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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판결, 그 이유는?

감옥 아니면 군대, 그들은 결국 감옥에 가지만..

 2010년부터 2016년까지 한 해 평균 567명의 병역거부자가 발생합니다. 이 중 98%는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는데,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의 교리에 따른 거부입니다.
 

 이중 대다수는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는데, 하급심(1심)인 지방법원에서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1심의 무죄 판결은 상급심인 고등법원과 대법원 등을 거치면서 대부분 유죄로 뒤집히는데, 2017년 8월까지 올해에만 지방법원에서 32건의 무죄 선고가 있었습니다.

 근데 우리나라는 병역법 제88조 1항에 입영을 피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벌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즉, 병역을 거부하는 것은 불법 행위입니다. 그런데도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는 것이 이해하기 힘드실 텐데,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여호와의 증인'이란 종교는 19세기 미국에서 시작된 기독교계의 신종파입니다. 한국에는 2010년 기준으로 약 10만여 명의 신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전 세계에는 약 800만 명의 신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의 종교 교리 중에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라"라는 성경 교리가 있는데, 이에 따라 전쟁 행위 자체를 전면 반대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군 복무 자체를 전쟁을 연습하는 것으로 여겨 병역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 수혈을 거부하는 것으로도 유명)

 당연히 개인이 거부한다고 해서 국가에서 불법 행위를 인정해주지는 않습니다. 근데 이들은 다양한 근거로 병역거부를 주장하는데, 이들이 주장하는 근거에는 헌법 제19조 양심의 자유와 세계인권선언,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 유엔 권고 등이 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이 나온 이유도 이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 때문인데,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다분해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대에 간 국민이 비양심적인 사람이 되어 이 표현을 문제 삼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쨌든 세계인권선언과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에서는 병역 거부권을 보장하고 있으며, 유엔에서는 2004년, 2006년, 2010년, 2011년, 2015년 등 우리나라에 여러 차례 대체복무 허용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의 권고는 구속력이 없으므로 따르지 않아도 전혀 상관없는데, 우리나라는 유엔에 가입한 국가입니다. 자의에 의해 가입한 것이고, 규약을 따르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런 약속을 저버리고 권고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이런 근거들을 바탕으로 군 복무를 거부하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에서는 2004년과 2011년 병역법 제88조 1항에 관해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어떤 근거로 주장하더라도 이들은 처벌받을 수밖에 없는데, 2004년 5월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 10월에는 고등법원의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는데, 점차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인정해 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중입니다.

 헌법에서 말하는 양심은 '어떤 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함에서 그렇게 행동하지 아니하고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지고 말 것이라는 강력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라고 정의하는데, 군대에 복무한다는 것이 이들에게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허물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겁니다.

 이외에도 국제인권 규범의 해석과 국내외 상황 등도 판단에 작용했는데, 징병제를 하는 많은 국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관한 부작용이 국내외 역사적 사례를 봤을 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또한, 이미 방위산업체·공익근무 등 군 복무가 아닌 대체복무형태로 근무하는 사람들이 전체의 13%에 달하는데,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전체 인원의 0.2% 수준입니다. 이들을 교도소에 보내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보다 대체복무를 통해 합리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국민 정서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습니다. 특히 군대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매우 민감한데, 소수라는 이유로 예외적인 선택 기회를 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늘 문제가 되는 것인데, 지금은 정부가 바뀌었습니다.

 2017년 8월까지 올해에만 32건의 무죄 선고가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 2015년과 2016년에는 6~7건의 무죄 선고만 있었습니다. 작년과 비교하면 무려 4~5배나 많아진 것입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도입에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인권정책 10대 과제에 포함된 공약이기도 한데, 이에 따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관한 대체복무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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