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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차 기자, 글쓰기 수업 듣고 이렇게 달라졌다

조회수 2019. 4. 11. 18: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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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인터뷰 #퇴사학교
16년 차 기자가 퇴사하다!
기자가 퇴사학교 글쓰기 수업을 신청한 까닭은?
수업 듣던 동료들과 1년 만에 책 출간까지!
40대 N잡러의 이야기

'한 가지 직업으로 16년 간 회사생활을 하다보니 어느덧 40대. 기자로 살아왔지만 정작 쓰고 싶은 글을 쓴 적이 언제인지 가물가물 합니다.' 


진짜 원하는 글을 쓰고 싶어 퇴사학교에 입학한지 8개월 만에 퇴사 후 진정한 N잡러가 되기까지의 여정. 퇴사학교 졸업생 김재윤님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심지어 <나를 발견하는 30일 글쓰기> 수업을 듣고, 같이 듣던 수강생들과 1년 내에 책을 출간하기 까지! 퇴사 후 꿈을 이루기까지 어떤 여정이 있었는지 낱낱이 공개합니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16년간 기자로서, 인터뷰어로서 살다가 어느덧 인터뷰이가 된 김재윤입니다. 퇴사 후 지금은 작가, 강사, 멘토, PR코칭, 컨설턴트로 N잡러로 살고 있습니다.


 


- 16년간 기자로 일하셨다고 들었어요. 기자로서의 커리어가 궁금해요.


기자로서 16년간의 커리어는 뭐 파란만장했죠. 연예부 기자로 오래 일했어요. 처음부터 연예부 기자를 꿈꾼 건 아니었는데요 언론고시에서 다 떨어지고, 다시 준비하려다가 언론고시는 수능이랑 또 다르더라고요. 노력해도 계속 떨어질 수 있고, 준비하지 않았어도 한방에 붙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일단 현장에서 일을 해보자, 결심했죠.


한 신문사 인턴으로 기자생활을 시작해서 잡지사를 거쳐 온라인 연예매체에 이르기까지 여러 매체에서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아울러 평기자부터 선임기자, 취재현장을 누비는 기자에서부터 매체 큐레이터까지 다양한 커리어를 이어갔죠.

- 퇴사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퇴사를 결심하는 직장인들이 그렇듯 회사에서 너무 소모되는 느낌이었어요. 연예 기사라는 게 연예 저널리즘으로서 가치를 지니는 게 아니라, 자극적인 낚시성 기사가 많잖아요. 클릭율이 곧 배너광고나 수익으로 연결이 되니까. 연예부 기자들이 특히 ‘기레기’ 소리를 많이 듣다보니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선배 연예부 기자들도 다들 걱정이 많았고 그걸 보고, 5년 후에 내 모습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죠. 기자라는 직업이 자격증이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40대이긴 하지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조금이나마 여력이 있을 때, 하나하나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고 퇴사를 한거죠.

- 퇴사 준비 과정, 어땠나요?


막막하긴 했어요. 보통 예비 퇴사자, 퇴사 예정자라고들 하지만 요즘에는 ‘퇴사준비생’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퇴사를 준비한다는 게 뭐지?’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퇴사학교를 알게 되고 일단 수업도 듣고 강연도 들어보자 했어요. 글을 쓰며 먹고 살고 싶었기 때문에 퇴사학교에서 글쓰기 수업을 신청했어요.

 

또 퇴사 만이 답은 아니니까, 퇴사가 여의치 않으면 회사 내에서 변화를 추구해볼까 싶기도 했어요. 더디더라도, 속보성 기사는 없더라도 알맹이 있는 기사를 쓸 수 없을까 했지만 언젠가는 해야하는 퇴사를 일단 준비하기로 했어요.

 



- 언뜻, 글쓰는 기자가 퇴사학교 글쓰기 수업을 들었다는 게 좀 낯설어 보이는데요.


기자가 글쓰는 직업이긴 하지만,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직업이 아니라 써야만 되는 글을 쓰는 직업이에요. 속보를 누가 더 빨리 내보내는 게 중요한거죠. ‘연예인이 무슨 말을 했다’ 이러면, 미리 작성해 둔 포맷에 맞춰서, 어떤 제작사, 어떤 드라마, 언제 방영 등을 미리 채워넣어 기사틀을 미리 만드는 거죠. 배우가 할 이야기도 따옴표를 미리 적어놓고, 연예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따옴표 안의 내용만 채워서 누구보다 빠르게 기사를 쓰는 일이었기 때문에, 글이 창작이 아니라 노동이었어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려다보니 자극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16년 간 억압돼있다가 막상 멍석을 깔아주니 쭈뼛쭈뼛 놀지 못하는 그런 기분을 느껴서 기자가, 글쓰기 수업을 들었죠 (하하)

- 글쓰기 수업은 어떠셨어요?


매주 한 번 씩 글을 쓰는 실행 과정도 당연히 좋았지만, 같이 수업을 듣는 분들과 상호 피드백 하는 게 진짜 좋았어요.


여태까지 피드백이라고는 예전 신입 때 막 되게 거친 코멘트로 빨간줄로 긋는 그런 피드백을 받은 것 뿐이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글쓰기 수업에서는 모든 피드백이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그게 꼭 좋은 피드백이든, 아니든 상관없이요.  


10명 남짓한 학생들과 자기 삶을 진솔하게 툭툭 글로 털어놓는데, 그 내용을 읽고 다들 성실하게 피드백을 해주거든요. 다른 사람의 글이 하나의 인생공부, 인생 교과서가 되는 기분이었어요. 그래서 수업 이후에도 모임이 쭉 이어졌습니다.

- 글쓰기 수업에서 알게된 동료들의 모임이 탄탄하다고 들었어요.


2018년 1월반 수업이었는데 1년간 그 멤버들과 교류하고 있어요. 모여서 글을 쓰는 걸 넘어서 함께 ‘출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고 각기 다른 배경, 다양한 연차의 사람들이 인연을 이어나갔죠.

 



// 퇴사학교 글쓰기 수업에서 만난 인연, 함께 책을 쓰다 //  


퇴사학교 글쓰기 수업 수강생들이 공동출간한 신작 <퇴근할까 퇴사할까>

- 책 쓰신 과정이 궁금해요.


퇴사학교에서 만난 만큼, 퇴사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퇴사 유혹을 극복하고 계속 회사에 다니거나, 퇴사를 결심했던 저희 네 명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식으로 구성해서 공동출간을 하기로 했죠. 여름까지 꾸준히 글을 썼는데 가을쯤 조금 권태기(?)라고 해야하나, 좀 다들 지쳤던 때도 있었죠.

 

글을 쓸때는 신나지만 또 그 글을 반복해서 퇴고하고 고치다보면 진도도 안나가고 짜증이 나기도 하잖아요. ‘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프로젝트 존속에 대해 제가 다시 한번 물었고 불을 지폈어요. 이때부터 출판사를 만났고 이번 4월에 책이 나왔습니다!




- 와! 축하드려요. 어떤 책이죠?

 

책 <퇴근할까 퇴사할까> 소개


20대에는 회사를 못 들어가서 안달인데 30대, 40대는 회사를 못 나가서 안달이죠. 하지만 생계 문제도 있고 회사 밖에서 살아가는 게 막막하니까 쉽사리 나갈 순 없고요.


사실 퇴근을 하든 퇴사를 하든 정답은 없잖아요. 다만 이 책은 ‘나는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결국 퇴사 후 이런 식으로 살아가고 있어’ 혹은 ‘퇴사병을 극복하고 회사에 다니고 있어. 마음은 지금 이래.’ 등 직장인들이 흔히 느끼는 퇴사에 대한 여러 생각들이 담겨있죠. 꼭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 참고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 제목이 눈길을 끈다.


퇴근과 퇴사는 한글자 차이죠. 의미는 극과 극이에요. 퇴‘근’ 과 퇴‘사’ 그 화해하지 않을 것 같은 두 글자를 합치니까 ‘근사’가 돼요. 퇴근을 하든 퇴사를 하든 당신의 삶이 근사했으면 좋겠다라는 의미에서 책 제목을 지었어요. 퇴사학교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죠.


- 16년간 한가지 직업에서 N잡러로의 삶, 어떻게 달라졌나요?


기자의 삶은 선택과 집중의 삶이었어요. 무수히 많은 기사거리 중 메인에 걸릴만한 것을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기사를 쓰고 일했죠. 반면 N잡러는 여러 가지의 일을 다 잘해야하는 것 같아요.

 

수학에서의 N은 규정되지 않는 것을 의미해서 애매하고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N잡러는 규정되진 않았지만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많이 열려있는 느낌이에요. N잡러를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다 제가 원해서 하는 일이잖아요.

 

N잡러로 일하면서 몰랐던 제 가능성, 가령 ‘내가 이것도 할 줄 아네’ 하면서 발견도 하게 돼요. 성장기가 지났지만 다시 한 번 성장하게 되는 느낌인 것 같아요.


퇴사 후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아직은 시작단계고 업계를 선도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수입이 크진 않아서 불안한 건 있는데 좀 생각을 바꿨어요.


지금 이런 시간들을 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치킨집을 하더라도 임대료를 내서 가게를 얻고 닭도 사고 알바도 구하고 초기 자본이 들잖아요. 그런데 그런 임대료나 인건비는 남는 돈은 아니지만, 제가 하는 초기 투자는 결국 저한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거라고 생각해서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고요.

 

 

퇴사 후 가장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인간관계였어요 


퇴사 전엔 몰랐던 ‘내 사람들’을 알게 되었달까요. 회사에 다닐 때는 “기자님, 기자님” 하고 연락도 자주 하던 사람들 중에 퇴사 후 거짓말처럼 연락이 끊기는 사람도 꽤 있었어요.

 

반대로 기자 생활을 할 때 보다 연락을 자주 하는 사람도 있고. 옥석이 자연스럽게 가려지더라고요.

인맥이라는게 어떻게보면 짐인건데 불필요한 인맥이 정리되고 뭔가 인맥이 리셋된 느낌. 앞으로 같이 가야할 사람, 정리하고 갈 사람. 이런 걸 아주 비싼 값을 치르고 알게 된 게 저로선 고맙죠.

 




- 퇴사준비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새로운 자극을 경험하셨으면 좋겠어요. ‘퇴사’라고 하면 50대 이상 얘기, ‘사오정’ 얘기였는데  요즘에는 20대부터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도 많잖아요. 아무래도 일찍부터 퇴사 후 삶을 준비하는 사람에 비해 사실상 저도 10년 이상 뒤처진 거라, ‘이 만큼의 간극이 있구나. 나이도 있고 힘들겠구나’ 했거든요?

 

그러다가 어느 정도 조바심을 버리고 인정하기로 했죠. 저보다 어린 친구들도 세상을 제대로 보고 방향을 잡고 가는데 저도 뒤늦었지만 자신감을 갖고 임해보기로 했어요.

 

회사만 믿고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함을 느끼기 보다는 제 스스로 삶을 일구며 느끼는 불안함이 좀 더 낫지 않지 않을까 싶었어요. 40대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X세대 거든요? (웃음)


그런데 X세대라는 말 자체도 규정 할 수 없는 세대라고 해서 그때 처음 생겨난 건데 요즘은 X가 N으로 바뀐 것 뿐이에요. X세대도 충분히 N잡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글쓰기 자체에 대한 의지는 있지만 막상 글을 쓰려니까 잘 안되는 분들, 수업을 들어보고 싶지만 뭔가 겁을 내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에요.


일단 저지르세요

하고 싶은 말이 머릿속에만 맴돌고 배출하지 않는 게 ‘말의 변비’, ‘글의 변비’와 같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머리의 용량이 초과돼요. 중2병에 걸린 것처럼 오글거리는 글, 이불킥하는 글을 쓰더라도 일단은 뱉어냈으면 좋겠어요.

 

배설같이 느껴질 수 있지만 텀을 두고 꾸준히 쓴 다음에, 한 달 간격으로 그 글을 확인하면 ‘내가 그 글을 이렇게 쓰면 좋겠다’, ‘이렇게 고쳐볼까’ 하는 생각이 들 거예요. 내 머릿속 생각이 글로 풀리는 걸 볼 수 있어요.

 

뭐가 되든 글을 쓰고 싶은 분들은 글쓰기 수업을 등록하시라고 하고 싶어요. 처음엔 강제성 있는 장치가 있어야 습관이 붙어요. ‘오늘 퇴근 후 써야지’ 하면 막상 안되거든요.

- 앞으로의 꿈은?


제가 퇴사 전후 여러 사람들에게 영감을 많이 받고 도움도 많이 받았거든요. 퇴사학교 선생님들, 장수한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그만두고 챙겨주시는 분들 등등 좋은 영향을 받았듯이 저도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N젤이 되고 싶어요.


특히 40, 50대가 퇴사 위협은 많은데 정작 기댈 곳이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것 같아서 그분들을 위한 코칭, 컨설팅, 교육도 진행하고 싶어요


인터뷰 잘 보셨나요? 퇴사학교 졸업생들이 꿈을 찾아가는 과정, 앞으로도 많이 지켜봐주세요!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소수정예 워크숍과 실행, 코칭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성과는 물론이고 수강생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퇴사학교 구경하러 가기~! 


퇴사 만이 답이 아니죠. 회사에 다니면서도 내가 어떤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지 생각해보고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루 이틀, 고민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5년, 10년, 20년 후를 바라보는 커리어 플랜을 지금 바로 계획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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