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반발로 설정을 바꾼 영화

조회수 2019. 5. 14. 18: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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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진 않지만, 팬들은 이전보다 강한 목소리를 내며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곤혹스럽게 한다. 어떤 소식이든 빠른 속도로 퍼 나르는 디지털 세상에서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부정적인 반응을 무시하고 넘길 수 없게 됐다. 개봉 전 공개된 정보만으로 팬들의 거친 반발을 불러왔거나 혹은 호불호가 오갔던 전작을 만회하기 위해 변화를 꾀했던 영화를 살펴봤다.

출처: 파라마운트 픽쳐스

소닉 더 헤지혹


최근 전 세계적으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영화가 있다. 세가의 인기 게임을 실사화한 [소닉 더 헤지혹]이 문제의 주인공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경찰이 정부의 표적이 된 소닉을 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릴 이 실사 영화는 원작과 너무도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을 경악과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 3월 콘셉트 아트가 공개되었을 때, 팬들뿐 아니라 원작자 나카 유지도 원작보다 한참 작아진 눈과 어색한 비율 등을 꼽으며 캐릭터 디자인에 불만을 표했다. 하지만 제프 포러 감독은 이러한 비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듯하다. 얼마 전 파라마운트 공식 채널에 공개된 예고편은 그때의 지적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아 또다시 모두를 공포와 혼란에 빠뜨리며,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캐릭터 디자인 수정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과연 [소닉 더 헤지혹]은 압도적으로 많은 부정적인 반응을 해소할 수 있을까. 올해 11월 개봉을 앞두고 디자인 수정 작업을 할 시간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7년 만에 나온 속편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는 추억의 오락기 게임 속 세상에서 인터넷 공간으로 무대를 옮겨 이전보다 더 풍성한 볼거리로 가득 채웠다. 


이베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구글, 유튜브 등 일상에서 친숙하게 접하는 웹사이트와 SNS 가 등장하고 마블, 스타워즈와 같은 디즈니의 인기 캐릭터가 카메오로 등장해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그중 개봉 전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특급 출연진은 역대 디즈니 프린세스들이었다. 인어공주,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의 벨, 뮬란, 라푼젤,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 등 모두가 잘 아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프린세스들이 티저 예고편에 등장해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디즈니 프린세스들의 깜짝 등장이 좋은 평가만 받았던 건 아니다.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14명의 프린세스 중 2010년 공개된 [공주와 개구리]의 흑인 공주 티아나의 피부색이 문제가 되었다. 3D로 재탄생한 티아나의 피부색이 원작 애니메이션보다 한층 밝게 표현돼 팬들 사이에서 화이트워싱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감독 필 존스턴과 리치 무어는 팬들의 비판을 수용해 원작의 모습에 가깝게 피부색을 수정했다. 

출처: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헬보이


기예르모 델토로의 벽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았다. 11년 만에 돌아온 [헬보이]는 PG-13등급이었던 전작과 달리 성인 관객을 겨냥한 선혈 낭자한 R등급으로 차별화를 꾀했지만, 엉성한 전개와 연출로 혹평을 피해 가지 못했다. 결국 처참한 성적을 거두며 박스오피스에서 조용히 사라졌는데, 알고 보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캐스팅 작업이 한창이던 2017년, [헬보이]는 화이트워싱 논란에 휩싸였다. 벤 다이미오 소령 역에 [데드풀]의 에드 스크레인을 캐스팅했는데, 그의 캐릭터가 미국계 일본인이라는 데서 비난이 쏟아졌다. 캐스팅 소식이 알려진 지 일주일 후 에드 스크레인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혼혈 가정에서 성장해 다양성을 대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며 하차 의사를 밝혔다. 에드 스크레인이 물러난 자리는 드라마 [로스트]의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김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화이트워싱만이 문제는 아니었던 듯하다. 소식에 의하면 촬영 당시 제작자와 감독의 불화가 끊이질 않았으며, 닐 마셜 감독은 프리미어 행사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화이트워싱 논란 때문에 일찌감치 하차한 에드 스크레인이 어딘가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지 모른다. 

출처: 롯데컬처웍스(주)롯데엔터테인먼트

스타트렉 비욘드


2009년 새롭게 리부트된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 이은 두 번째 영화 [스타트렉 다크니스] 는 준수한 완성도에도 일부 팬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오리지널 극장판 시리즈 중 수작으로 손꼽히는 [스타트랙2-칸의 분노]를 베이스로 삼아 '스타워즈'스러운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들어 고유의 정체성을 잃었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작가 사이먼 페그와 더그 정은 팬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지나치지 않았다. 2016년 공개된 세 번째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는 새로움은 없지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스타트렉만의 정체성과 클래식한 SF 블록버스터의 재미를 고루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흥행 성적은 리부트 시리즈 중 가장 낮은 3억 4천만 달러에 그쳤다. 현재 리부트 시리즈의 상징적인 인물인 커크 함장을 연기한 크리스 파인은 향후 프로젝트에서 물러났으며, 2017년부터 쿠엔틴 타란티노가 R등급 [스타트렉]을 제작할 수 있다는 소식만 흘러나오고 있다. 

출처: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에이리언: 커버넌트


[에이리언] 시리즈의 프리퀄 [프로메테우스]는 양극단의 반응을 얻었다. 진지한 주제 의식과 경이로운 비주얼은 인정하지만, 느릿하고 불친절한 전개와 시리즈만의 서스펜스가 줄어든 연출은 실망스럽다는 상반된 의견이 교차했다. 떡밥이 지나치게 많은 점도 부정적인 반응을 얻는데 한몫했다.


11년 후의 이야기를 그린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팬들의 반응을 의식했는지 SF 호러의 색채를 강화했다. 티저 포스터부터 위협적인 모습의 에이리언을 전면 배치했다. 하지만 두 번째 이야기도 극과 극으로 갈리는 반응을 얻었다. 스릴러적 재미는 갖추었지만, [프로메테우스]에서 남긴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았으며 개연성 없는 전개는 작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망한 팬들을 위해 시도한 변화가 실패로 그치면서 흥행 성적은 급락했다.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4억 달러를 넘긴 [프로메테우스]보다 한참 낮은 2억 4천만 달러를 버는데 그쳤다. 당초 시리즈로 제작하려 했으나 부진한 흥행 성적과 디즈니-폭수 인수합병이 맞물려 향후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출처: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판타스틱 4


최악의 코믹스 원작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판타스틱 4]는 처음부터 재앙의 길을 걸었던 게 아니다. 영화의 비극적 결말을 알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한때는 젊고 재능 있는 배우와 감독이 만난 프로젝트로 팬들의 기대 속에 진행되었다. 


개봉 전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만 해도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사실이 팬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바로 [판타스틱 4]에서 토비 켑벨이 연기한 메인 빌런(닥터 둠)의 극중 이름이었다. 원작 코믹스의 이름인 '빅터 폰 둠'을 쓰지 않고 '빅터 도마셰브(Victor Domashev)'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이 이름이 더 현대적이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팬들은 곧바로 원작과 설정이 다른 캐릭터에 반발을 했다.


2015년 8월 개봉을 앞두고 빅터는 본명을 되찾았다. 물론 개봉 후 영화를 봤을 때, 이름은 사소한 결점에 불과했다는 것을 모두 알게 되었지만.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Jacin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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