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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되지 않은 클롭의 리버풀과 '햄스트링 저주'

[신명기의 EPL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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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2016년에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계속된다. 신명기의 EPL 인사이드에서는 매주 찾아오는 EPL의 여러 가지 이슈를 파헤치는 시간을 갖는다. 새해 두번째 주제로는 ‘게겐프레싱’의 선두주자 위르겐 클롭과 부상자가 속출한 리버풀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고비의 1월을 맞은 리버풀과 위르겐 클롭 감독의 이야기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시절부터 ‘게겐 프레싱’으로 호평 받았던 그의 지도 방식은 유지됐지만 체력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리버풀 선수들의 몸은 성치 않아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문제였던 리버풀의 부상자 속출은 캐피털 원 컵 준결승 스토크 시티전서 최고조에 올랐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필리페 쿠티뉴와 데얀 로브렌 등 자원들의 조기 복귀마저 무산되며 힘겨운 일정을 보내게 된 리버풀이다.
리버풀 '햄스트링 부상으로 낙오한 선수들이..'

:: 키워드 ① 검증된 클롭의 철학 '게겐 프레싱'

클롭 감독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게겐 프레싱(Gegen Pressing)’이다. ‘게겐 프레싱’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역으로’라는 뜻의 게겐(Gegen)과 ‘압박’이라는 (pressing)이라는 두 단어의 조합으로 '강하게 맞서 밀어붙이다 혹은 압박하다' 로 설명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골문에서 최대한 먼 지역에서 행하는 공격적인 수비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클롭 감독의 방식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도르트문트 시절 자신의 철학을 주입한 클롭 감독은 명가 재건이라는 목표를 완벽하게 이뤄냈다. 꼭 비싼 선수를 데려오지 않더라도 그 선수들을 키워내 리그 최고의 선수들로 만들어냈다. 폴란드 리그서 뛰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J2리그에 있던 카가와 신지 등 수많은 선수들이 그의 작품으로 꼽힌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데려온 클롭 감독은 분데스리가 2연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등 위업을 쌓았다. 세계적인 강팀이 즐비한 챔피언스리그서 강력한 압박에 이은 빠른 역습으로 순식간에 득점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일품이었다. 매력과 효율을 겸비한 축구였다.
:: 키워드 ② 선수 아닌 시스템에 맞춰진 빠른 역습

클롭 감독의 이러한 철학은 리버풀에도 도입됐다. 리버풀도 이러한 변화에 대해 수긍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도르트문트 시절 막판 다소 부침을 겪었던 터라 휴식기 동안 자신의 약점을 연구하며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클롭 감독이다.

사실 리버풀의 압박과 매력적인 공격축구는 루이스 수아레스가 있었던 지난 2013/2014시즌에도 나왔다. 하지만 그 당시와 현재 클롭 축구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2년전 리버풀의 축구는 선수의 기량에 의존한 전술이었다면 지금은 기량보다는 시스템에 맞춰진 역습 축구가 이뤄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점유율 축구를 신봉하는 로저스 감독은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진을 보유하며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이에 리버풀의 숙원이었던 EPL 우승에 가까워지기도 했다. 점유율 축구를 시도하긴 했지만 이것이 성공의 핵심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상대 지역에서의 강력한 압박이 유기적으로 이뤄졌고 개인 기량이 출중한 수아레스, 라힘 스털링, 다니엘 스터리지 스리톱이 빛을 발했던 시즌이었다.
과거 리버풀 수아레스-스터리지-스털링 라인

영상 출처 (유투브)

지금은 다소 다르다. 클롭 감독이 시즌 도중 부임했기 때문에 자신의 전술을 구현해낼 선수들에 대한 영입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또한 팀의 스타일을 단번에 변화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롭 감독은 탑클래스의 선수를 기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단기간에 자신의 전술 시스템을 어느 정도 심는데 성공했다.

기본적으로 많이 뛰고 상대를 적극적으로 압박하는 장면은 클롭 감독의 EPL 입성을 실감하게 했다. 실제로 제이미 캐러거 등 현지 평론가들도 이러한 모습에 호평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변화로 우려하던 ‘부상 문제’가 고개를 들었다.
:: 키워드 ③ 부상 병동이 된 리버풀

리버풀은 지난 6일 열린 2015/2016시즌 캐피털 원 컵 준결승 1차전 스토크 원정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외견 원정골에 클린시트까지 인상적인 행보를 걸어온 스토크전 승리 의미는 남달라 보였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스토크전서 승리하긴 했지만 출혈이 너무 컸다. 그렇지 않아도 리버풀은 스토크전 전까지 다니엘 스터리지, 마틴 스크르텔, 조던 헨더슨 등 핵심 자원들을 비롯해 디보크 오리지, 조던 로시터, 조 고메스, 대니 잉스 등까지 부상자가 많았다.

클롭 감독 부임 이후 나름대로 강력한 압박을 통한 활로 모색에 성공한 듯 보였지만 긴 시즌을 꾸려가는 데 있어 초반부터 부상자가 많이 나온 것은 우려할 만한 점이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UEFA 유로파리그에 캐피털 원 컵에서 생존하며 많은 경기를 치렀다. 결국 곧 경기가 열릴 FA컵 일정은 또 다른 난제가 돼버렸다.

부상 문제의 절정은 스토크전이었다. 전반 18분 만에 쿠티뉴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됐고 불과 16분 뒤 로브렌까지 같은 부위에 통증을 느끼며 아웃됐다. 교체 투입된 아이브가 불과 3분 뒤 골을 넣었지만 리버풀로선 우려될 수 밖에 없는 상황. 결승골의 주인공 아이브와 마마두 사코를 대체한 콜로 투레 역시 부상을 당했다. 간신히 껴맞췄던 베스트11의 명맥을 잇기 쉽지 않게 된 리버풀이다.

:: 키워드 ④ 준비되지 않은 리버풀의 뛰는 축구와 '햄스트링 저주'

주목할 만한 점은 리버풀 선수들의 햄스트링 부상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강력한 압박을 토대로 운영하는 클롭 감독 스타일과도 무관치 않다. 리버풀은 시즌 초 브랜던 로저스 감독과 함께 10km 정도의 활동량을 기준으로 잡고 시즌을 준비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클롭 감독이 오면서 1~2km의 활동량이 늘어야만 했고 그렇지 않아도 빡빡한 일정을 맞이한 리버풀 선수들은 하나 둘 쓰러져갔다. 준비되지 않은 것이 드러난 것. 영국 ‘데일리 미러’는 쿠티뉴와 로브렌까지 올 시즌 6명의 햄스트링 부상자들이 생긴 리버풀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 리버풀 햄스트링 부상자 명단


1. 다니엘 스터리지(1월 중순 복귀)
2. 조던 로시터(미정)
3. 마틴 스크르텔(2월 말 복귀)
4. 디보크 오리지(1월 말 복귀)
5. 데얀 로브렌(1월 말 복귀)
6. 필리페 쿠티뉴(2월 초 복귀)

문제는 햄스트링 부상의 특성상 최소 2주 이상을 쉬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는 그립다 못해 복귀해도 믿기지 않는 스터리지를 비롯해 다수의 선수들은 빨라야 1월 중순에서 말에 복귀일이 예정돼 있다.

이미 일어난 일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추가 부상 위험이 있는 리버풀이다. 이미 교체 투입돼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아이브와 복귀전을 급하게 치른 밀너 뿐만 아니라 많은 경기를 소화해온 앰레 찬, 조 앨런, 루카스 레이바 등 중원 자원들도 부상에 노출돼 있다. 더 이상의 부상은 리버풀과 클롭 감독에게 재앙일 수 있다.


:: 키워드 ⑤ 힘겨운 일정과 불가피한 유스 출전..영입 가능성은?

웨스트햄전 완패, 부상자가 많았던 스토크전으로 1월을 시작한 리버풀은 더욱 힘겨운 일정을 앞두고 있다. 리버풀은 9일 FA컵 엑시터전을 치른 뒤 14일과 17일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불러들인다.

아스널은 상승세를 타고 있고 알렉시스 산체스 등 부상자들도 속속 복귀하고 있어 절대 쉽게 볼 수 없는 상대다. 맨유는 최대 라이벌로 차포를 떼고 만나는 상황이 달갑지 않은 리버풀이다. 1월말에는 스토크와의 캐피털 원 컵 리턴매치가 기다리고 있다. 이 또한 포기하기 힘든 경기다.

아스널, 맨유와의 빅매치 2연전을 앞둔 리버풀은 큰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부상 선수들이 많아 유스 선수들을 출전시키는 부분은 지난 2011/2012시즌의 아스널을 연상시킨다. 지금의 리버풀과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던 아스널은 최악의 결과를 낸 바 있다. 리버풀 역시 그 전례를 따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아스널은 지난 2011/2012시즌 맨유전서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코클랭과 프림퐁을 중원에 배치시키는 등 불가피한 변화를 가했다. 그리고 루니, 나니, 박지성, 웰벡, 영에게 농락당하며 2-8이라는 기록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에 벵거 감독은 메르테사커, 아르테타, 안드레 산토스, 박주영, 베나윤 등을 영입하며 그와 어울리지 않은 ‘패닉 바이’를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리버풀의 희망은 이적시장에 있다. 당장 많은 선수들이 이탈하는 만큼 최소한의 보강은 이뤄져야 한다. 이미 제2의 마티치로 불리고 있는 마르코 그루이치를 영입한 리버풀은 샬케의 센터백 조엘 마티프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마티프는 올 여름 계약이 만료되지만 리버풀은 여름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어 보인다. 공수에 걸쳐 영입 타깃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리버풀이다.

뿐만 아니라 클롭 감독은 리빌딩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바로 임대 이적해 경험을 쌓아야 할 유스 선수들과 주전 경쟁에서 밀려 처분 대상이었던 선수들을 내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 원활한 이적시장을 위해서는 기존 선수들의 처분이 필요하지만 너무나 많은 부상자들로 인해 그 작업조차 쉽지 않게 됐다.

리버풀은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엑시터전서 베테랑 풀백 호세 엔리케를 비롯해 애스턴 빌라 임대 도중 긴급 임대복귀한 티아고 일로리를 앞장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코너 랜달, 브래드 스미스, 카를로스 테셰이라, 카메론 브라나간, 라이언 켄트, 셰이 오조 등 어린 선수들이 경기장에 모습을 비출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클롭 감독의 성공은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지지 않았다. 준비 기간이 필요했고 우승까지 4년이라는 기준을 제시한 그의 연착륙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성적은 보장되어야 하기에 너무나 많은 선수들이 이탈한 지금의 상황은 좋지 않아 보인다.

4년 안에 우승하겠다는 클롭 감독이 뛰는 축구를 완성시키기 위해선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야만 한다. 부임 초기 가능성을 보여줬고 젊은 스쿼드인 리버풀과 클롭 감독의 색깔은 다르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것은 '시간'이다. 전임 감독들의 잔재를 청산하고 클롭 리버풀의 초석을 다질지, 아니면 ‘햄스트링 저주’로 인해 초반부터 입지가 흔들릴지는 1월 성적에 달려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리버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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