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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펑펑 울리는 시인 할매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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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스톰픽쳐스코리아

눈이 쌓인 시골 마을 풍경 위에 시가 겹쳐 흐른다. 


“잘 살았다, 잘 견뎠다, 사박사박.” 


소박하고 따스한 한마디에 벌써부터 눈물이 왈칵 솟는다. 서봉마을 할머니 시인들의 삶을 담은 [시인 할매]는 평화롭고 잔잔하게 마음을 건드리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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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할머니들의 소소한 일상을 보여준다. 간식으로 먹을 부추전을 부치고, 작은 도서관에 두런두런 모여 그림을 그리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학교를 안 다녀서 그림 그리는 것도 처음이고 솜씨도 없다고 웃지만, 눈꽃을 여러 색깔 펜으로 예쁘게, 또는 멋지게 그리면서 할머니들이 그동안 숨겨야 했던 재능을 조금씩 드러낸다.


시 쓰는 할머니들은 2016년 ‘시집살이 詩집살이’라는 시집이 발간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형편이 어려워서, 동생을 키워야 해서 학교 문턱도 밟지 못하고 몇십 년을 까막눈으로 살아온 할머니들은 동네 작은 도서관에서 한글을 배웠고,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시로 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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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 뒷장에 삐뚤빼뚤 써 내려간 시에는 할머니들의 삶이 있다. 살림하느라 바쁘고 자식들 키우느라 여유가 없었던 할머니들은 글을 배우면서 마음에 갈무리한 이야기를 한 글자씩 적어 나갔다.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갓 시집왔을 때의 수줍음과 막막함을 이야기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과 남편의 빈자리에 슬퍼하고, 옛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지금을 아쉬워한다. 몇십 년 간 “잘 살아왔다.”라며 이제는 자손들의 건강과 행복만 바란다. 그리고 그 시는 우리를 울린다.


영화는 할머니들의 시와 일상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음을 알기에 ‘더’ 욕심내지 않는다. 그저 할머니들 묵묵히 바라보며 그분들이 스스로 털어놓는 생각과 감정을 시와 함께 담으려 한다. 할머니들과 함께 한 사계절은 서정적인 피아노곡처럼 잔잔하고 평화롭게 흘러가고, 할머니들이 지금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 나올 것 같을 때 카메라는 하늘로 올라간다. 관객은 할머니들의 육성으로 시를 들으며 아름다운 서봉마을의 사계를 본다. 너무나 평화로운 마을 풍경, 그리고 할머니들의 삶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은 또다시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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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이 글을 알고 이름을 쓸 수 있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동네 ‘길작은 도서관’의 김선자 관장이다. 김 관장은 배움이 고팠던 할머니들께 한글을 가르쳐 드리고, 시를 쓰면 잘하신다고 격려하며 할머니들의 삶의 기록을 모았고, 우리가 사랑하는 어머니, 우리가 그리워하는 고향의 모습이 사라져도 언제든 추억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기고자 최선을 다한다. 할머니들의 자손들도 시인이자 예술가가 된 할머니를 적극 응원한다. 영화는 할머니들의 시와 일상만큼 할머니들을 언제나 사랑하고 격려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도 기록했다.


[시인 할매]는 기대한 만큼, 아니 기대 이상으로 감동적이다. 할머니들의 솔직한 일상에 어느새 울고 웃게 된다. 할머니들이 주름 가득한 굽은 손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에서 삶의 지혜를 발견하고 격려가 되는 메시지도 찾아간다. 영화가 끝나도 마치 고향에 온 것처럼, 어머니의 품에 안긴 것처럼 감동이 남아 있다.


지친 일상을 위로할 따스한 온기 같은 영화, [시인 할매]는 2월 5일 설날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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