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면 한다' 장르를 바꿔도 대박난 감독은?

조회수 2019. 9. 10. 20: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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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장르 하면 떠오르는 감독이 있다. 해당 장르에 잔뼈가 굵거나 의미 있는 작품을 꾸준히 만들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다른 장르도 잘 만들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하지만 지금 소개할 감독은 다르다. 바뀐 장르도 자신만의 영화로 만들어 비평과 흥행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편견과 걱정을 딛고 장르를 바꿔 성공한 감독들을 소개한다.

출처: KD미디어

샘 레이미 - 스파이더맨


샘 레이미는 감독 데뷔 이후 컬트적인 인기를 끈 [이블 데드] 시리즈를 비롯해 B급 공포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졌다. 그러던 중 제임스 카메론 등 여러 감독이 물망에 올랐던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의 연출자로 낙점됐다. 소식이 전해진 후 공포영화를 주로 연출한 그가 대형 스튜디오의 상업영화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B급 영화에서 실험적인 연출과 도전을 즐겼던 샘 레이미는 항간의 우려를 불식하고 지금까지도 최고의 스파이더맨 영화로 꼽히는 [스파이더맨]을 만들었다. 원작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거미줄을 이용한 새로운 차원의 곡예 액션을 선보이며,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메시지도 담아내 평단과 관객 모두 사로잡았다. 샘 레이미가 맡은 [스파이더맨] 3부작은 전 세계 약 25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슈퍼히어로 영화 제작 붐을 일으켰다. 샘 레이미를 시작으로 ‘공포영화 출신 감독이 블록버스터를 만들면 대성공을 거둔다’는 속설도 생겼다. 

출처: 유니버설 픽쳐스

샘 멘데스 - 007 스카이폴


샘 멘데스는 데뷔작 [아메리칸 뷰티]로 아카데미 주요 부문(작품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촬영상, 각본상)을 휩쓸었다. 이후 [로드 투 퍼디션], [자헤드-그들만의 전쟁], [레볼루셔너리 로드] 등 드라마가 강한 예술성 높은 작품을 만들어 평단의 지지를 받았다. 그런 그가 [007] 시리즈 탄생 50주년을 기념한 [007 스카이폴]의 연출을 맡게 됐을 때, 블록버스터 경험이 없어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샘 멘데스는 [007 스카이폴]을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처럼 역대 시리즈에서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둔 영화로 완성했다. 외형적인 성과만 봐도 다르다. [007] 시리즈 최초로 월드와이드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작품의 완성도 또한 호평이 자자했다.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2%를 기록했고, 이동진 평론가는 “블록버스터에서 예술을 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규모 예술 영화나 드라마를 만들었던 샘 멘데스는 장르와 소재, 규모에 관계없이 안정된 연출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출처: 디스테이션

피터 잭슨 - '반지의 제왕' 시리즈


피터 잭슨은 외계인과 인간의 피 튀기는 전쟁을 그린 [고무 인간의 최후]로 데뷔하고, 주로 [데드 얼라이브], [프라이트너] 등 B급 공포영화를 연출했다. 하지만 피터 잭슨의 꿈은 따로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을 영화로 만드는 거였다. 공포영화나 만들던 감독이 판타지 블록버스터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도 많았지만, 꿈은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의 연출을 맡게 됐고, 파격적인 행보로 시선을 모았다. 당초 2부작으로 제작했던 계획을 3부작으로 늘리고, 영화를 한꺼번에 촬영해 매년마다 개봉하기로 계획을 바꾼 것이다. 제작비는 줄일 수 있으나 1편이 잘못되면 후속편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피터 잭슨이 만든 [반지의 제왕]은 충실한 원작 재현과 거대한 스케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30억 달러에 가까운 흥행 성적을 기록했고, 3부작의 마지막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은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11개 부문을 수상하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 되었다. 

출처: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제임스 완 -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아쿠아맨


제임스 완은 공포영화 [쏘우]로 데뷔한 후 [인시디어스], [컨저링] 등을 꾸준히 성공시키면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공포영화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던 중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이끌던 저스틴 린 감독이 [스타트렉 비욘드] 연출을 맡게 되어 하차하면서 제임스 완이 7편을 물려받았다. 공포영화 연출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자동차 액션 블록버스터에서도 솜씨가 발휘될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분노의 질주: 더 세븐]은 전 세계 15억 1천만 달러라는 시리즈 최고 흥행을 기록했고, 2016년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작품상과 최고의 액션 2관왕에 오르며 흥행과 비평 모두 큰 성과를 거두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제임스 완은 DC 확장 유니버스의 [아쿠아맨]으로 또다시 실력을 인정받았다. [아쿠아맨] 개봉 전 DC 확장 유니버스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저스티스 리그]가 비평과 흥행 모두 실망스러운 성적을 받으면서 유니버스의 뿌리 자체가 흔들렸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시리즈를 이어받은 [분노의 질주]와 달리, [아쿠아맨]은 존폐 위기에 몰린 시리즈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아쿠아맨]은 화려한 바다 액션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으며, DC 확장 유니버스 최초로 전 세계 10억 달러의 흥행을 기록했다. 당연히 침체됐던 분위기는 단숨에 되살아났다. 제임스 완은 각기 다른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전 세계적으로 10억 달러를 달성하며, 각 프랜차이즈 최고 흥행작이 되게 했다. 앞으로 할리우드에서 프랜차이즈의 앞날이 걱정될 때 가장 먼저 제임스 완을 찾게 되지 않을까?

출처: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토드 필립스 - 조커


토드 필립스는 [듀 데이트], [스타스키와 허치], [워 독] 등 주로 코미디 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대표작 [행오버]는 친구의 결혼식을 앞두고 술을 마신 뒤 다음 날, 사고 친 상황을 수습하는 이야기다. 그렇기에 차기작으로 코믹북 원작의 부담이 큰 [조커]를 선택했을 때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토드 필립스는 원작을 참고하는 대신, DC 유니버스와 관계가 없는 오로지 ‘조커’라는 인물만을 바라보며 영화를 만들었다.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내용을 위해 R등급을 목표로 했으나 제작사의 반대로 설득하는데 무려 1년이 걸렸다. 고생 끝에 완성한 [조커]는 10월 북미 개봉을 앞두고 제76회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아 심상치 않은 작품임을 예고하더니, 마침내 코믹북 원작 영화 최초로 세계 3대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에서 황금사자상(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다. 코미디를 주로 연출한 토드 필립스 감독의 도전이 코믹북 원작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만든 것이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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