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 장인 정두홍의 난폭한 기록, 액션'만' 남았다

조회수 2019. 7. 10. 13: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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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필과 장르 마니아를 위한 이번주 개봉작 리뷰

1. 미드소마 – ‘유전’보다 강력해진 기괴함과 고어함

출처: (주)팝엔터테인먼트

에디터 원희: [유전]으로 공포영화계의 센세이션을 일으킨 아리 애스터 감독의 신작. 90년에 한 번, 9일 동안 열리는 여름 축제 ‘미드소마’에 참석하게 된 대니 일행이 기이한 일들을 겪으며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감독의 오컬트적 취향이 다시금 진하게 드러나면서도 전작과는 다른 느낌으로 흘러가는데, [유전]만큼의 공포를 기대하고 갔다가는 실망할 수도 있다. 흔히 생각하는 무서움과는 다르게, 기괴함과 끔찍함이 앞선다. 플로렌스 퓨의 연기가 독보적이고 그 외 배우들도 각 특징이 잘 살아있는 연기를 보여주어, 아름답지만 이질적인 풍경 속에서 인물들이 느끼는 감정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굉장히 실감 나는 고어한 장면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니, 고어에 면역이 없는 관객에게는 주의를 요한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의 감정이나 인간관계에서 오는 공포를 찌르듯 건드려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2. 기방도령 – 감칠맛이 부족한 코미디

출처: 판씨네마㈜

에디터 현정: ‘남자 기생’이란 신선한 소재와 B급 유머가 만났다. [기방도령]은 한국 사극 영화의 진중함을 내려놓고 대놓고 웃기기로 작정한다. 폐업 직전 기방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남자 기생을 자처한 허색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기자기한 소동극 형식으로 담아낸다. 하지만 아쉽게도 웃음의 타율이 높지 못하다. 남자 기생 허색을 연기한 준호는 잔망스러운 매력을 한껏 드러내고, 최귀화와 예지원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지만, 웃음은 자주 끊기고 대사는 감칠맛이 부족하다. 게다가 조선 사대부 여인의 애환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허색이란 흥미로운 캐릭터를 애틋한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소비하느라 소재의 신박한 매력을 스스로 반감한다.  

3. 조 – ‘사랑’ 진화의 시작

출처: (주)팝엔터테인먼트

에디터 홍선: 인공지능 로봇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조]가 던지는 질문은 필연적으로 [그녀]와 닮았다. 하지만 이완 맥그리거와 레아 세나두의 명연기로 [조]는 같은 출발, 다른 길을 걷게 된다. 차분하지만 감각적인 음악, 화려함 속에 오히려 더 사무치는 외로움은 이쪽 분야의 전문가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과 존 굴레세리언 촬영으로 완성된다. [조]는 관계의 불확실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걸 정의 내리고, 심지어 인간의 감정마저 이용하는 현대 기술의 이상향도 꼬집는다. 영화가 그리는 몽롱한 느낌 속에 사랑과 관계 역시 모호하고 고민의 깊이는 더해간다. 사랑을 이과로 배웠지만 문과적 질문이 계속되는, 사색하는 멜로 영화다.   

4. 난폭한 기록 – 액션’만’ 남았다

출처: kth

에디터 혜란: 삶의 끝을 앞둔 남자가 펼치는 복수혈전. 한국 액션의 간판, 정두홍 무술 감독이 배우로 나선 작품으로, 5년 만에 세상의 빛을 봤다. 영화는 최고의 액션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정두홍뿐 아니라 서울액션스쿨 출신 액션 배우들의 대결 장면은 정말 살벌하다. 할리우드처럼 총을 쓸 수 없지만 그래서 더 직접적이고, 폭력적이며, 잔인한 액션이 이어진다. 화려한 몸놀림과 현란한 카메라워크까지 더해지니 한국 영화의 액션 장면은 이렇게 찍는다는 교본을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영화의 다른 요소는 A급 액션을 받쳐주지 못한다. 어디서 많이 본 설정을 얼기설기 엮었지만 막상 디테일은 부족하다. 캐릭터의 심리를 드러내거나 전개상 필요한 장면에서 대사와 연기 모두 어색하며, 편집이나 촬영, 음향이 영화 전체적으로 고르지 않다. 설정상 어쩔 수 없다 해도 여성 캐릭터를 쓰는 방식은 불쾌하다. 완성도는 이미 마스터하고 스타일을 찾아가는 한국 액션 영화의 흐름을 생각하면 [난폭한 기록]은 아쉬움만 남긴다. 

5. 진범 – 절박함을 강조하다 놓쳐버린 스릴러

출처: (주)리틀빅픽처스

에디터 현정: [진범]은 가까운 사람들이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용의자가 된다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한다. 범인의 ‘정체’보다 사건이 발생한 ‘이유’에 초점을 맞춰, 절박한 상황에 놓인 피해자의 남편과 용의자의 아내가 의심을 거듭하며 위험한 공조를 펼치는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그려낸다. 하나둘씩 새롭게 드러나는 증거를 따라가는 장르적 재미와 함께, 본심을 숨길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의 팽팽한 심리전이 위태로운 긴장을 형성한다. 아쉬움이라면 쉽게 끓어오르는 감정이다. 두 인물의 절박한 심리를 강조하다 보니 필요 이상 무겁게 질척거린다. 관계의 특수성을 보다 차갑고 건조한 분위기로 담아냈다면, 심리 스릴러의 묘미가 더했을 거란 개인적인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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