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 전투' 논란 딛고 통쾌한 승리의 역사 전할 수 있을까

조회수 2019. 8. 7. 11:3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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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 전투]는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올여름을 책임질 마지막 텐트폴 한국영화로 일본과의 갈등으로 고조된 반일 정서가 영화에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에는 촬영 중 환경을 훼손했다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개봉 전부터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는 [봉오동 전투], 과연 영화는 어땠을까?

출처: (주)쇼박스

산악 전투의 디테일과 스케일은 백미

[봉오동 전투]의 제작사는 [명량]의 김한민 감독이 대표로 있는 빅스톤픽쳐스다. 그래서일까? [봉오동 전투]는 [명량]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는 점과 일본과의 전투가 핵심이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영화가 다루고자 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부연 설명은 최소화하고 전투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전쟁 역사를 다루는 대부분 영화가 클라이맥스로 대규모 전투를 구성한다는 점에서 볼 때, [봉오동 전투]는 시작하자마자 전투의 중심에 들어간다.


[봉오동 전투]는 수적으로 불리한 독립군이 주변 지형을 이용해 기습을 노린다는 점이 독특하다. 스크린을 들썩이는 화력 대결은 없으나 기습 작전을 꼼꼼하게 묘사하면서 총알 한 방의 의미를 강조한다. 이 같은 산악 전투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공을 들인 카메라 앵글이 돋보인다. 배경 화면만 따로 떼고 본다면, 전쟁 영화가 아닌 산악 영화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풍경을 자랑한다.


중반부까지 기습과 역습의 디테일이라면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전쟁 영화다운 대규모 대결이 펼쳐진다. 올여름 한국영화 중 가장 압도적인 스케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이 같은 화면을 만들기 위해 주변 환경을 훼손했다는 점은 작품성과는 별개로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출처: (주)쇼박스

세 캐릭터에 집중한 영화, 드라마의 매력은 다소 떨어져

전투신은 압권이나 극을 이끌어가는 건 결국 캐릭터다. [봉오동 전투]는 한 명의 전쟁영웅 보다 세 명의 캐릭터가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져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이 중 이장하 역을 맡은 류준열의 활약이 돋보이는데, 중요한 전투에는 항상 이장하(류준열)가 중심에서 활약한다. 냉철한 리더와 고독한 스나이퍼의 모습 속에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흔들리는 감정 변화도 있어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로 다가온다. 역대 출연작 중 가장 터프한 모습을 보여준 유해진은 [럭키]에 이어 블록버스터에서도 주연 배우로 극의 중심을 지킨다. 조우진의 툭툭 내뱉는 농담조의 대사도 영화에서 유일한 웃음을 담당한다.


하지만 세 명의 주인공에 모든 것을 집중한 탓에 주변 이야기가 묻혀버린다. 화면에 많은 수의 독립군들이 등장하지만, 세 사람 외에는 이름조차 언급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일본군에게 동생을 잃은 춘희(이재인)의 에피소드는 뼈아픈 우리네 역사를 통감하며 눈물샘을 자극하지만 더 뻗지 못한 채 사멸한다. 탄성을 자아내는 전투 장면을 바쳐주지 못하고 삐걱거리는 드라마도 아쉽다.


앞서 언급한 대로 [봉오동 전투]는 최소한의 인물과 사연만 남기고 모든 역량은 전투에 쏟아부었다. 물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황해철(유해진), 이장하(류준열)의 개인사도 있고 중요한 코드로 작용하지만 비중 있게 다루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과의 대결에서 두 캐릭터를 통해 뜨거움이 느껴지는 건, 역사적 울분이 마음속에 바탕으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단점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런 소재를 가지고도 울컥한 감정을 끌어내지 못한 채 소멸한 많은 영화들이 있다는 점에서 볼 때 [봉오동 전투]는 제 몫을 다한 영화였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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