으로 논한다. 그러니 다양한 이유와 형태로 차별을 경험했을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다. 안시아가 부르카를 집어던지는 장면은 속이 시원하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게 만드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체크 히어로 - 귀여운 외모에 반해 애들 만화라고만 생각했다면 큰 호통을 칠 게야

출처: 찬란, ㈜예지림엔터테인먼트

에디터 홍선: ★★★ 체크무늬로 뒤덮인 봉제인형에 무사의 영혼이 들어가고 우연한 계기로 10대 소년 알렉스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덴마크 애니메이션. 살아있는 장난감이라는 설정은 덴마크 버전 [토이 스토리]를 보는 듯하고, 체크 히어로의 반전 매력은 통통 터진다. 가정과 학교에서 주눅 든 소심한 소년에게 깨달음을 주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오글거리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는 에피소드로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특히 아동 노동 착취 문제를 예리하게 지적하는 점은 눈 여겨볼 만하다. 다만 몇몇 장면에서 툭툭 끊기는 흐름은 옥에 티다. 귀여운 장난감의 모험담이라고만 생각하기에는 작품이 담는 주제의 톤이 의외로 깊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빠져 볼 만한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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