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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아유프롬?" 서툰 영어 한마디로 얻은 행운

조회수 2020. 4. 29.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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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훈(30) 씨와 나스타 세펠레바(여·34) 

 종훈 씨와 나스타는 3년 전 전주 한옥마을에서 처음 만났다. 만났다기 보다 그냥 마주쳤다. 종훈 씨는 외국인 나스타 씨가 사진 찍는 모습이 신기했다.

 "웨웨얼 알유 프롬?"

 종훈 씨 질문에 나스타 씨가 웃으며 답했다.

 "아이엠 프롬 러시아."

 종훈 씨 영어 실력이 유창하진 않았다. 하지만, 나스타 씨가 한국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어를 익혔기 때문에 가벼운 대화는 가능했다. 둘의 대화는 반나절 가까이 이어졌다. 둘은 헤어지기 전 연락처도 나눴다.

 나스타 씨는 K-팝 그룹 동방신기가 좋아 한국어학당까지 다니게 됐다고 한다. 그러던 터에 잠시 하던 일을 쉬며 여행하던 중, 종훈 씨를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은 매주 만나 데이트를 즐겼다. 종훈 씨는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 말하는 나스타 씨가 귀엽고 예뻤다. 호기심은 사랑의 감정으로 발전했다. 종훈 씨는 아버지께 이 같은 상황을 전했다. 다만, 외국인이라는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종훈 씨 아버지는 셋이서 낚시하러 가자고 제안했다. 나갈 마음은 없었다. 두 사람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을 뿐이다.

 낚시터에 가기로 한 날, 나스타 씨는 당황했다. 낚시터에서 종훈 씨와 단둘이 보내게 됐으니 말이다. 종훈 씨는 미리 준비한 듯 귀신 이야기를 꺼냈다.

 "나스타,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친구 집에서 새벽 2시에 영화를 봤어. 출출해서 친구랑 볶음밥을 먹는데 누가 옆집 문을 두드리는 거야. 그리곤 남자아이 목소리가 들렸어. ‘똑똑똑. 저기요, 누구 없어요? 저, 밥 좀 주세요.’ 친구랑 엄청 놀랐지. 친구 집이 복도식 아파트라서 옆집에 누가 문을 두드리는지 보이거든. 창문을 열어봤지. 그런데!"

 종훈 씨 귀신 얘기에 나스타 씨는 겁을 먹었다. 모든 게 완벽한 상황이었다. 종훈 씨는 귀신 얘기를 마치자 본론(?)으로 들어갔다.

 "나스타, 나랑 만나면 이런 재미있는 얘기 매일 해줄 수 있어. 우리 진지하게 만나보지 않을래?"

 나스타 씨는 그날 종훈 씨 고백을 받아줬다. 무서워서 떨리는 건지 좋아서 떨리는 건지 헷갈릴 만큼 고백을 안 받아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둘은 연애 시작 반년 만에 결혼을 약속했다. 현재 종훈 씨는 정읍에서 오이와 호박, 고구마 등을 재배하고 있다. 나스타 씨는 모델 에이전시와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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